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한승마협회는 ‘공주승마’ 논란 그리고 청와대 비선 실세 논란으로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해는 연초부터 삼성가의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어 향후 승마산업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4개사(삼성테크윈·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를 한화에 매각하는 그룹 재편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상에 있는 가운데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기업 재편이 이뤄지며 삼성은 한화와의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그간 후원해 온 대한승마협회를 삼성에 넘기며 이재용 부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대한승마협회 후원은 1월 23일 대의원총회에서 공식 선언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2014년까지만 회장을 하고 떠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선수 역시 한국 선수 최초로 8월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열린 2014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9월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딴 뒤 잠정 은퇴를 선언, 10월부터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대한승마협회는 11월 25일 이영국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상무를 부회장으로 선임했는데 삼성의 회장사 부임 교두보 역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체육계의 한 소식통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삼성의 회장사 부임은 이미 확정된 사안이고 대의원총회에서 공식 선언할 것”이라고 증언하기도 했다.
삼성이 대한승마협회를 맡게 되면 2010년 이후 5년 만이다. 삼성물산 부사장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사장 출신의 안덕기 그룹 고문이 25~28대 회장을 역임했다. 안덕기 전 회장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으로 옹립하려는 수순이 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 삼성은 80년대부터 국제마케팅팀을 통해 국제승마연맹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왔고, 이를 통해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에 입성했다는 평가가 있다. 삼성가가 대한승마협회로 복귀하고 이재용부회장이 IOC위원이 된다면 아버지 이건희 회장에 이어 부자가 나란히 ‘IOC위원’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삼성이 대한승마협회로 복귀해도 정윤회 파동 등으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문제나 협회 내 반개혁 세력을 정리해야 하는 문제 등 부담은 산적해 있다. 이들 세력은 2010년부터 한화가 협회를 ‘접수’해야 한다고 앞장섰으나 협회를 결국 ‘파국’으로 몰아가 후원사 교체라는 결과만 남겼다. 대다수 대의원들 역시 삼성이 반개혁 세력과 단절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은 2006년 갤러리아승마단을 창단, 한화그룹배 전국승마대회 창설 등 현재까지 약 30여 억 원의 승마 발전 기금 지원을 통해 승마 활성화에 기여했다. 2012년부터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현재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가 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작년 5월에는 한화생명 신은철 고문이 아시아승마협회장으로 선임됐다.

삼성가가 대한승마협회에 복귀한다면 말산업은 그야말로 전현직 삼성가가 모두 장악하게 된다. 경마산업을 총괄하는 한국마사회의 경우 삼성물산 사장 출신의 현명관 회장이 삼성식 한국마사회 경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한국마사회는 말산업육성법에 의한 말산업전담기관으로 지정돼 있어 농림축산식품부와는 물론이고 대한승마협회와도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면서 한국의 말산업을 이끌어나가게 된다. 경마산업이든 승마산업이든 내부를 들여다보면 첨예한 갈등구조가 실타래처럼 엉켜있는데 삼성가 전현직이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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