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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영의 고려 아리랑]

7월 22일부터 8월 9일까지 3주 동안 … 문 대통령 국빈 방문 이후 양국 문화교류 첫 결실

[최희영의 고려아리랑⑧]영화진흥위, 우즈벡 고려인 청년들 위해 ‘찾아가는 영화 아카데미’ 열어

2019. 07. 18 by 최희영 전문기자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7월 22일부터 8월 9일까지 타슈켄트에서 개최할 ‘2019 아시아영화교육사업 청년 고려인 영화아카데미 in Uzbekistan’ 플래카드 모습. 24명의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영화제작 전반에 대해 수업하게 될 이번 행사를 위해 강사진과 스태프들이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현지로 출국한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영화진흥위원회가 7월 22일부터 8월 9일까지 타슈켄트에서 개최할 ‘2019 아시아영화교육사업 청년 고려인 영화아카데미 in Uzbekistan’ 플래카드 모습. 24명의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청년들을 대상으로 영화제작 전반에 대해 수업하게 될 이번 행사를 위해 강사진과 스태프들이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현지로 출국한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계가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 하나를 안겨준다. 주최는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오석근). 대상은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 청년들이다. 그리고 선물 목록은 3주 동안 그들에게 영화제작 전반을 가르치는 이른바 찾아가는 영화 아카데미. 시기는 2019722일부터 89일까지. 장소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 한국문화센터다.

여기서 몇 가지 설명하고 넘어갈 게 있다. 우선 올해는 한국영화 100주년의 해다. 또 봉준호 감독이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기념비적인 해다. 그리고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한 영화진흥위원회가 출범 2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영진위는 19995월 옛 영화진흥공사에서 간판을 바꿔 달고 지금에 이르렀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축하합니다. 또 한국영화가 세계 최고 수준의 국제영화제에서 큰 상을 수상한 것에 같은 민족으로서 무한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바로 그런 의미 있는 시점에 우리 고려인 청년들을 위해 멀리 이곳까지 찾아주시는 영화진흥위원회와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즈베키스탄 하원의원이기도 한 빅토르 박 고려인문화협회장은 3주 동안 이어질 이번 행사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최 측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행사 장소로 선뜻 최근 개관한 한국문화센터를 추천했다. 당연 무상 제공이다.

 

▲4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타슈켄트 한국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고려인 어린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있다. 이번 영화 아카데미는 이 공간의 개관식 이후 첫 공식적인 양국 교류 문화행사라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는 평가다. Ⓒ청와대
▲4월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타슈켄트 한국문화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고려인 어린이들을 따뜻하게 품어주고 있다. 이번 영화 아카데미는 이 공간의 개관식 이후 첫 공식적인 양국 교류 문화행사라는 점에서 매우 뜻 깊다는 평가다. Ⓒ청와대

 

이 건물은 지난 420일 개관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해 우리 고려인들의 위상을 한층 강화시켜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런 격려의 일환으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함께 개관식에 참석해 주셨을 만큼 양국 교류의 가장 상징적인 공간입니다. 개관 이후 양국 문화 교류 첫 결실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이번 행사 준비를 위해 지난 624일부터 29일까지 영진위의 김용훈 아카데미 원장과 신세경 주임이 타슈켄트를 찾았다. 방문 첫날 이들 일행을 맞은 빅토르 박 회장은 김용훈 원장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 이후 또 다시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들의 위상을 높여 줄 이번 행사의 의미가 매우 뜻 깊다고 평가했다.

이번 행사에 초대된 우즈베키스탄 고려인 학생 수는 24명이다. 이들을 4개조로 나눠 시나리오 작법과 촬영 및 편집 기법 등을 가르칠 강사들과 스태프들이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한다. 기자 역시 이들과 함께 출발해 향후 3주 동안 타슈켄트에 머물며 현지 코디네이션과 현장 취재를 맡게 된다. 이전 취재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또 다른 경험이라 출국 준비 중에도 여러 설렘이 교차했다.

아마 그런 기대는 22일 첫 수강을 기다리는 고려인 학생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더욱이 엄정한 심사를 거쳐 선발된 학생들이기에 나름 자부심도 클 것 같다. 오늘밤쯤 누군가는 언젠가 제2의 봉준호 감독이 되어 할아버지의 나라를 찾는 꿈도 꿀 것 같다. 그들은 이번 아카데미를 지원하며 다음과 같은 글을 보내왔다.

