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 승마시설 신규 입지 가능 지역.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소장 최귀철)는 올해 초 ‘국내외 말산업 환경 변화에 따른 승마 관련 수요 추정 연구’(A Study on Estimating Horse Riding Demand for Environmental Changes in Horse Industry)를 발표했습니다. 승마산업 현장을 일일이 방문하며 승마 시설의 경영 및 시장 상황을 파악·분석한 뒤 승마 관련 수요를 추정한 현장 중심의 연구 결과입니다. 그 열아홉 번째 순서로 ‘정책 제언’ 가운데 승마시설과 승용마, 전문 인력 및 용품 공급 방안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 기자 말.

승마시설 신규 조성을 위해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수요와 적정 공급 규모, 그리고 자립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회성 체험, 레슨 프로그램, 자마회원, 복합체험 외승 등 다양한 사업 콘텐츠를 고려해야 한다. 또 학생, 여성, 직장인, 선수, 교관, 재활승마대상자 등의 타겟층과 초기 투자비용과 유지비용, 기대 매출액 등을 고려해야 한다.

잠재력 모형을 이용한 승마시설 접근성 분석에서 수도권 지역 가운데 중점 개선 지역 승마시설(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로 나타난 곳이 서울시 북부 지역과 경기도 북서부 지역, 남서부 외곽 지역, 남동부 일부 지역인 바, 이 가운데 서울시 북부 지역과 경기도 북서부 지역 승마시설이 신규 입지로서 적지일 것으로 판단된다.

뚝섬 승마시설이 서울시에 소재하지만 현재 영업활동은 하지 않은 상태다. 승마에 대한 전략적인 홍보차원에서 승마시설 설치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우선 서울시 북부지역 구청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실시해 1∼2개 구에 승마시설 설치 고려한다. 부지 약 100평 규모로 1층에는 원형마장, 2층에는 커피숍과 같은 편의시설을 건립해 승마홍보의 장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한다. 1층 원형마장은 인근 수도권 승마시설의 승용마를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2층 편의시설 운영 수입은 구청의 수입으로 전가되도록 한다. 구청 주부교실 등 문화센터 고객과 인근 유치원, 청소년의 체험학습으로 운영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및 데이터화하고, 사업추진 1년 단위로 성과를 평가해 점차 확산시킨다.

말의 복지와 서비스, 마케팅 측면에서 우수 승마시설 사례를 분석해 신규 설치 시 적용할 필요가 있다. 승마시설의 노하우가 활용될 수 있도록 일종의 2호점을 개설하는 방식 고려한다. 뚝섬승마시설의 경우, 공공의 영역에서 승마를 보급하는 역할로서 말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홍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가 있을 것이다. 향후 공공승마시설 건립 시에는 반드시 거점별 조련센터의 기능을 갖추어야 하며, 민간 승마시설의 경영 안정을 고려한 가운데 신중히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국내에 500개에 가까운 승마시설이 분포하지만 대략 절반 정도만 신고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미신고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승마시설이 많다보니 지자체는 물론 고객, 보험사와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신고의 사유를 철저히 파악해 양성화시킬 수 있는 기준을 만들도록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

미신고 사유 가운데 입지의 적법성 문제가 다수 존재함에 따라 이를 전향적으로 조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현장조사 시 이에 대한 문제가 다수 지적되고 있고(특히 수도권 지역), 전체 승마산업 활성화 측면에서도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바(승마인구 감소, 승마에 대한 이미지 악화), 사업 유형과 미신고 내역을 철저히 파악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 밖에 승마의 안전성 문제가 수요 창출을 진작시키고 고정 회원을 확보해 나가는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므로 시설들을 중심으로 점검하고, 미흡한 부분에 있어서는 금전적인 지원보다는 비용 대비 효용을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가장 현장 친화적인 공급전략일 것이다.

