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그랑프리(GⅠ)
- 3세마로 과천 벌 최고마에 등극, 무한한 가능성 제시
- ‘밸리브리’ 대회 2연패와 명예 회복 노렸으나 준우승에 만족

팽팽할 것으로 예측되었던 2008년 그랑프리는 막상 게이트가 열리자 ‘동반의강자’(구자선 마주/김양선 조교사)의 한 수위 능력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초반에는 국산 포입마 ‘탑포인트’가 두각을 나타내 이변을 연출하는가 싶었고, 중반에는 대통령배 2연패마 ‘명문가문’이 선두권으로 부상해 여세를 결승선까지 몰고 가는가 싶었고, 4코너를 지나자 ‘밸리브리’가 단숨에 선두권을 장악해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가 싶었지만 결국 ‘동반의강자’가 결승선 전방 200m 지점에서 어느 새 ‘밸리브리’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라스트 200m에서 폭발적인 추입력을 과시하며 올해의 최고 경주마임을 입증했다.
사실 올해 그랑프리는 “그래도 ‘밸리브리’가 건재하지 않겠냐”란 분석이 근소한 우위에 있었던 가운데 동급 라이벌 ‘비카러브’의 전력도 만만치 않았고, ‘시크릿웨펀’을 필두로 한 국산 포입마들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았다. 여기에 ‘명문가문’까지 가세해 파죽지세의 ‘동반의강자’라 할 지라도 우승을 쉽게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여준 파워 추입이 늘어난 2300m에서 더욱 빛을 발휘하며 과천 벌을 잠재움은 마필 역량이 얼마나 뛰어난 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줬고, 중요한 것은 아직 발전 여지가 무궁무진하다는 3세마라는 점.
역대 그랑프리에서 3세마가 우승을 차지한 적은 1999년의 ‘새강자’와 2002년의 ‘보헤미안버틀러’가 있지만 ‘새강자’는 국산마로서 일정 벽이 있었고, ‘보헤미안버틀러’는 미국 현지에서 뛰다 왔다는 약점이 있는 반면 ‘동반의강자’는 순수 신마로 백지 상태에서 최강자의 자리까지 올라섰기 때문에 잠재 능력 측면에서는 더 높은 점수가 가능하다.
내년 4세마로서의 ‘동반의강자’가 또 어떤 모습으로 팬들에게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2위는 절치부심 했던 ‘밸리브리’(김인호 마주/홍대유 조교사)가 차지했다. ‘탑포인트’의 빠른 선행으로 인해 경합 없이 선입권에서 편안하게 따라갔고, 4코너를 선회하며 막판 승부수를 던졌지만 지난 10월18일 경주의 악몽이 되살아나며 결국 ‘동반의강자’의 막판 탄력을 제압하지 못하고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분명한 것은 62kg의 과중량을 짊어진 이후 ‘밸리브리’의 스피드가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것으로 이를 이겨내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수 있느냐가 될 것이다.
3위는 국산마의 자존심 ‘명문가문’(남승현 마주/박대흥 조교사)이 차지했는데 7세 노장으로서 ‘동반의강자’, ‘밸리브리’를 제외한 나머지 마필들을 상대로 확연한 우위를 보임은 국산마 챔피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 없이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전개상 복병 역할이 기대됐던 암말 챔피언 ‘플라이퀸’은 3코너 중반부터 추입 시동을 걸었으나 선두권에서 큰 경합이 펼쳐지지 않아 전개상 메리트가 따르지 않는 순수 추입력으로 4위를 기록했고, 경마대회 첫 도전에 나선 ‘시크릿웨펀’은 강해진 상대와 늘어난 거리를 맞아 고배를 마시며 차기를 기약해야 했다.
올해 그랑프리를 통해 과천 벌 외국산마 판도는 새로운 판이 짜여졌음을 입증했고, 수성과 재탈환 그리고 새로운 도전이 앞으로도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할 것이다.
김대유 기자 dykim@krj.co.kr

김양선 조교사 우승 소감
과천 벌 최고마들의 승부였던 만큼 긴장의 연속이었고, 긴장 속에 믿음이 있었다면 결승주로에서의 추입력이었다. 최범현 기수가 4코너까지 잘 참았고, 특히 4코너 선회시 코너웍이 좋았던 것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고 본다. 마주, 기수, 마방 식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팬들에게는 내년 4세마로서 좀 더 좋은 경주력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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