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필관리사노조가 추석경마 시행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관리사노조, ‘유노동 무임금 강요’라며 강하게 반발
마사회, “2013년말 이미 합의된 사항이다”

추석 전 경마시행과 관련해 관리사노조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혀 자칫 경마파행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위원장 박봉철)은 14일 성명서(노동은 있되, 임금은 없다?!) 발표와 마필노보(일방적인 추석경마 시행 저지) 발행으로 추석 전 경마시행에 제동을 걸겠다고 밝혔다.
관리사노조 측은 성명서에서 ‘공기업인 마사회가 유노동 무임금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사회가 전례없이 추석경마를 계획·발표했는데, 그동안 관행적으로 실시하지 않던 추석에 시행체가 관련 당사자들과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가 경마를 추진했다는 것이다.
또한 행정관청에서 합의 없이 이뤄지는 일방적인 연장근로는 근로기준법에 위반되며, 단체협약 준수를 촉구하는 노동청의 행정지도를 받았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관리사노조는 노사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추가 경마시행을 전면 거부하겠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사회가 대화에 즉각 응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 발표와 동시에 발행된 마필노보(일방적인 추석경마 시행 저지)에서 관리사노조는 ‘마사회가 경마매출을 이유로 통상적으로 휴장했던 추석연휴 전 경마 시행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마사회 관계자와 (서울조교사)협회 임원진들을 지속적으로 접촉하여 일방적인 추석경마 시행과 향후 연말 보전경주에 대한 부당함을 지적하고 시행체가 이를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총력을 다해 이를 저지할 것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와는 별도로 경마일 출발보조, 출발시험 확대로 마필관리사 업무가 가중되고, 경주마를 훈련장이나 시험장으로 배달하는 횟수가 증가해 산재사고 위험의 증가와 노동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해 거부할 것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관리사노조는 지난 7월 17일 근로기준법과 단체협약 위반 등을 이유로 안양지방고용노동지청(서울), 부산북부지청(부경), 광주지방청(제주)에 각 지부별로 진정서를 제출하고 행정지도를 요청한 바 있다. 이후 부산북부지청은 ‘노사 합의 없는 연장근로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므로 일방적으로 추가 경마를 시행하지 말라’는 행정지도를 내렸다. 서울의 경우에는 박봉철 위원장이 7월말 진정인 신분으로 안양지청에서 사실관계 조사를 받았으며, 피진정인인 조교사협회장과 마사회장의 사실관계 조사는 진행중에 있다.
박봉철 관리사노조위원장은 “관리사들이 그동안 마사회가 일방적으로 공표한 세월호 참사 후 추가 근무와 노을경마로 인한 근로시간 증가에도 별다른 불만 없이 동참을 해왔다. 하지만 추석경마 시행은 관례적으로 휴장을 가져왔다. 연장근로 시 단체협약을 거쳐야 하는데, 전혀 협의를 거친 적이 없다. 시행체에선 1일 경마를 하는 것이라 말하지만 1일 경마를 시행하기 위해선 현장인력은 2∼3주의 준비시간이 필요하다. 시행체는 추가 근로에 대한 적절한 보상안을 제시하는 것이 당연하다. 항상 교섭창구는 열어놓고 마사회가 적극적인 해결을 위해 협의에 나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마사회 관계자는 “추석경마 시행 건은 이미 지난해 시행체와 유관단체간 협의를 통해 시행키로 합의를 본 사항이다. 결국 관리사노조가 요구하는 사항은 시행체에 할 것이 아니라 조교사협회와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히고, 이미 대내·외적으로 추석경마 시행이 공표된 만큼 시행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올해 각종 악재에 휩싸여 경마매출 보전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마사회는 추석경마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고, 관리사노조는 추가 경마시행의 필요성을 알고 있지만 늘어난 노동댓가를 요구하면서 쉽지 않은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새벽 출근이 일상화된 관리사들이 장기간의 노을경마 시행과 보전경주 시행으로 근로조건이 열악해진 것은 사실이다. 또 한편으론 연초 시행계획을 미리 공표해 모두가 추석경마를 시행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모두가 추석경마를 시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추석경마 시행을 둘러싼 진통은 쉽게 진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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