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는 무궁무진한 변수가 있는 스포츠다.

열심히 연구해서 나름대로 자신 있게 주목한 우승마가 출발하자마자 낙마를 한다든지 혹은 경주전개 과정에서 진로가 막혀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든지 하는 경우와 같이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반면, 예측 가능한 변수도 있다. 단순한 얘기로 비가 온다든지, 혹은 출전마의 마체중에 큰 변화가 있다든지 하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에 대해서는 나름대로의 대처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며, 그러한 흐름을 얼마나 빨리 캐치하여 실전에 대입할 수 있는냐가 바로 고수와 하수의 큰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 시간에는 예시장에서 휴양마를 보는 관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예시장에서 휴양마를 볼 때, 어떠한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인지 또 계절에 따라서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될 것이다.
휴양이라 함은 상당기간 경주에 출전하지 못한 경우로서, 마방을 벗어나 목장에서 갖는 외부휴양과 마방 내에서 오랜 기간 관리를 받는 내부휴양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주마들이 일반적으로 4-5주의 출전주기를 갖는 것이 보통으로, 여기서 필자는 대략 8-9주 이상의 공백기를 가진 말들을 “휴양마”로 분류하도록 하겠다.

휴양마의 경우 과연 본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중요할텐데 말의 체중변화와 아울러 예시장에서의 모습을 통해 점검이 가능하다.

휴양마는 쉬는 동안 군살이 붙는 경우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수말과 암말의 판단 기준도 달라야 한다.

우선, 수말의 경우는 엄격하게 보아야 한다. 컨디션도 좋아야 하지만 조금이라도 군살이 있어 완성도 면에서 의심이 간다면 휴양의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2-3세마의 경우라면 성장분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여지는 있지만 역시 수말은 완벽하게 몸을 만든 상황이 아니라면 믿기 어렵다.

반면, 암말은 너무 빠듯한 완성도를 보이기 보다는 약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 좋다. 즉, 약간의 군살이 있어 포동포동한 느낌이라도 무방한 것이다. 또한 컨디션도 너무 활기가 넘치는 것 보다는 차분한 것이 좋다고 본다.

원래도 암말은 수말에 비해 근육의 구성이 부족하고 체력도 뒤떨어지기 때문에 너무 군살이 없거나 예시장에서 너무 원기충천한 모습이라면 실전에서 종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있음을 기억해두자.
휴양마의 체중 변화도 중요하다. 특히 체중변화는 휴양마뿐 아니라 모든 말에게 있어 계절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져야 한다. 사람의 경우도 여름철과 겨울철에 인체가 반응하는 메카니즘이 다르듯이, 말도 역시 생명체이기 때문에 주위 환경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선 겨울철에는 웬만한 훈련으로도 충분한 땀을 흘리기 어렵기 때문에 체중이 불어나는 것이 보통으로, 충분한 훈련을 한 휴양마라면 휴양 전보다는 마체중이 빠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암말의 경우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약간의 군살이 있어도 무방하기 때문에 5kg내외의 정도라면 마체중이 불어나더라도 관계없다.

물론 예외적인 사항도 있다. 휴양전 마체중이 크게 감소된 상태에서 휴양을 들어간 경주마이거나 2세마의 경우라면, 이때는 마체중이 다소 불어나더라도 감안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2세마는 겨울 동안 골격도 굵어지고 근육의 완성도도 충실해지는 등 본격적인 성장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체중이 불어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으며, 만약 체중이 많이 줄어들었다면 오히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여름철에는 수말이나 암말 모두 적당한 범위 내에서(10kg 내외) 체중이 불어나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더운 날씨로 인해 조금만 훈련을 해도 땀을 충분히 흘리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경주마들의 체중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사소한 질병으로도 식욕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것을 반대로 생각해보면, 강한 훈련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감소하지 않았다면 그만큼 체력이 소진되기 쉬운 여름철에 충분한 체력이 비축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음이다.

휴양마 외에도 휴양이후 2번째 경주를 치르는 경주마에서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만약 휴양를 거치고 출전한 경주마가 입상에 성공한 경우라면 당연히 다음 경주에서는 인기를 모으게 마련이지만, 의외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도 예시장에서 그 징후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한다면 쉽게 알아챌 수 있다.

그러한 현상을 보이는 말들의 대부분은 파행이 그 원인이다. 오랜만에 레이스에 출전해 갑자기 격렬하게 근육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히 다리질병으로 휴양 말들에게서 이러한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먼저 훈련상황을 통해 점검이 가능하다.

본지를 비롯한 모든 예상지에는 훈련상황이 기재되어 있다. 속보, 구보, 습보 등을 기록해놓은 것으로서, 휴양이후 2번째 경주를 앞두고 훈련이 평소보다 가벼운 경우라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것은 파행으로 인해 강한 훈련을 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될 수 있겠는데, 물론 훈련상황 만으로 단정짓기는 어려우므로 예시장에서 파행이 있는가의 관찰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다.

휴양 직후 좋은 경주력을 보였다가도 그 다음 경주에서 무기력한 현상은 수말 보다는 암말에게 휠씬 많다. 그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암말은 수말에 비해 군살이 있더라도 즉, 다소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충분한 경주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결국 충분한 운동량 없이 격렬한 실전을 치렀기 때문에 그 후유증으로 파행을 겪게 되는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파행을 살피는 요령에 대해 알아보겠다.

작 성 자 : 서석훈 ranade@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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