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물>
위태로운 나날 언제까지 이어지려나
산맥은 날로 푸르러가는데
물길 막아서는 들멩이들
짱돌부터 바윗덩이까지
평화로운 물길 막아서는구나
가로막는다고 흐르지 못할까
한 편으로 피하고 한 편으론 부딪히면서
터지고 부서진들
바다를 향한 꿈 버릴 수 없다
짱돌이 막아서면 고였다가 넘어가고
바위가 막아서면 옆으로 피해서 가자
졸졸졸 흐른다고 업신여기지 마라
지금은 비록 보잘것없는 물길이지만
머지않아 냇물이 되고 강물이 될 것이니
바다로 가는 먼 길
그저 쉼없이 낮은 곳 더 낮은 곳을 향하여
참고 견디며 흐르면
모든 아픔 넉넉한 바다의 품에 안겨 나으리니
지금 산같은 고통
가슴에 안고 이겨내자
흐느끼며 어금니 꽉 물고 이겨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