현장에서 원하는 것은 경영체 혼자서 할 수 없는 부분을 말산업육성전담기관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해결해 주는 것이었다. 해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경영체 단독으로 승마 서비스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부터 마케팅의 영역까지 협회가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경영 활동에 따른 리스크를 줄여 주었는데 국내 말산업육성전담기관 또한 이와 유사한 역할을 반드시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승마시설은 일종의 서비스 제공 공간으로서 소비자들이 자주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여 유도할 필요가 있다. 실제 현장조사에서 느꼈던 점은 휴게 공간이나 편의 시설은 마련되어 있지만 소비자로부터 흥미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단순히 머물다 가는 장소로만 기능을 한다는 것이었다. 승마시설이라는 공간이 말을 접하는 최적의 장소고 승마문화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민간의 영역으로만 보지 않고 공공의 영역에서 최적의 서비스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테면 말을 테마로 한 여러 가지 재료(탁자, 의자, 컵, 쟁반, 화장실)들을 구비하는 등 고객들이 지루해하지 않도록 즐길 거리들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림이나 조형물 등 말 관련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독서에 취미 있는 고객을 위해서는 승마 관련 책자들을 비치하며 말이나 승마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영상 자료들을 보유함으로써 승마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여가 활동의 장소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그밖에 인근 지역주민들과 어린이들이 부담 없이 머물다갈 수 있도록 작은 규모의 어린이 도서관 설치 등 공간 배치와 서비스 제공도 생각해 볼 수 있다.

▣ 승용마 유통 구조 혁신해야

승마 활성화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들의 말과 승마에 대한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특히 고객들 입장에서 승용마의 체고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이 크다보니 접근하기 쉽지 않고 자신의 체고에 맞지 않는 말을 타다보니 낙마사고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교관과 경영자 모두가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승용마 수요 추정 결과 중급용보다는 초급용 승용마 수요가 훨씬 많았다는 점에서 또한 향후 학교 체육 활동으로서의 승마 보급을 촉진시키는 차원에서 소형마에 대한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90~100cm 체고부터 122cm 전후, 135cm 전후, 148cm 전후 체고의 소형승용마에 대한 보급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소형 승용마는 구매 가격이 낮고 사양 관리 부담이 적어야 수요를 높일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 사육 환경에 적합한 한라마와 제주마를 포함해 소형마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 특히 한라마(체고 128cm~148cm)의 경우 사양 관리가 우수한 일부 승마시설에서는 여타 승용마보다 관리가 수월하고, 외승에도 적격이어서 경영자와 고객 모두 반응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마 역시 포유기와 이유기 과정에서 적정 순치가 이루어지면 충분히 승용마로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승용마로서의 체계적인 개량 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농진청 축산과학원 난지연구소와 일부 전문생산·육성농가와 연계해 한라마 생산에 대한 정책 방향을 논의할 필요가 있고, 제주마에 대해서도 축산진흥원과의 연계를 통한 우리나라 소형승용마 육성정책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해외 도입 승용마도 가급적 소형종으로 집중화해 생산·육성해야 한다.

한편, 정기회원, 특히 여성회원들로부터 초급 수준 이상의 마장마술 능력을 갖춘 말들이 많이 보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유럽의 경우 여성들이 전체 승마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구보 이상의 실력을 갖춘 기승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점핑은 물론 마장마술이 가능한 승용마들이 많이 보급되고 있는 것에 기인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서도 정기 승마 인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말들이 생산되고 육성·조련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우수 조련사 양성은 승마산업의 질적 성장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해당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성인(여성)의 체고에 적합한 158cm 전후의 승용마도 육성·보급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승용마 생산자들을 위한 사양관리 매뉴얼 개발과 보급이 절실하며, 전문 생산농가들이 생산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관광 아이템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제공도 요구된다. 하싱크(Hassink, 2003)는 네덜란드 지역 농가들의 농업 생산 실태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 대부분의 농가들이 생산과 그 지역 자연 경관과의 융합, 생산과 여가활동과의 융합, 생산과 치유활동과의 융합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특히 농가들이 생산하는 동물들이 장애를 지닌 아동들과의 교감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승마시설 현장조사 시 경영체 대부분이 현재 말산업육성전담기관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주퇴역마(서러브레드)의 승용마로의 유통 구조 혁신을 지적했다. 경영체와 교관들 사이에 경주퇴역마 유통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해당 승용마를 저급한 말로 인식하는 경향이 짙어 앞으로는 승용마로서의 가능성이 있는 말을 철저히 선별 후 순치해 경매를 통해 공급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경주퇴역마를 지정 조련센터에서 순치시킬 경우 마주들로부터 기금을 모아 진행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으며, 조련 후 민간에 공급될 시 반드시 이력(소재지, 소유권 변동)이 표시되어야 하고 폐사나 도축 시에도 철저한 이력 관리가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전문 인력의 수요와 자연적 증가추세를 고려한 전문 인력의 공급을 비교하면, 향후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정책 방향은 현재 승마시설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에 초점을 두고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전문 인력 공급의 양적 확대를 단기간에 서둘러 추진하기 보다는 이미 채용돼 종사하고 있는 전문 인력의 질적 향상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격증이 없는 교관의 수를 파악해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단순히 자격증을 보유한 교관의 숫자만을 파악할 것이 아니라 취득의 애로사항과 승마시설 경영 유형을 철저히 조사·분석해 자격증을 갖출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종사하고 있는 교관들이 결국 자격증 취득 후 현업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인력양성 시 이러한 상황을 적극 고려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적확한 기승술 교육 필요

