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승마협회는 3월25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새로운 대한승마협회 회장을 선출한다. 새로운 회장 후보로는 박상진(62)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이 단독 입후보하여 삼성가의 협회 회장사가 기정사실화됐다. 대한승마협회는 10일 대한승마협회장 후보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이 단독 출마한다고 공고했다. 박상진 사장은 25일 열리는 대의원총회에서 무난히 당선될 전망이다. 지난해 공주 승마 논란과 청와대 비선 실세 논란 등을 겪으며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대한승마협회가 한화에서 삼성으로 회장 사를 넘기며 정상화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1953년생인 박상진 사장은 1977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글로벌마케팅 상무, 동남아총괄 부사장, 삼성디지털이미징 대표이사 사장,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외적으로는 전자산업협회장도 맡고 있다.

삼성의 승마 사랑은 각별하다. 이건희 회장은 평소 승마를 즐겼고, 삼성의 스포츠마케팅 효시가 승마였으며, 1986년 국내 첫 실업승마단을 창단했다. 1988년에는 당시 국제승마연맹(FEI) 회장이었던 영국의 앤 공주(엘리자베스 2세 여왕 외동딸)를 이건희 회장이 만나면서 승마를 활용한 삼성의 스포츠마케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후 국제승마연맹과 20여 년간 파트너십을 이어가며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고품격 대중 스포츠로 인식되고 있는 승마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국제적으로 삼성의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크게 높였다. 2010년 선수단을 해체했지만 이후에도 승마단을 유지하면서 사회공헌활동으로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었던 삼성이 다시 회장사가 되는 것을 계기로 2020년 올림픽 메달 프로젝트 등 구체적인 승마 발전의 로드맵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승마공주’ 논란 그리고 청와대 비선 실세 논란으로 대한체육회 가운데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대한승마협회는 삼성의 복귀로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삼성그룹은 2013년 말 한화에 4개사(삼성테크윈·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삼성탈레스)를 매각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여전히 병상에 있는 가운데 있는 이재용 부회장 체재로 기업 재편이 이뤄지며 삼성은 한화와의 ‘빅딜’을 추진했다. 이런 가운데 한화는 그간 후원해 온 대한승마협회를 삼성에 넘기며 이재용 부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대한승마협회 후원은 1월 23일 대의원총회에서 공식 선언되었다. 현 대한승마협회 회장인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는 지난해 11월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2014년까지만 회장을 하고 떠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셋째 아들 김동선 선수 역시 한국 선수 최초로 8월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열린 2014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고 9월 열린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은메달을 딴 뒤 잠정 은퇴했다. 10월부터 한화건설 매니저로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삼성은 2010년 이후 5년 만에 대한승마협회를 이끌게 되었다. 삼성물산 부사장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사장 출신의 안덕기 그룹 고문이 25~28대 회장을 역임했다. 안덕기 전 회장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으로 옹립하려는 수순이 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 삼성은 80년대부터 국제마케팅팀을 통해 국제승마연맹 관계자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왔고, 이를 통해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에 입성했었다. 삼성이 복귀해도 정윤회 파동 등으로 분열되어 있는 조직을 추스리거나 협회 내 반개혁 세력을 정리해야 하는 문제 등 부담은 산적해 있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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