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1회를 맞이한 켄터키더비 경마대회가 우리시간으로 5월3일 새벽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시에 있는 처칠다운즈경마장에서 펼쳐졌다. 17만513명의 관중이 운집해 역대 최다 관객 수를 갱신했다. 출전마 중 사전배당 1~3위를 차지한 ‘아메리칸페로아’(American Pharoah)와 ‘도르트문트’(Dortmund), ‘카르페디엠’(Carpe Diem)은 경주 전부터 많은 관심을 모으며 켄터키더비를 향한 열기를 드높였다.

게이트가 열리고 초반 발군의 순발력을 과시하며 ‘파이어링라인’(Firing Line)과 ‘도르트문트’가 앞선을 차지했다. 18번 게이트의 불리함을 안았던 ‘아메리칸페로아’도 강한 탄력을 앞세워 3위권 전개를 펼쳤고 그 뒤를 ‘카르페디엠’ 등이 따라가는 양상이 펼쳐졌다. 결승주로에 들어서며 선두 3두가 마신 차를 벌리며 우승 다툼을 본격화했다. 가장 먼저 ‘도르트문트’가 걸음이 밀리며 3위로 밀렸고 나머지 2두간의 치열한 접전 끝에 근성에서 앞선 ‘아메리칸페로아’가 1마신 차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번 대회의 우승으로 ‘아메리칸페로아’는 5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데뷔전 이후 곧바로 치른 GⅠ 경주에서 우승한 ‘아메리칸페로아’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북미 2세 챔피언에 등극하기도 했다. ‘아메리칸페로아’가 첫 관문을 통과하면서 그동안 켄터키더비에 얽혀있던 징크스 아닌 징크스(2세 챔피언 혹은 사전 인기 1위마는 우승하지 못한다)를 깨뜨렸다.

‘아메리칸페로아’의 부마 ‘파이오니어오브더나일’(Pioneerof the Nile)의 주가는 한층 더 치솟을 예정이다. ‘파이오니어오브더나일’은 올해 ‘태핏’과 함께 비약적인 교배료 상승을 보여준 대표적인 씨수말로 거듭나게 됐다. ‘파이오니어오브더나일’은 현역시절 아들이 제패한 켄터키더비에서 2위에 그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프리크니스스테익스에 도전했으나 11위에 그쳤고 부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파이어니어오브더나일’의 부마는 벨몬트스테익스의 우승마인 ‘엠파이어메이커’(Empire Maker)로 ‘미스터프로스펙터’계로 분류돼 스피드와 근성 양측에서 기대를 가져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밥 베퍼트 조교사는 이번 우승으로 켄터키더비에서만 네 번째 우승을 차지하게 됐으며 지난해 ‘캘리포니아크롬’에 이어 2년 연속 우승의 기쁨도 함께 했다. 에스피노자 기수는 대회 직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메리칸페로아’는 굉장한 잠재력과 능력을 지닌 경주마다.” 라며 “사실 막판까지 ‘파이어링라인’의 탄력이 죽지 않아 우승이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당시의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또 “결승주로 진입구간에서 강하게 추진을 했더니 ‘아메리칸페로아’가 놀라운 근성을 보여주며 결국 ‘파이어링라인’을 넘어서더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아메리칸페로아’의 우승으로 3관경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1978년 3관왕에 오른 ‘어펌드’(Affirmed)가 다시금 부각되고 있다. ‘어펌드’는 맹렬한 기세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리고 37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의 이름을 뒤엎을 경주마가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해마다 수많은 경주마들이 트리플크라운을 향해 도전했고 실패했다. 지난해에는 ‘캘리포니아크롬’이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를 연이어 석권하며 새로운 희망을 기대케 했으나 결국 벨몬트 스테익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4년에는 ‘스마티존스’(Smarty Jones)가 앞선 두 개의 경주를 모두 우승했으나 벨몬트 스테익스에서 고배를 마셨다. 1998년에는 ‘리얼콰이어트’(Real Quiet)가 세 개의 관문에서 각각 1-1-2위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두 번째 관문인 프리크니스 스테익스는 5월16일 볼티모어에 있는 핌림코 경마장에서 열린다. 37년간의 오랜 기다림 끝에 ‘아메리칸페로아’가 3관마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세계 경마인의 관심이 뜨겁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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