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더즈컵 경주장면
2014 브리더즈컵 챔피언쉽 시리즈...세계 최대의 경마대회 속으로

북미 최대의 경마대회인 브리더즈컵 챔피언쉽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서 치러진 이번 브리더즈컵은 박진감 넘치는 13개 경주가 현지 시각으로 10월 31일과 11월 1일, 양일에 걸쳐 치러졌다. 총상금은 2천4백50만 달러. 규모와 명성에 걸맞게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흥미진진했던 축제 열기를 엿보도록 하자.

- 입장객 늘었는데, 매출액은?

현지시각으로 10월 31일, 11월 1일 양일간 산타아니타 경마장을 방문한 관람객 수는 총 98,219명으로 집계됐다. 94628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에는 4%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베팅액 규모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이틀간 산타아니타 경마장 내의 베팅액은 151,158,815달러로 지난해 160,704,877달러와 비교해 6%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같은 날 열렸던 두 개의 경주가 매출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주에 앞서 캘리포니아에는 많은 양의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해 다운힐 터프 경주로가 침수되고 말았다. 이로 인해 쥬브나일 터프 스프린트와 그레이드Ⅲ급의 세네터 켄 메디 스테익스는 부 경주로에서 치러지게 됐으며, 해당 경주에 등록했던 대다수의 경주마가 부상을 염려해 출전을 취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올해 순수한 브리더즈컵 시리즈만의 베팅액은 128,215,643,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브리더즈컵 시리즈의 총 베팅액은 136,549,714달러로, 얼핏 보면 매출의 하락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난해 오프닝 격으로 치러졌던 브리더즈컵 마라톤이 올해 초 시리즈에서 제외되며 14개였던 경주가 13개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베팅액 자체의 큰 변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2015년 브리더즈컵은 켄터키의 킨랜드 경마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2016년에는 산타아니타, 2017년에는 델마 경마장에서 개최될 전망이다.

-초반 승부로 갈린 우승의 행방, 브리더즈컵 클래식

총상금 5백만 달러가 걸린 브리더즈컵의 백미, 클래식 경주에서는 3세마 ‘바이에른’(Bayern)이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쉐어드빌리프’(Shared Belief)는 4위에 그쳤고, ‘토스트오브뉴욕’(Toast of New York)과 ‘캘리포니아크롬’(California Chrome)이 각각 2, 3위를 기록하며 경주를 마무리 지었다.
당초 ‘무초마초맨’(Mucho Macho Man)과 ‘윌테이크차지’(Will Take Charge), ‘팰리스멜리스’(Palace Malice), ‘게임온듀드’(Game On Dude) 등 4세 이상 건각들의 대거 은퇴로 3세마들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고된 바 있다. 결과적으로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3세마가 차지하며 세대교체의 서막을 알렸다. 브리더즈컵 클래식에서 3세마가 우승을 거둔 것은 2008년의 ‘레이븐스패스’(Raven`s Pass) 이후 처음이다.
경주는 초반 승부에서 갈렸다. 7번 게이트를 좋은 순발력으로 박차고 나온 ‘바이에른’은 여유롭게 선두로 나서는 데에 성공하며 경주를 이끌어나갔다. 여기에 외곽 게이트였던 ‘토스트오브뉴욕’과 ‘캘리포니아크롬’까지 나란히 선두권에 가담해 치열한 접전 양상을 이어갔다. 승부가 갈리는 결승주로. 결승선 300M전방까지도 선두권의 탄력은 사그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더욱 마신 차를 벌려가며 그들만의 경합을 이어갔다. 결국 막판까지 탄력을 지켜낸 ‘바이에른’이 2014년 브리더즈컵 클래식의 트로피를 가져가게 됐다. 경주기록은 1분 59초 88. 역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2분대의 벽을 깬 기록이기도 하다.
이번 경주에서는 초반 ‘바이에른’의 전개 탓에 심의가 진행되기도 했다. 출발대를 나온 ‘바이에른’이 내측으로 급격하게 전개를 펼치며 6번 게이트에서 나온 ‘쉐어드빌리프’를 밀어붙여, ‘브이이데이’(V. E. Day)와 ‘모레노’(Moreno)의 경주 전개까지 영향을 준 것. 심의 결과 순위에 영향을 줄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됐고, 우승후보였던 ‘쉐어드빌리프’는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이번 대회는 각 경주마들의 가능성을 최종적으로 점검해볼 수 있는 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4세 이상의 능력마들이 대거 은퇴를 선언한 시점에서 소위 말하는 ‘물갈이’를 위한 3세 자원들의 능력 검증이 이번 기회를 통해 이뤄진 셈. ‘바이에른’은 물론, 최근 부진한 모습으로 염려를 모았던 ‘캘리포니아크롬’이 선전을 펼쳐 향후 경주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토스트오브뉴욕’과, 아쉽게 4위에 그쳤으나 막판 좋은 탄력을 보여준 ‘쉐어드빌리프’ 역시 2015년의 활약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경주를 펼쳤다는 평가다.

