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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협군의 책과 여행 이야기]
서울의 전경과 멋진 야경을 구경할 수 있는 남산타워 방문기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야경, 미세먼지 없는 날 떠나는 서울 여행
2019. 03. 25 by 권용 전문기자

미세먼지가 없는 하늘을 기대하는 건 욕심일까? 하루가 멀다 하고 하늘 가득 채운 미세먼지, 여행은커녕 외출 한번 하는데 미세먼지 눈치를 본다. 문득 청량감 넘치는 맑은 공기, 티끌 하나 없이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야경이 생각났다. 먼지 하나 찾을 수 없었던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전경, 그리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야경까지. 이제는 보고 싶어도 마음 놓고 볼 수 없는, 서울의 밤을 즐기기 위해 남산으로 향한다.

 

버스를 타고 남산으로 향한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몇 개월 외국에서 지내보니 대한민국 역시 너무 아름다운 곳이 많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하고 당연했기에 그 소중함을 잊고 지냈을 것이다. 남산, 한강만 보아도 나름의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이다. 자연환경과 인공 도시의 조화로움이 살아있는 곳. 그게 바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만이 지닌 매력일 것이다.

 

국립극장 앞에서 버스를 타고 올라간다. 함께 버스를 탄 이들을 돌아보니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많았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새삼 한국의 위상이 예전보다 많이 올라갔구나 생각이 들었다. 너무 아름다웠던 하늘, 1년 내내 이런 하늘만 보고 살 수는 없는 것일까? 예전에는 하늘, 공기, 미세먼지 따위를 신경 써본 적 없었는데, 공기가 좋은 외국을 몇 번 왔다 갔다 해보니 날씨에 굉장히 민감해졌다. 남산타워로 올라가기 위해 조금은 걸어야 한다. 서울의 어둠,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야경의 매력을 생각하니 절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오랜만에 서울의 도심 숲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온다. 건축의 통일성이 없고 각각 따로 노는 건물들이 제각각 자리를 잡고 있다. 상당히 별로일 것 같은데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또 그렇지가 않다. 저마다 독특한 건물들, 산, 그리고 하늘과 구름까지 어우러져 나름의 매력을 뽐낸다. 어둠이 찾아오고 인공미를 가득 담은 불빛들이 모인 서울의 밤은 더욱 특별한 아름다움을 뽐낼 것이다.

 

조금씩 찾아오는 밤, 서울의 어둠을 깨우기 시작하는 불빛들. 하늘에 어둠이 깔리기 전 순간의 기대감이 마음 한가득 차오른다. 서울 밤의 빛이 가득 채워지는 순간, 마음의 감동도 함께 차오를 것이다. 필자만이 느끼는 감정이었을까? 한국인뿐만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도 이 모습을 보며 감탄하는 모습이 보였다. 세계 어디를 가도 높은 곳에서 멋진 전경과 야경을 보고자 하는 마음은 다 똑같은 모양이다.

 

이때 당시는 여름과 가을의 길목 어느 순간이었다. 시원하고 편한 복장으로 저녁 공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남산의 팔각정은 과거와 현재의 접점이 된 공간이다. 예스러운 듯하지만 현대화된 서울, 남산타워라는 상징물 앞에 너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다. 나이에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현재의 서울, 남산 타워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외국인들이 이 순간의 감정을 교류하고 있었다. 팔각정,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을 보니 괜히 내가 뿌듯했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서울의 모습을 감상하는 사람들, 그저 운동을 하기 위해 남산까지 뛰어오는 사람들, 때로는 혼자, 때로는 연인들이 찾아왔다. 각자 생각은 다르겠지만, 이 순간 사람들이 저마다 느끼는 감정은 공통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유럽의 도시 강변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던 사람들이 생각났다. 누군가는 책을 읽었고, 누군가는 대화를 했으며, 또 어떤 커플은 애정행각을 펼치고 있었다.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고 분위기를 즐긴다는 것을 예전에는 잘 알지 못했었다. 나의 대한민국에서는 왠지 그런 모습이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알지 못했었다. 대한민국 역시 세계 어느 도시보다 더 감성적이고 느낄 수 있는 많은 곳이라는 사실을.

 

남산타워 또 하나의 명물, 사랑의 자물쇠. 오래전 남산에 찾아왔을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많은 자물쇠가 걸려있었다. 이 정도 자물쇠 걸기는 전 세계 어디에 가도 몇 손가락 안에 뽑히지 않을까? 예전 같으면 그냥 지저분한 쇳덩이를 뭐 하러 이렇게 걸어놨을까 생각했을 텐데, 서울 밤의 감성이 모난 마음마저 보듬어주는 듯싶어 멋쩍어진다. 몇 번째 남산에 올랐지만 단 한 번도 자물쇠를 걸지 못했다. 이날 역시 하나 걸어볼까 생각을 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하고 내려왔다. 꼭 시간이 지나고 사진을 보면 그때 그 순간이 후회로 남고는 한다. 2019년에는 꼭 내 마음을 담은 자물쇠를 걸어봐야지 홀로 약속을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남산에 올라왔다. 서울의 밤이 깊어가기 시작한다. 몰랐는데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남산타워가 밝히는 색이 변한다고 한다. 이때는 맑고 청명한 하늘색이 타워 전체를 비추고 있었다. 타워에 올라가지 않아도 충분히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그래도 그냥 떠나면 못내 아쉬울 듯싶어 티켓을 끊고 전망대에 올라가기로 한다. 서울의 물가가 비싸다고 하는데 남산 타워에 올라가는 비용은 생각보다 저렴했다. 2인 티켓에 음료와 팝콘까지 포함된 티켓을 구입하고 엘리베이터로 향한다. 어둠이 넓게 깔린 서울, 그리고 그 어둠을 밝히려는 도심의 불빛들. 그 치열한 밤의 매력을 느끼기 위해 수많은 외국인들 사이에 끼러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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