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 93년 역사상 첫 아시아 3개국 대표 경주마가 출전해 대결을 펼친 제1회 아시아챌린지컵 경마대회에서 싱가폴 대표 ‘엘파드리노’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면서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넘치는 레이스로 펼쳐졌다. 경주 초반의 분위기는 한국이 주도했다. 외곽 게이트의 불리함을 딛고 빠른 순발력을 앞세운 ‘플라이톱퀸’이 가장 먼저 선두에 나섰고, ‘카우보이선’과 ‘와츠빌리지’ 등이 경주를 주도했다. 3코너에 접어들면서 승부수를 띄운 ‘피에르타이거’, ‘엘파드리노’, ‘뉴욕블루’, ‘쇼콜라베린’, ‘원더볼트’ 등이 앞선 공략에 나서 진검 승부를 펼쳤다. 결국 막판 뒷심에서 우위를 점한 ‘엘파드리노’가 우승을 차지했고, 한국대표 ‘원더볼트’가 뒤를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엘파드리노’는 경주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엘파드리노’는 아랍에미레이트에 원정하여 3전1승을 거둔 전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제 레이팅 점수가 115점으로 이번 대회에서 출전하는 경주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얻은 바 있다. ‘엘파드리노’의 우승과 함께 데이비드 플로레스 기수의 과감한 플레이도 인상 깊었다. 멕시코 태생의 데이비드 플로레스 기수는 북미 리딩쟈키 출신이자 북미 브리더즈컵 시리즈 우승 경력의 소유자로 통산 3400승이 넘는 명기수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주마로는 준우승을 차지한 ‘원더볼트’다. 한국을 대표해 출전한 ‘원더볼트’는 강한 상대로 평가를 받았던 싱가폴 대표 3두와 일본 대표 3두와의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은 경주력을 발휘했다. 우승마와 견주어 봐도 손색없는 경주력으로 기대치를 높였다. 렛츠런파크부산(부산경마공원)을 대표해 출전한 ‘뉴욕블루’의 3위 성적도 매우 값진 결과였다. 준우승과 3위를 차지한 한국경마의 성적은 역사적 과제인 세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경주기록도 풍년을 이뤘다. 우승마 ‘엘파드리노’의 1400m 기록은 1:23.8초, 준우승의 ‘원더볼트’는 1:24.1초다. 이는 서울과 부경을 통틀어 국내 1400m 역대 최고 기록이다. 기존 서울의 1400m 최고 기록은 1:24.4(‘승유신화’)초고, 부경의 최고 기록은 1:24.2(‘슈퍼강자’)초다. 한국 경마의 국제화는 물론 세계 무대에서의 위상 강화에 대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확인하는 값진 기록이었다.
한국마사회는 중장기계획 상 연차적으로 미국, 호주,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등의 경주마를 추가로 초정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계획대로 된다면 수 년 내 한국에서 세계 유수의 경마선진국 경주마가 경합하는 국제경마대회가 탄생한다. 세계가 열광하는 ‘두바이 월드컵’, 미국의 삼관경주, 영국의 ‘엡섬더비’, 호주의 ‘멜번컵’과 같은 국제경마대회가 한국 땅에서 열리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기대해 본다.
아시아챌린지컵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한국, 일본, 싱가포르 경마관계자들이 즐거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정을 돈독하게 했다. 일본과 싱가포르 경마관계자 30여명과 한국 경마관계자 20여명은 아시아챌린지컵을 통해 아시아 경마를 주도하는 3개국이 나란히 한 공간에 함께 할 수 있어 성공적인 대회가 되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많은 국민들은 경마=도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의 경마는 ‘스포츠의 왕(King of Sports)’이다. 한국경마가 도박 이미지를 벗어던지기 위해서는 세계의 선진경마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주마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더 가열차게 벌여나가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미 여러 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강을 달리고 있다. IT산업을 비롯해 전자 통신 자동차 조선 등에서 최강에 올라 서 있다. 경마라고 해서 못할 이유가 없다. 말산업종사자 모두가 힘을 모아 한국경마 선진화에 매진하자.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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