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간다 안간다’는 소스경마와 단순한 번호찍기에 의한 마권구입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경마를 그저 도박의 하나로 인식하여 나타나는 풍조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경마는 도박이 아니다. 예를들면 로또나 카지노와는 달리 본인이 철저하게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스경마와 번호찍기가 만연하고 있는 것은 한국경마의 고질적인 모순에서부터 기인하고 있다.

연구하고 공부하지 않는 경마팬은 결국 그로인해 경마의 패배자가 되고 말 것이다. 여기저기 난무하는 소스경마와 단순한 번호찍기에 열중하다보면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에 다름아니라는 것을 모든 경마팬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의존하는 한 로또복권이나 카지노와 경마가 다를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경마를 투쟁의 대상으로 삼게 되고 평정심을 잃게 되는 것이다.

경마는 혈통의 스포츠이며 세계적으로 단일화되어 있는 글로벌 경쟁산업이다. 경마가 인류에게 백해무익한 것이었다면 전세계 1백20여 국가에서 시행하는 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까.

이제는 경마팬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간다 안간다’는 소스 얻기에 혈안이 되고 그저 종합지나 찌라시에 의존하는 베팅습관을 버리지 않으면 절대로 경마에서 승리할 수 없다. 한국의 경마시행제도는 아직도 곳곳에서 일제시대의 잔재를 그대로 답습하는 요소가 많이 있다. 마주제경마가 시행된 이후에도 겉모양만 선진화의 틀을 만들었을 뿐 속 내용은 한국마사회가 모든 경주마를 소유하고 경마를 시행하던 시행체마주제 시절의 통제와 규제 비경쟁적 요소들이 만연하고 있다. 각종 제도와 규정을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모든 정책과 제도가 선진화되면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만연해 있는 경마팬들의 의식도 선진화될 것이다. 모든 레이스가 의혹 한점 없이 공정하게 펼쳐져야 하며 레이스를 분석하는 경마팬이나 예상전문가들도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정당화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우리나라의 많은 경마예상가들은 자신의 판단대로 레이스가 펼쳐지지 않으면 기수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핑계를 댄다. 그리고 이러한 핑계는 경마팬들에게 확대 재생산되어 한국경마의 부정적인 편견을 확산하는 쪽으로 작용한다. 결국 경마팬은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의 후진 경마문화를 탈피하려면 경마팬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교육 또한 중요하다. 경마팬들에 대한 교육은 전국의 모든 지점으로 확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형식적인 내용이 아니라 경마팬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강사진을 구성하고 내용도 알차게 전달해야 한다.

현재 부산경마공원에서 시행중인 가이드제라든지 서울경마공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초보경마교실이나 시청각교육실에서 진행하는 전문가강좌는 매우 좋은 제도이다. 그러나 문제는 경마팬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킬 것인가이다. 단순히 마권을 구입하는 요령만 가르쳐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마가 시행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초보자들에게 상세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망아지로 태어나서 한 마리의 경주마가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스며들어 있는지를 자세하게 알려주어 경마에 대한 애정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경마가 경륜이나 경정과는 무엇이 다르며 로또복권이나 카지노, 스포츠토토, 게임물 등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 지를 친절하게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소스경마와 번호찍기에 만연해 있는 후진 경마문화를 선진화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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