-터프 우승마 ‘메인시퀀스’, 유럽에서의 한 풀다
총 12두가 출전한 브리더즈컵 터프에서는 ‘메인시퀀스’(Main Sequence)가 우승을 차지했다. 더트 주로가 발달한 미국 경마의 풍토 속에서 ‘메인시퀀스’는 터프 경마를 종횡무진하며 최고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메인시퀀스’는 총 12두의 경주마가 출전한 이번 브리더즈컵 터프에서 투지 넘치는 추입력을 발휘해 자신의 이름을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이번 우승은 ‘메인시퀀스’의 한을 풀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하다. 켄터키 주에서 태어난 ‘메인시퀀스’는 2, 3, 4세마 시절을 유럽에서 보냈다. 2012년 엡섬더비에서 준우승을 거둔 이후 매번 우승을 목전에서 놓치며 아쉬움을 남겨야만 했다. 결국 2014년 말, 모국인 미국으로 돌아온 ‘메인시퀀스’는 마치 물 만나 고기마냥 연승행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2014년 7월 6일 유나이티드 네이션스(GⅠ)의 우승을 포함해 GⅠ급 터프 경주 3개를 연달아 석권하며 북미 터프주로의 황제로 떠오른 ‘메인시퀀스’. 특히 이번 브리더즈컵에는 유럽 터프경주에서 능력을 입증 받은 바 있는 ‘플린트셔’(Flintshire)와 ‘갈릴레오’의 자마로 킹조지 6세&엘리자베스 스테익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텔레스콥’(Telescope)등이 출전해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결국 4연승의 기쁨을 이어가게 된 ‘메인시퀀스’는 그동안의 한을 마음껏 풀 수 있게 됐다.

-브리더즈컵과 한국경마 사이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이번 브리더즈컵은 한국 경마와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브리더즈컵 쥬브나일에서 우승한 ‘텍사스레드’(Texas Red)가 바로 그 주인공. 그의 부마인 ‘어플릿얼렉스’(Afleet Alex)는 2005년 3관 대회 프리크니스와 벨몬트 스테익스를 연이어 우승하며 그해의 최고 3세마로 등극한 바 있다. 이토록 위력을 과시했던 ‘에이플릿알렉스’도 미처 정복하지 못했던 대회가 있으니 바로 2세마 시절 도전했던 브리더즈컵 쥬브나일이다. ‘어플릿얼렉스’는 당시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던 ‘윌코’(Wilko)에 밀려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그리고 약 9년 뒤, 그의 아들이 아버지의 한을 풀어주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볼 대상은 부마 ‘어플릿얼렉스’가 아닌 모마 ‘라마투엘’(Ramatuelle). 칠레산 암말인 ‘라마투엘’은 ‘텍사스레드’를 비롯해 ‘세토에로우’,‘잭인더펄핏’ 등 총 5두의 자마를 배출한 뒤 한국으로 건너왔다. 2013년 12월 20일 한국 태왕목장에 입사한 후 2014년 1월 24일 번식등록을 마쳤으나, 교배시즌을 코 앞에 둔 3월 폐사되었다.
이번 쥬브나일 경주에서 보여준 ‘텍사스레드’의 기량을 보면, ‘라마투엘’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라마투엘’이 만약 올해 교배활동에 성공했더라면, 내년 쯤 한국 경마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려줄 자마가 한국 초원을 뛰놀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편, 쥬브나일 필리스 경주에서 3위를 차지한 ‘원더갈’(Wonder Gal)의 부마는 최근 우리나라에 도입된 씨수말 ‘티즈원더풀’이다. 2009년부터 씨수말 활동을 시작한 탓에 아직 자마군의 거리적성 및 능력치가 완벽하게 검증되지는 않았으나, 2세마 부문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점을 보았을 때 우리 경마에서 보여줄 활약에 대한 기대치 역시 높아지고 있다.

