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한국승마에 던지는 시사점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로 승마 대중화가 어느 정도 진전되리라고 예견된다. 승마장 운영 업체가 기업으로서의 이윤 추구가 우선이지만 승마에 대한 철학과 확고한 경영 이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 회원 승마의 50%를 차지하는 세계적인 승마 전문 기업인 크레인도 43년 전에는 승용마 6두, 회원 43명의 작은 규모로 출발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해서는 안 된다.

크레인승마의 성공 비결은 한마디로 승마가 말과의 교감을 통해 산업화의 폐해로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1)승용마에 대한 공동 마주의 개념으로 회원제를 과감히 도입, 승마 대중화에 주력 2)수익성이 낮은 승마사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저비용의 실질적인 투자 3)말과 교감하고 싶고 멋있고 안전하게 기승하고 그리고 기승 기술의 단계별 향상을 추구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프로그램 전략 개발에 집중해온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서 향후 우리나라 승마산업 발전을 위한 필자의 개인적인 시사점을 정리해 본다.

첫째, 승마를 대중 레저로 보급하려고 하는 자세(경쟁 승마장으로 유출되는 탈회자와 입회하지 않은 체험승마 대상자를 승마산업의 저변확대로 인식)와 철저하게 고객 지향적인 경영 방식(마케팅 측면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가격을 책정하는 상품개발)은 빠르게 본받아야 할 것이다.

승마 수요 창출을 위한 지역 단위 승마장 연합체의 공동 마케팅 활동으로서 신규 고객 창출을 위한 영업조직의 구축과 영업 활동 전개(공급 능력 보유 승마장을 활용한 기초승마 실시, 지역 내 잠재고객 발굴, 각 승마장간 교환 기승 등)를 고려해 볼 만하다. 아울러 순회형 장제·수의·생산 지도 전문 업체의 출현이 가능하도록 초기 단계에서의 정부 또는 지자체의 지원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경영에 투입되는 자원을 철저하게 저비용 구조 체계(상대적으로 저렴한 서러브레드 퇴역마의 지속적인 활용과 자본 투자의 효율화)로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승용마는 아직 경주 퇴역마의 비중이 높기는 하지만 향후 승용마의 주력 혈통(외산 서러브레드, 웜블러드 등과 한라마(제주산마), 조랑말 등의 비중)에 대한 방향 정립과 적정 승용마 생산 원가와 투명한 시장 가격 형성 등이 필요한 바 이를 위해 승용마의 육성, 순치 주체의 역할과 범위(특히 거점승용마조련센터) 등에 대해 관계 당사자(중앙정부·지방정부·KRA한국마사회·승마장 경영자 등)간에 어느 정도 합의가 된 구체적 방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의 승마장 시설과 설비 기준은 나름대로 2013년에 제시되어 있지만 최근의 농어촌형 체험 승마 시설에서까지 고가의 폐쇄형 고정 건축물 형태의 실내마장 등이 사업 초기 단계부터 필수 시설로 인식되는 등 과잉투자 소지가 있고 이로 인해 고 비용 구조의 문제, 투자 회수 기간의 장기화가 초래될 수 있다.

셋째, 영세한 국내 승마장에서 말산업 전문 인력의 수급은 어려운 상황인 바 단기적인 배출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승용마의 순치와 유지 운동 등을 위해서는 일본 크레인승마학교의 마필관리사 양성 과정을 벤치마킹해 승마장 경영자 단체와 교육기관, 거점승용마육성센터 간의 협의를 통해 단기 양성 프로그램의 운영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넷째, 향후에 설치되는 승마장의 입지는 승마장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크레인의 기준(최소 50만 명 이상 도시의 도심지로부터 1시간 이내의 접근성)과 토지이용 규제를 참고해 가급적 잠재 승마 고객이 확보된 대도시 지역 인근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편집·디자인=이미숙 편집기자
교정·교열=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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