매년 3관 경주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던 헤럴드경제배가 오늘(12월7일, 일요일) 제9경주에 펼쳐진다. 대회 조건은 국산1군 1200m 별정Ⅱ(암, 수, 거에 관계없는 동일 중량, 올해는 54kg으로 주어짐) 방식으로 2006년 이래 같은 조건으로 치러지지만 올해부터는 출전 자격이 경매마들에게만 주어지는 변화가 생겼다.

그래서 7회 째를 맞는 올해 대회의 출전 두수는 고작 7두여서 최소 경주 성립 두수를 만족하며 가까스로 치러지게 됐다. 게다가 출전마들 간의 전력 차이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격차가 대회의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14두가 풀 게이트를 이뤘고, 전력 차이도 크지 않아 박진감 넘치는 레이스를 팬들에게 제공했지만 올해는 ‘클레버머니’와 ‘나이스초이스’라는 양강 체제 속에 ‘백두번쩍’ 정도만이 도전마로 지목된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관심을 모았던 마필은 경매에서 1억원에 가까운 고가를 기록했던 마필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랜드임페리얼’(1억원), ‘수성에쿠스’(9천5백만원), ‘남촌의여왕’(8천만원) 등이라 할 수 있는데 단 한 마리도 출전하지 않음은 현 2세마 대회 제도에 문제가 있거나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함을 느낄 수 있다. 문제점으로 지적해 볼 수 있는 사항은 부담중량으로, 2세 마령 중량이 53kg임을 고려할 때 비록 1kg이지만 54kg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특히 경마대회와 같이 몸싸움이 심한 레이스에서는 가중치가 증가해 마필에게 무리가 올 수도 있다.

그래서 2세마 시절에 무리할 필요가 있겠느냐 라는 마주와 조교사들의 인식이 특히 고가마들에게 생기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는 3세마들이 마령중량 대비 2∼3kg 더 높은 부담중량으로 중, 장거리인 3관 경주를 뛰고 4세 시절 부상으로 고생하거나 도태하는 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쥬브나일 개념의 대회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필자의 소견이다. 이는 원활한 국산마 생산의욕을 고취시키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다. 경매마 우대 경주로 인해 마치 개별 거래마가 포입마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데 이미 3관 경주를 통해 서울과 부산의 물꼬는 터졌고, 이왕이면 서울, 부산 통틀어 최고의 2세마를 가리는 대회 창설의 필요성을 의미한다.

서울과 부산은 다같은 서러브레드 경주마로 경마를 시행하면서 같은 목장에서 태어난 경주마라 할지라도 또는 아비 혹은 어미가 같은 형제마라 할지라도 어느 경마장에서 활동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뒤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울경마장과 부산경마장의 통합 운영시스템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의 제도는 가령 서울 마주가 자신이 소유하던 경주마를 부산마주에게 팔 수도 없는 상황이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다른 나라에서는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는 제도가 한국경마에서는 운영되고 있다.

다시 헤럴드경제배로 돌아오면 1200m라는 거리는 ‘클레버머니’가 도주력으로 단숨에 돌파할 수 있는 단거리이기 때문에 거리상 ‘클레버머니’쪽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할 수 있으나 최근 두 개 경주에서 모두 추입력으로 8마신 이상의 대차 승을 거둔 ‘나이스초이스’임을 고려할 때 능력상 밀리지 않고, ‘백두번쩍’이 순발력에 있어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전개상으로는 ‘나이스초이스’쪽에 손을 들어줄 수 있다. 이렇듯 2강 1중 속에 해당거리 입상 경험을 지닌 ‘미풍’과 혈통 기대치 있는 ‘강호장군’ 정도가 해당거리 입상 경험을 살려 막판 반격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출전마 자격 제한에 따른 다소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헤럴드경제배가 됐지만 우승마의 경우 보다 밝은 2009년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매마를 우대하는 정책은 그 나름대로 효과가 있겠지만 진정한 2세마를 가리는 통합경마대회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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