-Tapit, 교배료 어디까지 치솟나
브리더즈컵의 결과로 인해 본격적으로 발표될 씨수말 교배료에도 많은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핏’(Tapit)의 주가는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는 중이다. 올해는 그야말로 ‘태핏’의 해였다. 이미 ‘언테퍼블’(Untapable), ‘토날리스트’(Tonalist), ‘컨스티튜션’(Constitution)등 자마들의 활발한 활약으로 2014년 리딩사이어 자리를 압도적인 차로 낙정지어 놓은 상태다. 게다가 이번 브리더즈컵에서 ‘언테퍼블’을 비롯한 자마들의 상금벌이로 역대 최고 시즌 수득상금을 경신하게 됐다. 이전까지의 최고 수득상금은 2007년 ‘스마트스트라이크’(Smart Strike)가 기록한 14,358,570달러다. 현재까지 ‘태핏’이 거둔 수득상금은 15,165,135달러로 그 차가 거의 1백만 달러에 달한다. 2014년 ‘태핏’의 교배료는 150,000달러였으나 11월 3일 발표된 바에 따르면 2015년 교배료는 300,000달러로, 두 배나 증가하게 됐다. 이제 막 3, 4세마에서 검증이 이뤄지고 있는 ‘태핏’의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된다.

-이변 또 이변, 미궁에 빠진 2014 연도대표마
이 밖에도 이번 브리더즈컵은 갖가지 이변을 연출해냈다. 쥬브나일 필리스에서는 인기 최하위였던 ‘테이크차지브랜디’(Take Charge Brandi)가 우승을 거뒀다. 마일 경주(터프주로)에서는 2012, 2013년 연속 우승마 ‘와이즈댄’이 일찌감치 출전을 포기하며 우승마의 향방이 묘연했던 가운데 ‘카라콘티’(Karakontie)가 우승을 차지했다. ‘카라콘티’는 일본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훈련받은 경주마로, ‘스톰캣’과 ‘선데이사일런스’를 각각 조부마와 외조부마로 두고 있다.
이로써 2014 연도대표마의 향방은 더욱 혼선을 빚게 됐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경주마는 ‘바이에른’과 ‘메인시퀀스’, ‘캘리포니아크롬’과 ‘언테퍼블’이다. 대부분의 북미 경마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수많은 스타마들의 탄생으로 인해, 최고의 경주마를 가릴 이클립스 어워즈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2015년 1월 경 발표될 이클립스 어워즈를 향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14 브리더즈컵 챔피언쉽 결과
경주명 총상금($) 우승마 기수 조교사
브리더즈컵 클래식 500만 Bayern M. 가르시아 B. 바퍼트
브리더즈컵 마일 200만 Karakontie S. 파스키에 J. 피즈
브리더즈컵 스프린트 150만 Work All Week F. 지룩스 R. 브루거만
브리더즈컵 터프 300만 Main Sequence J. 벨라스케스 H. 모션
브리더즈컵 쥬브나일 200만 Texas Red K. 데자무 J. 데자무
브리더즈컵 터프 스프린트 100만 Bobby`s Kitten J. 로잘리오 C. 브라운
브리더즈컵 필리 앤 메어 스프린트 100만 Judy The Beauty M. 스미스 W. 와드
브리더즈컵 필리 앤 메어 터프 200만 Dayatthespa J. 까스텔라노 C. 브라운
브리더즈컵 쥬브나일 필리스 200만 Take Charge Brandi V.에스피노자 D. 루카스
브리더즈컵 디스터프 200만 Untapable R. 나프라브닉 S. 아스무센
브리더즈컵 쥬브나일 필리스 터프 100만 Lady Eli I. 오르티즈 C. 브라운
브리더즈컵 더트 마일 100만 Goldencents R. 베하라노 L. 모라
브리더즈컵 쥬브나일 터프 100만 Hootenanny F.데토리 W. 와드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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