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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로 시]

[윤한로 시] 바가지 달

2020. 05. 20 by 윤한로 시인

바가지 달
   
윤한로


어쭈,
걸친 것도 헐렁하고
낯도 뉘렇고
시골 내려가서 산다니까
시 많이 썼겠네요
이런 말이 되게 듣기 싫었는데
농사도 쫌 짓겠고
이런 말은 더 듣기 싫구나
희희낙락
, 시는 개도 소도 다 쓴다손
농사는 워낙이
개나 소나 다 짓는 게 아니잖냐
쓰는 듯 쓰지 않는 듯
있는 듯 없는 듯
이들 속에 확
, 썩을라 내려왔단 말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잘 먹고 잘 입고
빌빌 그게
, 언제나
부끄럽단 말이다

 


시작 메모
우아하게 보이려고 지혜를 감추지 마라. 얼마 전 성경 집회서에서 찾아낸 구절이다. 지혜는 단순하고 우직하고 거칠고 무뚝뚝하기까지 한 거로구나. 또한 눈 딱 감고 실천해야 하는 거로구나. 기쁘다. 그런데 도대체 저 우아는, 우아란 뭐하는 작자들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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