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로열 아스코트 골드컵에 출전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암말 에스티메이트와 여왕.
소유마 ‘에스티메이트’, 대회 후 모르핀 양성 반응
‘오염된 사료 섭취’가 원인으로 추정

영국의 유서 깊은 경마 대회에서 우승까지 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경주마가 약물 검사에 걸려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버킹엄궁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소유한 5세짜리 암말 ‘에스티메이트’(Estimate)가 약물 검사에서 금지 약물인 모르핀 성분에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에스티메이트’는 지난해 영국 왕실이 주최한 경마대회 ‘로열 아스코트 골드컵’에서 우승한 준마다. 경주마에 대한 지극한 사랑으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소유마로는 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을 차지한 것이어서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에스티메이트’는 올해 치러진 대회에서도 2위로 들어오며 뛰어난 실력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 경기 뒤 영국경마총괄기구(BHA)가 채취한 ‘에스티메이트’의 혈액 샘플에서 모르핀 성분이 검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경마에서 모르핀은 대회 기간 중 복용이 금지된 성분으로, 이번 검사 결과가 최종 확인되면 ‘에스티메이트’는 올해 경기 성적(2위)과 대회 상금 8만625파운드도 자동 몰수된다.
BHA는 ‘에스티메이트’ 외에도 다른 4두의 경주마에서 모르핀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버킹엄궁 측은 ‘에스티메이트’가 오염된 사료 제품을 섭취하는 바람에 모르핀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여왕의 경마 보좌관인 존 워런은 “오염된(contaminated) 사료를 섭취한 것 때문에 모르핀 성분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고 우선 생각할 수 있다”면서 “훈련사인 마이클 스타우트 경이 사료업체와 긴밀히 협의해 사료가 마구간에 배달되기 전 오염된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여왕의 경주마가 금지 약물 복용 스캔들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9년 엘리자베스 여왕의 경주마 ‘문릿 패스’(Moonlit Path)는 경기 당일 훈련사에 의해 금지 약물을 주입받은 것이 적발돼 3개월 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훈련사에게는 벌금 4만파운드가 부과됐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