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게 충분한 조사료를 급여하며 동료들과 어울리게 하는 법은 끙끙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말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끙끙이’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 아직까지 명확한 끙끙이의 원인과 해결 방법이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를 통해 끙끙이를 완전히 못하게 하지는 못하더라도 그 횟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한 말 연구자가 자기가 반드시 원인을 밝히겠다고 하니, 한 번 믿고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1. 대표적인 말의 악벽 `끙끙이`
​석벽이라고도 불리는 말의 끙끙이는 대표적인 말의 악벽이다. 악벽이란 안 좋은 습관, 버릇을 일컫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이 끙끙이란 표현을 매우 좋아한다. 단어가 풍기는 느낌이 약간은 품위가 없어 보이지만, 이만큼 이 증상(?)을 확실하고 적절하게 표현한 단어가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괜시리 단어를 들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고, 간혹 알 필요도 없을 것 같은 이상한 전문용어(?)는 오히려 해당 지식을 쌓는데 있어 장벽으로만 작용하여 말산업 발전에 지장만 초래하고 있다고 본다. 솔직히 우리나라에 석벽이라는 단어를 한자로 바로 쓸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길이 샜다. 말의 악벽은 두 가지로 분류를 할 수 있다. 하나는 사람이 말을 이용하는데 있어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게끔 말이 행동하는 경우이며, 다른 하나는 말이 어떠한 원인으로 인해 정상적이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경우이다. 여기에서 언급하고 있는 악벽은 후자의 경우로 대개 동물의 경우 이러한 경우는 동일하게 반복되는 이상 행동을 하게 된다. 원인은 야생 상태의 동물이 가지고 있었던 습성을 가축화 또는 사육화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이를 무시한 결과로 보인다. ​

2. 끙끙이의 원인
수 많은 연구자들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끙끙이를 정확하게 일으키는 원인은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그러나 충분히 설명은 되지 않으나, 끙끙이와 연관성이 있는 사항들은 상당부분 밝혀졌고, 밝혀지고 있다.

유전적인 원인​
​1950년대 일본의 연구에 의하면, 1,500두의 경주마 중에서 끙끙이를 하는 말은 약 1%였는데, 특정한 혈통에 있어, 끙끙이 실시마의 비율은 무려 7~8%로 매우 높았다고 하였다. 1986년에 이탈리아의 실시한 연구에서는 조사마의 평균 끙끙이 실시비율이 1%였는데 반해 특정 혈통의 끙끙이 실시 비율은 44%였다고 한다. 2002년 영국에서 실시된 한 연구에서는 끙끙이의 시작시점을 연구했는데, 연구에 참여한 말들(유전적 경향을 가지고 있는 말들)의 평균 끙끙이 실시 시기는 매우 빠른 20주령(약 5개월령)이었고, 어떤 말들의 경우는 매우 빠른 생후 2개월령에 시작을 했다.

재미있는 점은 여러 연구에서 스텐다드브레드 종이 끙끙이를 한다는 보고는 없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스텐다드브레드종의 경주마에서도 끙끙이를 하는 말은 없었다. 연구에 의하면 서러브레드종의 평균 끙끙이 비율은 약 5~10%이며, 쿼터홀스종과 웜블러드종은 이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제주마의 끙끙이는 잘 언급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하다(한 번 확인해볼 문제임).

사양관리적 요인
끙끙이를 하는 유전적인 소인을 가지고 있는 말에게 끙끙이를 유발할 수 있을 만한 환경을 제공해도 끙끙이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전적 경향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고, 함께 사육하던 말들 중에서도 끙끙이를 하는 말이 전혀 없던 암말이 그들 무리와 떨어져 격리됨에 됨에 따라 끙끙이를 시작했다는 연구 보고를 통해 끙끙이가 격리를 통해 일어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몇 가지 요소들이 끙끙이 발생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현재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을 살펴보면, 망아지에게 당밀 함량이 매우 높은 사료를 급여하였을 경우, 말을 격리 사육하였을 경우, 지루함, 육체적인 스트레스(과도한 운동) 등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단독으로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끙끙이를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3. 끙끙이, 위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법?
​정확히 무엇이 끙끙이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것은 현재 정확히 밝혀진 것보다는 추측과 가정이 앞서고 있는 실정이다. 끙끙이를 발생하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가를 밝혀내는 최근의 연구들은 이 끙끙이가 고통이나 즐거움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몇몇의 연구자들은 끙끙이가 위궤양에 따른 고통을 해소하려는 시도일 것이라고 추측을 하고 있다. 이는 위궤양을 앓고 있는 말들이 그렇지 않은 말들에 비해서 높은 끙끙이 발생률을 나타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는 상당수의 말들이 위궤양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 아주 소수의 말들만이 끙끙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끙끙이의 발생 원인에 관련한 충분한 설명이 될 수는 없다. 제산제(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제)를 급여하였더니, 끙끙이의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실험 결과들도 있으나, 또한 그렇지 않았다는 보고들도 있다. ​

또 다른 가설은 말이 끙끙이를 함으로써 침의 분비를 촉진함으로 인해 침이 가지고 있는 버퍼링 효과를 통해 위를 편안하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8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끙끙이가 침의 생성·분비를 촉진한다는 결과가 보고됐다. 그러나 위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수준의 침이 끙끙이를 통해 생성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다른 연구보고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위 또는 소화장기의 불편함을 호소하거나, 나름대로의 이런 불편함을 경감시키려는 행동으로 말이 끙끙이를 한다고 것이 비록 끙끙이를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논란의 소지가 있으나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제산제를 급여하거나, 또는 조사료를 충분히 급여해 말의 위를 편안하게 유지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밝혀진 방법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끙끙이 예방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4. 끙끙이는 말을 기분좋게 만든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한 연구에서 말에게 내인성 아편제제(endogenous opiate)를 급여했더니, 심각한 수준에서 끙끙이를 하던 말도 수 시간 동안 끙끙이를 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발표했다. 이러한 연구에 따라 말이 끙끙이를 통해 엔돌핀 또는 내인성 아편제제(몸에서 생성되어 아편과 같이 진통 또는 기분을 좋게 하는 물질)의 방출을 유도하여 기분을 좋게 하려는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볼 때 만약 말이 정말로 끙끙이를 통해 앞에서 이야기했던 물질들의 효과로 인해 어떤 황홀을 맛본다면, 아마 끙끙이를 한 번 시작했던 말들은 모두 끙끙이를 더욱 열심히 해대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말은 그렇지 않고 끙끙이를 하는 말들과 그렇지 않은 말들의 혈액에서 각종 호르몬과 내인성 아편제제의 함량을 비교한 실험에서도 어떠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그러한 내인성 아편제제의 사용은 상당한 비용을 수반할 뿐만 아니라 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만큼 실질적으로 이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

5. ​가끔은 그냥 끙끙이를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좋다.
입으로 물 수 있을 만한 물건들을 치우거나, 목걸이를 채우거나 하는 등 물리적으로 끙끙이를 하지 못하게 다양한 방법을 쓰고 있으나 끙끙이가 일어나는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다만 끙끙이만을 못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말에게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하는 일일 수 있다.

6. 끙끙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방법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끙끙이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을 아직까지는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말을 지루하게 하지 않고, 마방에만 갇혀 키우지 않고, 혼자만 격리시키지 않고 동료들과 어울리게 하고 충분한 조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지금까지 밝혀진 끙끙이의 횟수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장익훈 천하제일사료 말 PM 부장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