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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숙 한자교실]

승자와 패자의 처신

2020. 04. 16 by 고정숙 전문기자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막을 내렸다. 투표로 승자(勝者)와 패자(敗者)가 결정된 것이다.

그래서 오늘은 한자에서 승패(勝敗)는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 알아보고, 순자 荀子왕제(王制)편 한 구절을 살펴보기로 한다.

 

 

 

이길 승()은 나 짐(), 힘력()으로 나뉜다.

 

 

 

은 옛날 천자(天子), 즉 임금이 자신을 지칭하는 라는 뜻이다.

왼쪽에 자리 잡은 부수는 배 주()이며, 오른 쪽 윗부분은 여덟팔, 즉 우리나라 팔도(八道)를 이르는 말이고, 그 아래가 하늘을 뜻하는 으로 이뤄졌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속담을 나라를 태평성대로 이끌어 갈 왕[]은 항상 염두(念頭)에 두고 정치에 임해야 한다.

 

 

 

이길 승()의 자형을 살펴보면 임금[]과 힘[]이 합쳐진 모양이다. 즉 국민들의 지지를 [] 얻어야만 승리한다는 뜻이 된다.

 

 

 

 

순자 荀子왕제(王制)편에서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어엎어 버릴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패할 패()는 조개 패(), 칠 복()으로 나뉜다. 한자에서 는 돈이란 뜻으로 쓰인다.

 

 

 

 

여기서 다시 칠 복()의 자형을 자세히 살펴보면 또 우()와 삐침 별(丿)로 나뉜다. ‘는 주먹을 쥔 손 모양이고 은 손에 무언가를 잡고 치다라는 뜻으로 쓰인다.

조개 속에서 자라는 진주가 몽둥이 []로 인해 깨지는 바람에 그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 패할 패이다.

 

 

모든 후보자들이 그렇듯이 선거철만 되면 본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조직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돈도 필요하다.

한자로 풀어본다면 패자(敗者)는 재력의 부족도 한 몫 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공정한 선거와 국민의 투표로 결정된 결과인 만큼, 승자는 의 뜻인 임금[]의 의미를 되살려 항상 국민들이 힘[]을 발휘하면 언제나 배를 뒤집을 수 있다는 위태로움[思危]을 알고 늘 겸손한 자세로 국민 앞에 서야 한다.

또한 패자는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고 승자를 도와 그가 임기를 마치는 동안 최선을 다해 본인의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응원하는 것이야말로 위정자(爲政者)의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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