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마의 내일을 이끌어갈 차세대 명마를 탄생시키기 위한 교배시즌이 한창이지만, 상당수의 씨수말·씨암말이 말 전염병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교배일정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본부장 주이석, 이하 검역본부)는 5월 12일 ‘말전염성자궁염진단법 개발 연구사업’의 결과로 새로운 유전자진단법(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 qPCR)을 확립했다고 밝히면서, 새로운 유전자 진단법(qPCR)을 적용한 결과 올해 4월 채취된 교배용 말 39두(씨암말 28두, 씨숫말 11두) 중 17두(씨암말 8두, 씨숫말 9두) 시료에서 양성이 확인되었으며, 17두 중 4두에서 말전염성자궁염(CEM, Contagious Equine Metritis)의 원인균(Tayorella equigenitalis)을 분리했다고 발표했다.

‘말전염성자궁염’은 2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말전염성자궁염 세균에 의해 화농성 자궁내막염, 일시적 불임, 드물게는 유산이 나타날 수 있는 마(馬)과 동물의 생식기 질병이다. 이 질병이 발생하는 나라에서는 말 수태율의 저하로 말산업 전체가 큰 피해를 입기 때문에 국내에는 제2종 가축전염병,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는 관리대상 질병으로 지정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국제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균분리 동정법(7~14일 소요)을 이용하여 동 질병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였으나, 새로운 유전자 진단법(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법, qPCR)을 적용할 경우 24시간 내 진단 가능해졌다. 검역본부에서는 새로운 검사방법 확립을 바탕으로 질병 발생 현황을 전국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며, 사육농가 및 관련기관 검사자 등을 대상으로 질병검사 교육 등도 실시할 계획이다. 질병검사는 한국마사회 및 생산자단체의 교배 대상 말에 대해 우선 실시하고, 지자체에 검사기술을 전수하여 전국적으로 조사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질병이 말 번식기에 주로 질병이 전파되는 점을 감안하여 의뢰되는 교배 대상 말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검사를 실시할 계획임을 밝히면서, 동 질병이 말의 교미과정에서 쉽게 전염될 수 있으므로 감염가축과의 접촉을 막을 수 있도록 교미전 검사 등 번식기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농가에 주의를 당부했다.

말전염성자궁염이 발견되면서 한국마사회 제주육성목장은 보유한 씨수말과 교배예정 씨암말에 대해 질병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음성 판성을 받은 말에 한해 교배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검사에 1주일 정도가 소요되고 양성반응 시 치료에 5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교배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태다. 양성반응이 나타난 씨수말과 씨암말에 대해서는 5월9일 `이동제한조치`가 취해지면서 사실상 교배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이 질병은 가축전염병예방법 제19조의 `이동제한을 시키는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민간목장 씨수말의 경우도 해당 전염병 감염이 염려되고 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보유중인 4두의 씨수말에 대해 검사를 실시한 결과 3두가 양성반응을 보여 교배를 중단하고 5월 10일부터 치료에 들어갔다.

검역본부와 한국마사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공조를 통해 말전염병에 대한 검사와 치료에 돌입한 상태지만 교배시즌 종료가 다가오면서 민간농가에서는 검사결과를 기다리지 못하고 교배를 진행하는 경우가 발생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말전염성자궁염은 이전부터 국내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은 진료기술의 미비로 발견을 하지 못한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뒤늦게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가 해외에서 해당 질병검사방법을 습득하고, 검사관련 장비를 완비하면서 검사가 가능해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해당 질병에 대한 검사와 치료가 전국적으로 진행되면 그동안 60%대(2012년 63.5%, 2013년 63.8%)에 그쳤던 경주마 출산율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당국의 조치는 생산농가를 배려한 상당히 유연하게 조치를 취하고 있어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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