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즐리 조교사
인력 관련 ‘일부 추진’ vs 경마제도 ‘반발 예상’
조교사협회·관리사노조 집행부, 외국인 조교사·트랙라이더 도입 합의

한국마사회의 2단계 경마혁신방안이 이미 일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마사회와 유관단체 간 불협화음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마사회는 외국인 조교사 도입 및 트랙라이더 도입과 관련해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회장 김점오)와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동조합(위원장 박봉철)과 협의를 마치고, 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을 희망하는 외국인 조교사 4명에 대한 전화면접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 면접 결과 말레이시아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호주 출신이 1순위로 정해졌으며, 해당 조교사는 11월 중 서울경마공원을 방문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서울조교사협회는 외국인 트랙라이더 5명을 내년부터 협회 소속으로 선발해 운영하는 것으로 잠정 협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당초 마사회가 트랙라이더 도입과 관련해 1년간 임금을 제공한다는 방안이었지만, 조교사협회에서 고용주체가 되어서 운영하는 것으로 마사회와 조교사협회, 마필관리사노조 협의 결과 결정이 되었다.

한국마사회는 당초 지난 3월부터 1단계 경마혁신 방안과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2단계 경마혁신방안을 유관단체와 협의를 진행했다. 당시 마사회는 4월 중순까지 2단계 혁신과제 추진안에 대한 의견 수렴 및 실무협의를 거친 이후, 5월말까지 과제별 추진방안 협의 및 조정을 가진 후 2단계 경마혁신 과제별 세부 추진방안을 7월중 최종 확정·적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담당부서가 서울지역본부로 이관되면서, 협의 진척이 순연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마사회의 2단계 경마혁신방안의 주된 내용은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경마제도 표준화’, ‘서울경마장 경쟁력 강화’ 등이다.

이 부분은 마사회가 3월 16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에게 업무보고를 통해 제시한 것에 뚜렷이 나타나 있다. 마사회는 당시 한국경마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5년에 1차 혁신과제 안정화 및 2차 혁신과체를 원활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밝힌 경마인력 전문성 강화 부문에는 외국인 조교사·기수 확대, 면허기준 강화 등이 포함된다. 경마제도 표준화(일원화) 부문에는 서울·부경 마주 통합, 순위상금 배분율 상향 등이 있다. 그리고 서울경마장 경쟁력 강화 부문에는 외국인 조교전문가 도입, 상금 지급방식 개선 등이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서울조교사협회와 마필관리사노조, 서울기수협회 등은 큰 틀에서 협의를 통해 2단계 경마혁신방안의 조정을 마친 상태다.

조교사협회와 관련해선 내년 외국인 조교사 도입으로 55개 마방이 운영되고(6개월 한시), 외국인 조교사 도입 시 전담 조교인력(트랙라이더) 1명 개별 고용(1년 한시)을 하는 것으로 협의되었고, 기회 균등을 위해 내국인 조교사 1명 선발을 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2017년 5명을 추가로 선발한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서울조교사협회와 마필관리사노조는 트랙라이더 도입 건에 대해서 내년 5명의 외국인 트랙라이더를 선발하는 대신 조교사협회가 고용주체가 되어 마방별 형평성 보장을 위해 산재 대체요원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기본으로 정확한 업무 내용은 추후 결정하기로 한 상태다.

관리사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외국인 조교사와 트랙라이더 도입 건과 관련해 생존권을 빼앗긴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심혈을 기울인 뒤 합의를 도출한 것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조교사협회와 관리사노조 집행부의 마사회와 합의점 도출은 적지 않은 조교사와 관리사 내부에서 집행부의 협의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마주협회에서도 2단계 경마혁신방안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10월 중순경 서울마주협회에 ‘경마제도 개선 사항 및 필요성’이라는 문서를 전달했다. 내용은 ▲ 서울-부경 오픈경주 시행규모 확대 ▲외산마 도입 자율화 ▲경마상금의 매출액 증감 연동 ▲산지통합경주 확대 ▲서울-부경 마주간 경주마 거래 및 교차위탁 허용 ▲외국인 마주 개방 확대 ▲순위상금 배분율 상향 ▲경마상금 지급방식 개선 등이다.

