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국내 전문 승용마 생산과 공급 전초 기지 역할을 통해 승마산업 인프라 확충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천시, 9월부터 정식 개장…승용마 생산·공급 전초기지 역할
경주은퇴마·승용마 등 조련 위한 최적 환경·인프라 구축 ‘완료’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공모 사업으로 선정, 국내 최초로 건립된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경북 영천시 임고면 황강리 일대에 조성됐다.

총 사업비 32억 원을 투자, 1만770㎡ 규모로 지어진 거점승용마조련센터에는 조련 시설, 번식센터, 경매장과 100석 규모의 교육장 그리고 2동의 마사가 들어섰다. 7월에 준공, 13일부터 2개월간 시범 운영을 한 뒤 9월부터 정식 개장했다.

시범 운영 기간 동안에는 지대섭 전 서울마주협회 회장과 오상철 제주 트리플크라운 목장주 등이 기증한 ‘라이트시킹’ 등 경주은퇴마 4두와 운주산승마장에 있는 조련 대상 말 등 총 12두를 대상으로 조마·기승·외승 순치 등 실무 조련 기술 습득과 조련 매뉴얼 강평 등을 실시했다. 이를 위해 전문조련가를 센터 수석 교관으로 영입했고, 경주은퇴마 대부분을 조련해 승용마로 활용하는 일본 승마클럽크레인에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영천시의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설계 단계부터 각종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8인의 전문 대학교수를 중심으로 설계심의회를 구성해 설계 공법에 대해 토론하고 검토했다. 말을 타는 것뿐 아니라 말과 사람이 머무르는 시설에 대해서도 안전이 우선이라는 관계자들의 철학이 반영된 것.

그뿐만이 아니다. 여러 악벽이 남아 있는 경주은퇴마, 조련이 필요한 속칭 ‘서 있는’ 승용마 들을 대상으로 하는 센터이기에 이들의 복지와 안녕을 위한 시설 설계도 고려했다. 각 40칸으로 구성된 마방은 큼직했고, 선풍기부터 급여 시스템 등을 잘 구비했다. 특히 2동의 마사 중간 공간을 일명 ‘선샤인 패덕(sunshine paddock)’으로 만들어 자칫 답답할 수 있는 말들이 언제든 패덕으로 나올 수 있도록 배려했다.

대형 조련장 바닥은 바닷모래, 해사를 깔아 먼지 발생을 줄였다. 번식장으로도 활용할 경매장 공간에는 상시 진료가 가능하도록 양 옆에 수의진료실 2곳을 설치했다. 엑스레이와 초음파 진단 등을 할 수 있도록 각종 기자재도 곧 들여올 예정이다. 독일에 특별 주문한 워킹머신도 곧 도착한다.

경북 영천은 예로부터 사과, 복숭아, 포도 등 과수 농가가 잘 되기로 유명해 ‘축복받은 땅’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일조량이 풍부하고 눈비가 적게 오는 등 환경이 좋다는 방증이다. 이런 천혜의 환경 조건은 일정 기간 센터에 머무르며 조련을 받는 말들에게도 크게 작용한다. 덥거나 습하지 않으니 질병 걱정도 덜 수 있고 환경 스트레스에 덜 노출되니 순치와 조련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한정된 예산으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시공해 개장했지만, 운주산승마장과 인접한 센터 입구를 소나무 숲길로 조성하는 일, 경매장 펜스 추가 설치 등이 남았다. 시에서도 예산을 적극 투입하고 있지만, 국내 최초의 거점승용마조련센터로 자리한 만큼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영천 거점승용마조련센터 개장식은 제3회 영천대마기 전국마술대회 첫날인 10월 2일 금요일에 있을 예정이다. 정상 궤도에 진입하면 반경 50km 이내 11개 시·군 농가의 승용마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2019년 완공 예정인 렛츠런파크 영천의 경주은퇴마 등 연간 200두를 전문 승용마로 재생산해 경매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전문 승용마 도입은 제1호 특구인 제주도부터 2·3호 특구로 지정된 경북도와 경기도의 시급 과제다. 지난해 말산업 실태 조사 결과, 당초 예상된 말 두수보다 현저히 적게 나와 ‘탈 말이 없다’는 게 현장의 애로 가운데 하나다. 총 2만5천여 두 가운데 승용마는 9천여 두로 집계됐지만, 대부분이 경주은퇴마인 서러브레드로 1만2천여 두에 달했다.

안전사고를 방지하려면 안전한 전문 승용마 도입과 투명한 경매를 통한 유통 과정이 필수이기에 거점승용마조련센터 개장은 현재 우리 말산업계의 ‘필연 사업’이라는 것. 따라서 승용마의 생산과 공급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할 영천의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승마산업 인프라 확충은 물론 승마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용준 기자

▲승용마센터1 - 영천 거점승용마조련센터는 국내 전문 승용마 생산과 공급 전초 기지 역할을 통해 승마산업 인프라 확충과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승용마센터2-3 - 거점승용마조련센터 뒤에 조성된 마사. 친환경적이고 말의 복지를 고려한 설계로 지어졌다. 특히 마사 사이를 선샤인 패덕’을 조성한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승용마센터4 – 거점승용마조련센터 내 교육 강의실. 100석 규모로 영천시가 운영하는 스타 영천 승마 아카데미 등 각종 행사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승용마센터5 – 번식장으로도 활용될 경매장. 안전한 시공 설계를 바탕으로 한쪽 공간에는 상시 진료가 가능하도록 양 옆에 수의진료실도 설치했다.
▲승용마센터6 – 거점승용마조련센터 내 실내 대형 조련장 바닥은 바닷모래, 해사를 깔아 먼지 발생을 줄였다.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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