 

▲행사 준비를 위해 지난 6월 김용훈 영화아카데미 원장(사진 왼쪽)과 실무자인 신세경 주임이 타슈켄트를 찾아 우즈베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의 구광일 서기관(사진 오른쪽)과 만나 여러 대화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 서기관은 이날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 양국 간 첫 문화교류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가 크다고 반겼다. Ⓒ최희영
▲행사 준비를 위해 지난 6월 김용훈 영화아카데미 원장(사진 왼쪽)과 실무자인 신세경 주임이 타슈켄트를 찾아 우즈베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의 구광일 서기관(사진 오른쪽)과 만나 여러 대화를 나눈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구 서기관은 이날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 이후 양국 간 첫 문화교류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번 행사의 의미가 크다고 반겼다. Ⓒ최희영

 

저는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한국에 가서 대학을 다니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영화를 정말 좋아합니다. 무엇보다도 영화 촬영에 대한 흥미가 있습니다. 해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한국 영화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국 영화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해서 한국 영화를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습니다. (김 파란기르 . 세종학당)

저는 낮에는 타슈켄트 국립 동방대학교에 다니고 저녁 시간에는 학원에서 한국어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어렸을 땐 가수가 되고 싶었지만 현재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습니다. 고려인청년 영화아카데미 수업에 참가해 한국 영화에 대해 많이 배우고 싶습니다.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저를 꼭 뽑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 수업을 통해 열심히 공부해서 고려인의 긍지를 꼭 영화로 표현해내고 싶습니다. (강 나제즈다 . 동방대학교)

타슈켄트의 여름날씨는 한국보다 많이 덥다. 섭씨 40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 계속된다. 40일간의 지속적인 더위를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칠랴’(chilla)라고 표현한다. 말하자면 이번 수업이 진행되는 722일부터 89일은 칠랴폭염 기간의 한복판이다. 수강생들의 야외 촬영이 많을 텐데 날씨가 걱정이다. 또 이들을 현장 지도할 한국인 강사들의 건강 역시 염려된다.

4개조로 편성된 학생들은 각기 역할을 분담해 조별로 단편영화 한 편씩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89일 종강식 때 상영하게 된다. 그날엔 특별히 많은 고려인들이 참석한다. 또 우즈베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관과 한인회 관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게다가 우즈베키스탄 영화 관계자들의 관심도 많아 이번 영화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부담이 클 것 같다.

 

 

▲김용훈 원장 일행이 사마르칸트 영화촬영 현장을 찾아 우즈베키스탄 영화제작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현지 영화 관계자들은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들을 위해 먼 곳까지 찾아와 영화아카데미를 개최하는 영화진흥위원회 측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행사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희영
▲김용훈 원장 일행이 사마르칸트 영화촬영 현장을 찾아 우즈베키스탄 영화제작자들과 대화하는 모습. 현지 영화 관계자들은 우즈베키스탄 내 고려인들을 위해 먼 곳까지 찾아와 영화아카데미를 개최하는 영화진흥위원회 측에 감사를 표하며 이번 행사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희영

 

우리 우즈베키스탄도 영화 발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기관에서 고려인 학생들을 위해 이렇게 멀리까지 와서 수고해 주신다고 하니 많이 놀랍습니다.(우즈벡키노 국제교류담당 Mr. Zunnunov)

고려인 학생들의 영화수업을 꼭 보고 싶습니다. 우리 대학은 타슈켄트 유일의 영화전문대학입니다. 한국의 영화 아카데미와 계속 교류하고 싶습니다. 우리 국민인 고려민족을 위해 애써 주시는 귀 기관에 감사드립니다.(우즈벡 국립문화예술대 국제교류 책임자 Mr Pulaov)

지난 6월 타슈켄트 방문 당시 김용훈 원장 일행은 우즈베키스탄 영화 관계자들을 여럿 만났다. 또 타슈켄트에서 200Km가량 떨어진 사마르칸트 영화촬영 현장까지 찾아 제작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제 며칠 있으면 그들의 관심이 온통 한국문화센터로 쏠릴 예정이다. 그러면서 일견 부럽기도 하고, 일견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될 것 같다. 고려인 출신의 육상선수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면 우즈베키스탄의 영광이듯, 이들 수강생들 중 제2의 봉준호가 나와도 그 자체가 우즈베키스탄의 영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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