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월드컵 경주장면
두바이 월드컵은 두바이 경마에서 가장 큰 축제인 두바이 월드컵 나이트 시리즈 중 가장 큰 대회로 꼽힌다. 두바이 월드컵 나이트 시리즈는 매년 3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에 개최되며 8개의 서러브레드 경주와 1개의 아라비안 경주가 열린다.
두바이 월드컵은 1996년 경마 마니아인 두바이 통치자 셰이크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 막툼에 의해 창설됐다. 두바이 월드컵 이전부터 막툼가(家)는 선진화된 유럽 경마를 동경해왔으며, 두바이시를 세계 경마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는 막툼가 전속의 생산 농가인 달리목장과 훈련·육성을 담당하는 고돌핀 창설만 보아도 잘 알 수 있다.
막툼가 소유의 경주마들이 해외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며 마주로서의 성공은 어느 정도 이뤄냈으나 두바이 시를 세계적인 경마 중심지로 만드는 데에는 기후나 위치 등 여러 여건에서 제약이 많았다. 하지만 막툼가는 어마어마한 투자를 통해 이러한 악조건들을 극복해냈다. 시설은 물론 경마 선진국에서 내로라하는 경마관계자들을 초빙해오는 등 경마 산업 발전에 힘을 쏟아왔다.
두바이 월드컵 첫 회에는 파격적인 상금 400만 달러에도 불구하고 유명 경주마들이 모두들 출전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였다. 낯선 땅인 중동까지 자신의 명마를 데려가기에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던 것. 출전 경주마 및 관계자들의 여행 경비 및 숙박비 등을 대회 주최 측에서 모두 지원한다고 발표했지만 반응은 미지근했다. 당시 두바이 측은 미국을 휩쓸고 있던 명마 ‘시가’(Cigar)의 출전을 두고 가장 많은 공을 기울였다. 모든 인맥과 끈질긴 로비를 통해 출전하게 된 ‘시가’는 당당히 1회 우승마에 이름을 올렸고, 국제적 인지도 또한 대폭 상승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로도 주최 측은 대회에서의 문제점이 제기될 때마다 즉각적인 대처를 통해 발전을 꾀했다. 대표적인 예로 3회 두바이 월드컵 당시 예상치 못한 폭우가 쏟아져 대회가 일주일이나 연기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 다음 해부터는 우천 시 경주로를 모두 덮을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다. 이와 같은 노력 끝에 현재 두바이 월드컵은 브리더즈컵데이, 켄터키더비, 멜버른컵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경마대회로 자리 잡는 데에 성공했다.
인공주로에서 대회가 진행되는 탓에 더트 주로에서 강세를 보이는 미국경주마 보다는 터프 주로에서 활약을 펼치는 유럽 경주마들에게 다소 유리한 환경이나, 지난 해 ‘에니멀킹덤’(Animal Kingdom)이 우승하며 가능성을 제시했다. 2010년부터 총상금 1000만 달러(한화 약 108억)를 내걸고 있으며, 우승상금만 해도 600만 달러(한화 약 65억 원)에 달해 우승마의 마주는 그야말로 로또에 당첨된 것과 다름없는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다. 2000M 거리에서 치러지는 두바이 월드컵은 ‘몬테라소’(Monterosso), ‘컬린’(Curlin)등의 우승마를 배출한 바 있다.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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