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아시아경마연맹(ARF, Asian Racing Federation) 총회가 2005년 5월 20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됐다.
한국 경마산업의 국제화와 그 결실

2000년대 들어 국제경마연맹 공인 PARTⅢ 국가로 공식 승인,
제30회 아시아경마회의(ARC) 서울서 개최 등 국제적으로 격상

한국경마가 국제경마연맹(IFHA)이 공인하는 PART국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뤘다. 2004년 6월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경마연맹(IFHA) 산하 국제경마표준화위원회(ICSC)정기회의에서 한국이 PartⅢ 국가로 공식 승인된 것이다. 아울러 한국의 대상경주 중 GⅠ, GⅡ , GⅢ에 속하는 코리안더비 등 7개 경주가 ICSC의 공식 책자인 블루북(Blue Book)에 포함됐다.

IFHA(국제경마연맹) PartⅢ 경마시행국 승인

국제경마연맹(IFHA)은 전세계 주요 경마시행국 60여 개국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국제경마기구이며, ICSC는 개별 경마시행국의 양적·질적 경마시행 수준을 전반적으로 평가해 PARTⅠ,Ⅱ,Ⅲ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2003년 기준 PARTⅠ 국가는 미국·영국·아일랜드·프랑스·호주 등이며, PARTⅡ 국가는 일본·홍콩·싱가포르, PARTⅢ 국가는 오스트리아·네덜란드·마카오 등인데, 한국경마가 PARTⅢ 국가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한국은 아시아경마회의(ARC)를 주최할 만큼 아시아에서는 인정받는 경마 국가이고 경마 매출 및 경주마 생산에 있어서도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기존까지는 PART 국가에 포함되지 못해 질적 수준이 하위권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하지만 PARTⅢ 국가로 공인됨으로써 경마시행 및 생산의 국제적 지위를 확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러한 결과는 KRA의 꾸준한 경마제도 개선과 함께 수준 높은 국산마 생산 및 우수 외산마 도입을 통한 경주의 질적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반영된 결과이다. 이로써 한국경마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경마의 일원으로 합류하게 됐다.

제30회 아시아경마회의 개최

제30회 아시아경마연맹(ARF, Asian Racing Federation) 총회가 2005년 5월 20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됐다. ‘세계경마 발전을 위한 아시아의 통합 비전’이라는 가치 아래 개최된 제30회 아시아경마회의(ARC, Asian Racing Conference)는 주최국인 한국의 대표단을 포함해 28개국에서 895명(외국 619, 국내 276)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였다.

