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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용원의 음악 통신]

겨울왕국2 OST 노래들 말산업저널 단독 분석 소개

[성용원 음악통신 123] 단독: 겨울왕국2 OST 분석

2019. 12. 10 by 성용원 작곡가

겨울왕국의 성공은 엘사의 렛잇고(Let it Go) 덕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른부터 아이들까지 따라 불렀고 엘사가 펼치는 3분 30초 동안의 폭발적인 솔로 퍼포먼스틀 보기 위해 영화를 봤을 정도다. 엘사의 렛잇고는 전율을 불러오고 역대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가장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 장면으로 손꼽힐 정도다. 그게 바로 음악의 힘이자 킬러 콘텐츠, 킬링송(Killing Song)의 환급불가능한 가치다. 렛잇고 같은 테마송들이 없었다면 겨울왕국은 전 세계적인 열풍과 글로벌할 빅히트까지는 아마 기록하지 못했을터, 6년만에 나온 속편 겨울왕국2의 사운드트랙을 말산업저널에서 단독으로 분석하면서 곡들마다의 특징과 특색을 소개하겠다. 이번 특집이 영화 관람에 더욱 재미와 감동을 더할 거라 확신한다.

겨울왕국 영화 포스터,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①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 - Idina Menzel (feat. AURORA)

'겨울왕국2' OST 중 가장 먼저 공개됐던 메인 테마곡으로 사전에 알려진 줄거리 속 '의문의 목소리'를 향한 엘사의 독백이 담겨있는 전편의 'Let it Go'(렛잇고)와 같은 엘사의 솔로곡이다. 겨울왕국 전체의 핵심이 되는 노래로서 중간마다 정체불명의 오직 엘사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의 멜로디가 흘러 나온다. 고음에서 반복되는 피아노의 아르페지오는 차갑고 얼어붙은 겨울 왕국의 분위기와 같고 신비한 목소리는 엘사를 겨울 왕국으로 부르는 혼령의 목소리 같다. 현악기의 부점리듬으로 고조 되어 곡의 제목이기도 한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 미지의 세계로) 가사에서는 전주의 피아노 음형을 현악기라 받아 행진곡 풍으로 힘차게 진행된다. 전형적인 월트 디즈니 애니매이션이나 헐리우드 가족 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오프닝 넘버이다.

② Show Yourself(보여줘) - Idina Menzel, Evan Rachel Wood

영화에서 화려한 장면들이 가장 많이 연출되는 장면이며 전편인 Let it go에 상응할만한 엘사의 독창곡이다. Show yourself는 겨울왕국2에서 엘사가 자신의 진정한 목적의식을 찾게 되는 순간 부르는 노래다. 캐릭터들의 감정의 동요와 변화를 말로 설명하는 서술이 아닌 음악으로 부르는 게 노래가 가지고 있는 호소력 깊은 힘이다. 그래서 아리아가 오페라의 꽃이며 노래는 가사와 함께 기악의 반주형태, 화성, 악기 등의 변화로 상황과 이야기를 단어가 아닌 추상적인 음의 집합으로 전달한다. 그래서 함축적이다. Show Yourself는 엘사의 독백이 담긴 전반부와는 달리, 곡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이두나 왕비의 '기억의 강' 멜로디가 어우러져 분위기가 반전된다. 기억의 강 모티브의 등장으로 엘사가 결국 '북쪽의 강'으로 향하게 됨을 알 수 있고 이두나 왕비와의 주고 받는 2중창 "어서 오렴 아가야"에 대한 엘사의 "내가 왔죠" 응답 등으로 엘사의 비밀이 이두나 왕비와 밀전한 관계가 있음을 암시한다고 할 수 있다.

③ All is found(기억의 강) -Evan Rachel Wood

'All Is Found'(기억의 강)는 영화 도입부에 등장해 앞으로의 스토리 전개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주곡(Prelude)의 역할을 한다. 기타의 심플한 반주에 맞춰 부르는 노래는 담백하지만 서사적이라 왠지 중세시대의 방랑시인이 앞으로의 극에 대한 이야기 서두를 까는 느낌이다. 2부형식의 All is found의 "What the River konw" 가사 부분에서 현이 가세한다. 반복적인 음형의 지속은 음악에 이동성을 부여해 어딘가로 향하는 느낌을 준다. "바다 저편 북쪽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강"이라는 첫 소절부터 '북쪽에 있는 강'에 엘사와 안나가 찾고자 하는 진실이 숨겨져 있음을 알려주며 엘사의 비밀 능력을 찾기 위해서는 북쪽에 있는 강으로 가야 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④ The Next Rignt Thing(해야 할 일) - Kristen Bell

안나가 부르는 'The Next Rignt Thing'(해야 할 일)은 '겨울왕국' 시리즈의 모든 OST를 통틀어 가장 슬픈 분위기의 곡이다. 도입부부터 울음소리가 담겨 있으며, 안나가 울먹인 목소리로 전반부를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길게 끄는 한 음의 현, 거기에 점점 하나씩 덮여지는 성부들과 현만의 움직임은 싸늘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첼도의 대선율이 기타의 반주에 맞춰 가미되지만 노래는 전체적으로 레치타티보식으로 낭독한다. 선율 위주의 전개보다 캐릭터의 성장 스토리에 맞게 점점 고조되어 절정을 맞이하는 음악적 서사를 가지고 있는데 그건 이 곡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겨울왕국2의 노래들의 특징이다.

⑤ 결론:

겨울왕국2의 노래들은 노래로서 어필하고 어떻게라도 다가가려는 목적이 아니라 음악을 통해 겨울왕국 스토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스토리 텔러 역할을 한다. 히트곡 제조기로서의 대중의 취향에 얽매여 어떻게라도 유행가를 만들려는 목적이 아닌 겨울왕국 전편의 히트에서 과감히 탈피해 뮤지컬 더 나아가 오페라적인 요소의 도입과 내러티브의 충실한 전개, 인물과 그 인물들의 심리와 성격을 묘사하고 받쳐주는 역할에 충실한 극과 연출에 적합화된 완성도가 뛰어난 노래들이다. 전편의 렛 잇 고 같은 공전의 히트곡은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영화를 보고 노래가 떴다기 보다 노래 자체에 이미 익숙해지고 확증편향이 된 상태에서 영화를 본 관객도 많을 터, 겨울왕국2에서는 그런 귀에 익은 메가 히트곡이 없는 상태에서 모든 곡들을 새로 들으니 생소하고 1편과 비교해 새로운 것도 없고 대중적인 면도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 게 일반적인 청자들의 입장이다. 겨울왕국2 OST 역시 대중 상업적인 디즈니의 수천수만 번 울어먹은 진부한 클리셰에 음악적인 면에서 신선하지도 않다. 하지만 대중들은 항상 친근하고 익숙한 데서 오는 즉각적인 반응과 감각적인 자극을 원한다. 막장 드라마의 플롯이 매번 반복된다고 욕하면서도 닳지 않은 샘물처럼 끊임없이 재탕 삼탕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욕하면서 본다. 좀만 거기서 벗어나고 비틀면 외면해 버린다. 결국은 음악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대중의 눈높이에 맞출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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