마사회가 서울마주협회에 제시한 서울-부경 간 오픈경주 시행규모 확대를 보면, 내년 3개 경주, 2017년 8개 경주, 2018년 7개 경주, 2019년 10개 경주를 각각 늘린다는 계획이다. 마사회는 경마상품성 개선, 경마제도 선진화, 서울제도 변화 유도를 위해 오픈 경주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외산마 도입 상한제를 내년부터 폐지할 계획이다. 올해 수말과 거세마에 대해 5만불로 도입 상한가 제한을 두던 것을 내년부터는 완전히 폐지하고, 출전경험마의 도입도 암말은 2019년 수말과 거세마는 2021년부터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경마상금도 내년부터 매출액 증감을 연동하게 된다. 마사회는 현재 제반 여건상 경마상금의 매출액 연동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초과 입사마 및 운영두수 초과마에 대한 상금 반영은 불합리하다고 밝혔다.

서울-부경 마주간 경주마 거래 및 교차위탁이 허용되게 된다. 마사회는 내년 20%까지, 17년 30%까지 교차위탁을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영천 개장시 교차위탁이 전면 허용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외국인 마주도 대폭 늘어나게 된다. 올해 10명까지 허용키로 한 외국인 마주는 2016년 20명, 2017년 25명, 2018년 30명, 2019년 40명까지 허용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과 부경의 경마제도 일원화를 위해 서울경마장의 순위상금 배분율을 2개년 간에 걸쳐 부경 수준으로 상향하게 된다.

서울마주협회 관계자는 “마사회가 경마혁신방안을 추진하면서 일정기간이 지난 뒤 평가를 해본 뒤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사안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안을 보냈다”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마사회가 경마상금 연구용역 발표회를 가지면서 당시 연구용역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고 현실에 맞는 적절한 대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고는 결국 자신들이 원하는 연구용역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려 한다”고 불만을 표출해, 마사회의 경마혁신방안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기수협회의 경우는 큰 이견은 없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만 서울-부경 기수간 교차 기승에 대한 방안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한국 경마계는 경마혁신방안을 둘러싸고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마사회는 매출과 입장인원 감소, 그리고 사회적 여건 악화를 탈피하고자 한국경마의 국제화와 선진화를 추진하고자 대대적인 경마혁신을 주창했다.

당시 가장 큰 쟁점은 바로 산지통합 경주시행이었다. 하지만 유관단체들은 산지통합 경주시행으로 인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산마에 대한 수요 감소가 명약관화하며 이는 생산 위축으로 이어져 생산농가의 몰락을 야기할 것이라 주장한다. 때문에 국산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준비 시간 확보를 위해 시행시기를 늦춰야 하며, 열악한 국내 생산농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마사회의 지원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말한다.

마사회는 산지통합 경주시행에 따른 보완대책으로 ▲국산마 상금을 현행규모로 유지 ▲국산마 경마대회 수 유지와 국산마가 혼합경마대회에서 입상할 경우 인센티브 지급 ▲외산마 도입 계획두수를 축소와 입사 TO제 시행 ▲외국인 마주의 국산마 구매 의무화를 통해 국산마 활용두수 증가 등으로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한국마사회의 경마혁신방안 추진은 당초 우려만큼의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지통합경주와 레이팅 시행 이후 빠르게 적응되는 모습을 보였다. 2개군에 국한된 산지통합이었지만 외산마의 절대적인 우위도 없었으며, 오히려 국산마의 선전이 눈에 띄기도 했다. 또한 레이팅으로 인한 혼란도 그리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 2단계 경마혁신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마무리 되지 않고 있다. 서울조교사협회, 기수협회, 마필관리사노조 등과 일정부분 합의점을 도출한 상태지만, 구체적인 부분까지는 추가적인 논의가 펼쳐져야 한다. 또한 서울마주협회가 마사회가 제시한 2단계 경마혁신방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어 2단계 경마혁신방안의 최종 합의까지는 먼 길을 돌아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좋은 경마혁신방안은 모든 한국 경마관계자들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일 것이다. 한국경마는 2016년 3월 파트Ⅱ 진입 여부를 최종 심사받게 된다. 2016년 세계경마국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한국경마로 쏠릴 수밖에 없다.

일부에선 아직 한국경마가 파트Ⅱ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경마에 필요한 것은 경마발전을 위한 구심점과 방향을 찾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파트Ⅱ 승격은 세계 선진 경마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징검다리가 될 전망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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