개최 목적과 추진 경위
한국경마는 1980년대 이후 세계 경마계가 감탄할 만큼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그러나 그 발전은 입장인원과 매출액 등 외형적 측변에 한정된 것이었다. 외형상 세계 7위라는 업적을 이루어냈음에도 국제적 인지도와 신뢰도는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다. 국내 경주마 생산도 규모 면에서는 많은 성장을 이룩했지만, 질적인 측면은 아직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그리고 한국경마의 시스템은 서구의 표준화된 그것과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 이에 KRA는 한국경마의 양적인 규모에 부합하는 직적인 성장토대를 마련하고, 미래지향적이고 발전적인 경마시행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제30회 ARC 개최를 결정하게 됐다.
ARF는 원래 1960년 일본의 주도로 창설된 아시아국제경마기구(ARC)로 시작했다. 설립목적은 △경마 및 생산을 진흥하고 경마의 공정성과 위상을 제고 △경마시행기관 간의 차별 없는 교환교류 △각 회원국 간의 주기적인 회의와 경마행사를 통한 상호간의 친선 도모 및 이해 증진 △경마 관련규정에 대한 정보 및 의경교류 등이다.
이후 2001년 방콕에서 개최된 제28회 대회 때 회의(Conference)를 연맹(Federa-tion)으로 개칭하는 안이 채택되어 종전의 ARC라는 명칭은 오로지 회의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하게 됐다. KRA는 1970년 정회원 자격을 획득해 1980년 제15회 아시아경마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마사회는 ARC 유치를 위해 2002년 2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ARF 집행위원을 만나 한국경마의 실상을 홍보하고 차기 회의의 한국유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리고 2002년 10월 파리에서 개최된 ARF 집행위원회에서 공식 유치설명회를 가졌으며, 2003년 3월 뉴질랜드에서 제30회 ARC 개최국으로 최종 확정됐다. KRA는 유치 확정과 함께 ARC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조직위원회를 구성해 25년 만에 열리는 국제행사의 성공적 개최와 개최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 업무에 들어갔다. 아울러 제30회 ARC의 원활한 진행과 내부직원의 국제적 마인드 함양을 위해 일부 직원을 진행요원으로 선발, 선진 경마 견학 및 사내교육 등의 양성업무를 추진했다. 이후 제30회 ARC와 국제기수초청경주의 단계별 세부방안을 수립하고, 수차에 걸친 조직위원회 개최를 통해 실행계획서를 확정했으며, 완벽한 추진을 위해 사무국을 회의팀·행사1팀·행사2팀·홍보팀·경마행사팀으로 세분화해 업무를 분배해,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제30회 ARC의 전반적 내용
제30회 ARC는 크게 회의, 공식행사, 사교행사, 경마행사, 국제기수초청경주, 경마산업전시회 등이 열렸다. 먼저 ARC의 핵심회의인 분과회의에서는 승마투표와 경마의 미래관계 전망, 21세기 경마상품의 혁신방안, 경주운영 및 경주마 관리방안 등이 의제로 채택되어 세계 경마계가 안고 있는 포괄적인 문제와 해결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또한 경마시행과 관련된 특정사안을 다루는 소회의에서는 국제경주에 관한 세미나, 기수·조교사의 교육훈련, 마주제 운영 방안, 기수의 안전과 복지에 관한 사항, 경마 시행체의 효율적 관리·운영 방안, 약물검사 운영 실태, 경주마 생산 및 경매시장의 현안 등의 주제가 다뤄졌다. 재결운영 및 경주마 퇴역관리 등에 대해서는 사안의 성격을 감안해 비공개 회의로 진행됐다.
ARF 집행위원회와 운영위원회에서는 ARF 집행위원단을 재선임하고, 카타르를 정회원국으로 승인했으며, 차기 개최국을 아랍에 미리트로 정했다. ARC와 연계해서 개최되는 아시아혈통서회의, Grade 경주자문위원회, 국제마필이동위원회, ARF 경주분류위원회 등 부대회의도 차질없이 치러졌다. 공식행사로는 개회식·환영연, 폐회식·황송연, 경마행사 및 경마산업 시찰 등이 열렸다.
개회식·환영연은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KRA 회장의 개회사, ARF 의장의 환영사, 농림부장관의 축사 등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 모두 경마의 건전한 발전과 경마산업이 국가 및 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한다는데 공감을 표했다. 폐회식·환송연에서는 제30회 ARC의 송공적 개최를 자축하며 차기 개최국인 두바이에서 다시 한번 서로의 친목을 도모하기로 결의했다.
경마행사로는 ARF기념경주, 대통령배대상경주, 국제기수초청경주 등이 치러졌으며, 국내외 참가자 모두 모든 경주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다양한 축제행사를 즐겼다. 특히 외국의 참가자들은 상당한 수준의 경마시설과 많은 경마팬의 환호성, 그리고 매출규모에 매우 고무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RC와 함께 최초로 시행된 국제기수초청 경주에서는 일본·홍콩·싱가포르·호주·뉴질랜드 출신의 톱 기수들이 한국의 대표기수 5명과 3개 경주에 출전해 기승기량을 겨뤘다. 이들 경주는 우리의 국제화 가능성을 가늠해 보는 잣대가 됐다.
경마산업 시찰 일환으로 방문한 제주 경주마육성목장에서는 한국의 생산규모와 시설, 그리고 생산시스템에 모두 놀라워했다. 이밖에 경복궁·창덕궁·민속박물관·전쟁기념관·한국민속촌 등의 방문과 한강유람선 선상만찬 등을 통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소개하고 한국의 발전상과 한국인의 역동성을 초대한 부각시키려 노력했다.
또한 경마관계자 간 다양한 경마산업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경마산업전시회도 열렸는데, 9개국 33개 업체가 36개 부스에서 경마와 관련된 연계산업을 소개했다. 특히 전시회에서는 한국의 7개 업체가 참가해 한국의 경마산업 저변을 소개하고, 한국기업의 세계 경마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농림부장관 주재로 각국 수석대표와 VIP들이 참석한 가운데 만찬이 열려 시행체간 우호적 관계 유지와 정부·경마 시행체 간 경마산업의 올바른 발전을 위한 일체감 조성의 기회를 갖기도 했다.
ARC 개최 성과와 의의
ARC를 통해 모든 대표단들은 세계 경마계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전과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나눴다. 또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경마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며, 회원국 간 긴밀한 유대와 협력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실감할 수 있었다.
KRA 또한 총회를 통해 많은 성과와 의의를 거두었다. 첫째, 한국경마를 세계에 널리 홍보했다. 경주 관전과 생산현장 견학 및 많은 회의를 통해 한국경마의 수준과 능력을 마음껏 보여 주었다.
둘째, 경마 관련 종사자들이 관련분야의 국제적 흐름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한국 경마의 실상을 다시 한번 반추하는 속에서 향후 자신의 업무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얻게 됐다.
셋째, 한국경마 사상 최초로 국제기수 초청경주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국내 기수와 외국 기수의 기승기량을 점검할 수 있었다. 아울러 한국경마에 대한 외국 기수들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실질적인 국제화를 추진하는데 선결돼야 할 과제를 체득했다는 점도 중요한 성과였다.
마지막으로 ARC에 대한 전반적 내용이 언론을 통해 소개됨으로써, 대외적으로 경마가 단순히 베팅만을 위한 겜블이 아니라 산업화로 도약할 수 있는 건전한 레저 분야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 다음호에 계속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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