자격증을 취득한 교관들에 대한 재교육이 원활히 실시될 수 있도록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승마시설 현장조사 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이 레슨 방식과 질적 수준에 있어서 교관과 고객들간에 신뢰가 낮게 형성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으로 초중급에 대한 기승술은 물론 이론에 대한 이해 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승마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요소이기도 하다.

말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교육(말의 생리, 심리 등)이 반드시 실시되어야 하고, 고객 대상 및 수준에 적합한 레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한 재교육이 요구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정된 전문인력양성기관에서 실시되어야 하며, 고급 기승술이나 그에 준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의 민간 영역을 지정하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그 밖에 해외사례에서 볼 수 있었듯이 승마분야가 농어촌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점을 고려,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에 있어서 지역관광서비스 관련 과목들도 추가해 학습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위의 모든 과정들은 향후 실시해야 할 승마시설 인증제와 기승능력인증제를 고려해 추진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안전사고 대처 매뉴얼과 수준별, 대상별 레슨 매뉴얼이 보급돼 전문 인력들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학교 체육활동으로서의 승마 활성화가 향후 국내 승마산업의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판단되는 바, 학생 대상 승마 교육이 현장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관 양성 및 재교육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마구류, 안장, 의복, 장갑, 부츠, 헬멧, 안전조끼 등 국내 승마용품 시장이 승마인구 증가에 따라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질이 높은 용품의 경우 대부분 해외마켓을 통해 유통하는 형편이라 경영체나 소비자의 구입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수요가 증가하면 자연적으로 승마용품 제조 판매업과 같은 연관 산업의 규모도 커지지만, 승마용품의 경우 고객들은 특히나 안전문제에 대해 민감하므로 높은 가격대를 지불하고서라도 구매하려는 경향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따라서 향후 승마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고려한다면, 승마시설과 고객들이 해외 제품에 비해 가격과 품질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국내산 제품들을 구매함으로써 비용적인 측면에서 이득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한편 정부는 체육용구 생산업체의 생산 장려 및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제17조에 따라 생산 장려 품목 지정, 우수체육공구 생산업체 지정, 우수업체에 대한 국민체육진흥기금융자 등의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1월 기준, 생산 장려 품목으로 지정된 체육용구는 모두 586개 품목이며, 우수체육용구 생산업체는 103개 업체다.

승마는 바지, 부츠, 장갑, 헬멧, 장구(안전조끼) 등 5개 품목으로 아직 우수 체육 용구 생산업체로 지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국내 승마용품 관련 생산업체 가운데 가능성 있는 후보군들을 조사해 우수 체육 공구 생산업체로 지정을 유도하고 특히 안장이나 마구류 등의 품목들도 생산 장려 품목으로 지정해 국내 생산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승마시설 운영에 있어 비용 절감은 물론 고객들의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특히 중소 규모의 승마시설의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장기적으로는 해외 수출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관련 산업을 육성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원고 제공 및 연구 책임자= 서명천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
교정·교열= 이용준 기자

▲19-1. 수도권 내 승마시설 신규 입지 가능 지역.
▲19-2. 컨트리승마클럽에서는 말의 복지를 고려해 남향으로 마방 입구를 텄다.
▲19-3. 제주도에서는 우리나라 사육 환경에 적합한 한라마를 타고 마장 밖 숲과 코스를 외승한다.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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