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권 매매 만을 경마산업으로 이해하는 잘못된 인식-

우리 국민들은 흔히 경마산업을 정의할 때 마권매매 행위만을 경마산업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는 매우 잘못된 인식이며 또한 편견이다. 이러한 편견 때문에 경마=도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경마산업을 구성하는 요소는 농민들이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 1차 산업을 중심으로 경마장과 목장건설 등 각종 시설설치 및 보완의 2차 산업, 마권을 매매하는 소위 서비스분야의 3차 산업, 그리고 각종 정보를 전달하는 4차 산업 등 다양한 산업이 한데 어우러지는 복합산업이다.

선진 경마시행 국가는 경주마를 생산하는 1차산업의 규모가 더 큰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제가 단순한 마권매매 위주로 경마를 시작함으로써 100년이 가까워지는 역사를 지니고 있음에도 경마산업=축산업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경마산업에 대한 엄청난 편견이다. 경주마의 사료 및 장구, 경마정보산업과 관련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여러 사업들 등을 망라하면 경마산업을 구성하는 요소는 매우 넓고 크다.

선진경마국일수록 경주마를 생산하고 육성하는 축산업에 기반을 두고 다른 사업분야가 모두 이 분야를 지원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호주나 아일랜드 같은 나라들은 아예 경마산업을 국가의 기간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세계를 상대로 경마산업 중흥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미국이나 뉴질랜드 프랑스 아르헨티나 등도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에 무게중심을 두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도 경마산업 분야에서 세계와 당당하게 경쟁을 해나가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의 구조를 마권매매 중심에서 경주마의 생산과 육성분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경마=도박이라는 사회의 부정적 편견을 떨쳐버릴 수 없다. 경마산업의 발전은 경주마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생산-육성하는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소유하는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를 관리하는가. 누가 더 질좋은 경주마에 기승하는가....등. 세계 1백20여 경마시행국 중 선진경마국일수록 경주마를 기초로 한 산업의 육성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후진국일수록 베팅위주의 경마정책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베팅만 있고 문화는 없는 경마산업’이 되어왔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이후 국산 경주마 생산이 시작되고 93년에는 마주제 경마가 도입됨으로써 경마선진화의 틀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경마가 올바른 선진화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가로막는 여러 불합리한 시스템을 혁명적으로 개선하여 경쟁의 틀을 완벽하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제한적인 마주자격을 현재의 심사제에서 등록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 선진국처럼 경주마를 소유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마주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두바이월드컵이나 미국 브리더즈컵 경마대회는 상금의 규모가 2천만 달러가 넘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많은 경마대회 상금이 7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선진국과 비교를 할수 없을 정도의 열악한 상황이다. 경주체계의 개선도 중요하다. 현행 군체계를 폐지하고 상금과 연령, 성별, 우승횟수 등을 근간으로 하는 경주편성이 필요하다. 나눠먹기식의 경주편성은 경마부정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작용해 건전한 경마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모든 경마시행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만 마권매매 만을 경마산업으로 인식하는 잘못된 선입견과 편견을 거둬낼 수 있다. 각종 제도의 틀을 정비하여 경쟁력을 강화할 때 한국경마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 더불어 다른 나라처럼 경마=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이라는 경마의 본질을 모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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