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내년부터 내국인 선상 카지노 허용 추진’
해수부 ‘내년부터 내국인 선상 카지노 허용 추진’
내국인 출입 허용시 경마계 매출 하락 가속화 우려

해양수산부가 크루즈산업 활성화의 일환으로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이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국내 합법사행산업계의 지각변동은 물론 경마산업계에 매출 하락이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5월 7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은 ‘크루즈산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이용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내년 상반기에 취항하는 국적 크루즈에 내국인의 선상카지노 출입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국회도 관련법 개정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이용 추진이 알려지자 찬성·반대로 이견이 쏟아지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국내 크루즈 이용객은 지난해 105만명에 달했다. 우리나라에는 국적 크루즈가 없지만, 이용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2013년 기준 전 세계 크루즈관광객이 2,098만명으로 시장규모가 3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해수부는 국적 크루즈가 취항하면 오는 2020년쯤 연간 이용객이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수부는 카지노 입장을 크루즈 선상에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기 때문에 건전한 레저수단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렇기 때문에, 국적 크루즈에 국내 대형 선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더구나 선상카지노의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면 크루즈 모항이 될 인천 부산 제주 등에서도 승선해 카지노를 이용할 수 있게 되므로 접근성이 매우 좋아지게 된다. 결국 국적 크루즈 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전망이다.
유기준 장관은 “크루즈 관광객 1인당 1천달러 정도를 지출하기 때문에 컨테이너 10개를 처리하는 것과 같은 부가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300만명이 이용할 경우 연간 3조원 이상의 경제유발효과가 발생한다. 더구나 내국인의 선상카지노 출입이 허용되면 경제효과는 최소 4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수부의 내국인 선상 카지노 이용 추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해수부는 2013년부터 크루즈와 마리나산업 육성을 부처 핵심 과제로 선정하고, 특히 선상 오픈카지노에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수면 아래 묻어뒀다가 세월호 1주년이 지나고 인양 결정과 함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까지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재빨리 다시 꺼내든 것이다. 게다가 선상 크루즈를 허용한 ‘크루즈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심사 받을 당시 사행성 문제가 제기되자 “내국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겠다”고 약속했다가, 올 2월 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불과 석 달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벌써부터 정부 부처 간 조율에도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승인권을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선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이용 허용은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딱 잘라 밝혔다. 내국인의 카지노 허용은 현행법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가 크루즈 선상 카지노의 내국인 이용을 허용하는 것을 추진하면서 국내 합법사행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부정적 이미지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성장동력을 소진한 채 스포츠토토와 복권, 카지노 등 경쟁 사행사업의 성장에 밀려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경마산업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크루즈 선상카지노는 이용객들이 최소 3일 이상 숙박을 하면서 출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경마 이용객의 유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