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경마가 외국에서는 인기를 모으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싱가포르터프클럽(STC)과 경주실황 수출계약을 체결하고 6월21일부터 서울경마를 송출했다. 싱가포르터프클럽은 지난해 12월 우리나라의 그랑프리 경주를 시범 수입하여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자 한국 경마실황을 적극적으로 수입해 싱가포르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주 1회 평균 10개 경주 규모로 경주실황을 송출하고 있으며 올해 230억원, 내년 500억원의 마권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국내 경주실황이 중계됨으로써 한국 경주마의 아시아권 수출 포석 확보라는 추가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권 경마 선진국인 싱가포르에 경주실황 수출로 향후 말레이시아, 마카오 등에 경주마 수출 확대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10월 15일 프랑스 농림부 산하 경마시행체인 프랑스갤럽(France Galop, 의장 Bertrand Belinguier)과 「한국 경주실황 시범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프랑스로 직접 수출할 경주는 12월 개최되는 그랑프리(GI) 경마대회로 정해졌다.

경주실황 중계를 싱가포르에 이어 프랑스와 정식계약을 체결하면서 2020년까지 현지 매출 약 5,800억원, 수익 규모로는 향후 3년간 약 50억 원, 20년까지 약 170억 원의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권을 넘어 경마의 본 고장인 유럽시장을 공략한다는 데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수출계약을 체결한 프랑스갤럽은 독일, 스페인,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8개국으로 동시 경마중계를 하는 기관이어서 경제적 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프랑스와의 경주실황 수출계약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당초 한국마사회는 2013년 싱가포르와의 수출계약에 앞서 프랑스 시장을 먼저 노크했지만, 한국경마의 상품성과 계약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된 바 있다. 하지만 마사회는 싱가포르 수출을 통해 한국경마의 상품성을 입증하면서 마침내 유럽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또한 마사회는 특히 프랑스로 경주실황을 수출하면서 프랑스의 스포츠 베팅사이트에 대한 국내 차단 동의를 얻어내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경마산업에서 세계 최대 단일시장인 EU(European Union)는 회원국 간 경제적 통합을 이루고 있고 경마의 교류가 자유로운 만큼 프랑스와의 수출계약은 EU 회원국 전체에 대한 진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경제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가치와 별도로 경마의 국제적 수준이 PART Ⅲ인 한국이 싱가포르(PARTⅡ), 프랑스 (PARTⅠ) 등 경마선진국으로 연이은 경주수출 계약 체결은 한국 경마의 수준을 높이고 국제적 위상을 제고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부터는 싱가포르와의 경주실황 수출을 더욱 본격화한다는 계획으로 수출규모를 올해 197개 경주에서 내년에는 최소 500개 경주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며, 10월경 프랑스와의 정식계약을 추진하고, 기타 북미 및 호주권으로의 경주실황 수출도 타진하게 된다.마사회가 경주실황 수출을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게 된 것은 점진적인 하향세를 보이는 국내 경마산업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국내시장에 얽매여선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경마산업에 대한 정치권의 편파적 규제가 강화되고 일부 시민단체들의 경마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개선도 이뤄지지 않아 국내에서 경마산업의 활성화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되었다. 스포츠토토나 복권은 온라인 발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경마는 하고 있던 것마저 폐지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경주실황을 해외로 수출함으로써 수익 다각화 기반을 가까스로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장외발매소에 대한 규제는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발매 부활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외국에서는 한국경마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동네북 취급을 받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