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승마계에게 가장 ‘복된 소식’은 내년부터 전국소년체전에 승마 경기가 시범도 아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것. 이로써 유소년 승마 발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1. 승마대회 축제화…지역축제로 성공 가능성 보여
올해 승마대회의 키워드는 ‘축제화’, ‘지역화’ 그리고 ‘유소년’이었다. 협회와 연합회 중심의 기존 승마대회는 관중 없는 반쪽짜리 대회에 그쳐 승마 저변 확대라는 테제를 역주행한 아쉬움을 늘 남겼다.
이런 인식을 불식하고자 했던 첫 시도는 2014년 처음 열린 민간 주도의 말 축제, 제1회 코리아승마페스티벌이었다. (사)한국승마인(KE, 대표 박윤경)이 주최하는 코리아승마페스티벌은 올해로 2회째를 맞아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일산호수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주최 측 추산 1만여 명이 방문해 승마 대중화와 저변 확대란 화두에 반향을 제시했고, 우리 말 축제의 수준이 진일보했음을 보여줬다.
2009년부터 한라마협회(회장 김상필)가 매년 개최한 ‘제주국제지구력대회’ 역시 올해는 승마페스티벌로 진화했다. ‘도전과 혁신, 제주 말산업’이라는 주제로 10월 8일부터 9일까지 열린 제주국제지구력승마페스티벌은 지구력대회 외에도 한라마 경매, 유소년 초청 승마대회, 사생 대회 등 각종 행사를 준비해 말의 고장 제주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했다.
지자체와 협회가 함께한 대회도 인상적이었다. 제3회 영천 대마(大馬)기 전국종합마술대회가 10월 2일부터 4일까지 경북 영천시 운주산승마장에서 개최됐다. 경기도는 제3회 경기도지사배 승마대회를 11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했다. 구미시는 학생승마협회(회장 최병욱)와 손잡고 구미승마장에서 제45회 전국학생승마선수권대회 겸 유소년 승마대회를 ‘천고마비 2015 구미시 가을축제’로 승화했다. 과천시는 지난해까지 거리극 축제로 열렸던 축제에 말을 접목, 시민과 소통하는 ‘과천누리마축제’를 9월 개막했다.
이외에도 서귀포시승마연합회의 ‘2015 전국오픈레이싱선수권대회’, 대명홀딩스의 제1회 메이온어호스(May on a Horse) 축제, 2015 임자해변말축제도 열렸다. (사)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가 주관한 ‘2015 렛츠런 승용마 경매’도 국내 최초 승용마 경매이자 전문 세미나 개최 등 페스티벌로 열려 주목받았다.



2. 유소년이 달린다…한국 승마 미래 밝다!
유소년 승마는 대회뿐 아니라 우리 승마계의 핵심 키워드다. 토요스포츠데이, 유소년 승마단 창설, 찾아가는 승마교실, 엄마아빠승마교실 등 정부와 한국마사회 그리고 승마산업계는 승마 미래의 동력인 ‘유소년’ 승마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대회를 개최했다.
한국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는 지난해부터 유소년 승마 활성화를 위해 트랙·권승 경기 도입 및 승마단 창단에 집중했다. 당시 부회장 겸 말산업육성본부장이었던 이상영 전(前) 부회장과 최귀철 전(前) 말산업진흥처장은 유소년 승마 발전 동력을 찾기 위해 현장을 누볐고,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대대적 기획을 하게 된 것. 그리고 그 결과는 5월 5일, ‘2015 즐거움이 달리는 어린이 승마 축제’로 빛났다.
렛츠런파크 서울의 경주로도 개방할 만큼 축제를 위한 사전 기획이 철저했고 운영의 묘도 돋보인 축제였다. 운영 직원들, 부스 참가 업체 관계자들 모두 친절 하나로 똘똘 뭉쳐 관객들을 환대했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상설 이벤트, 축하 무대를 통해 렛츠런파크 서울이 일반 놀이동산만큼 재밌고 짜릿한 문화 공간으로 손색이 없음을 증명한 시간이기도 했다.
전국 유소년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회이자 축제로 마련된 전국유소년승마한마당축제도 10월 31일과 11월 1일 양일간 주니어 승마의 명문, 미리내승마클럽에서 열렸다. 승마연합회가 주관한 유소년 대회가 특정 승마클럽에서 열리는 건 국내 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제1회 유소년승마클럽 대항전이 12월 19일과 20일 한국마사회 승마경기장에서 5개 종목으로 나뉘어 열렸다. 참가한 유소년 선수들 모두 고른 성적을 기록하며 유소년 승마의 춘추전국시대를 알린 대회였다.
올해 승마계에게 가장 ‘복된 소식’은 내년부터 전국소년체전에 승마 경기가 시범도 아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것. 이로써 유소년 승마 발전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학교체육으로서의 승마 운동 도입이 촉진됨은 물론 향후 승마인구 증가, 국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3. 대한승마협회, 삼성가로 재개편…세계화 ‘시동’
2014년부터 공주 승마 논란 그리고 청와대 비선 실세 등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던 대한승마협회가 올해 한화에서 삼성가로 전격 개편됐다. 1월 30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이영국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상무를 실무부회장으로 선임한 협회는 2월 8일 한화생명 대표이사인 차남규 회장이 사의를 수락했다.
3월 25일 열린 보궐선거에서 단독 입후보한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사장이 만장일치로 선출되며 삼성가의 협회 회장사 결정이 기정 사실화됐다. 박상진 신임 협회장은 “우리나라 승마 발전과 위상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승마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공정한 절차 준수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한 10월 12일 열린 제28회 아시아승마협회 정기 총회에서 박상진 회장은 아시아승마협회장으로도 선출돼 4년간 33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아시아승마협회를 이끌게 됐다.
삼성의 승마 사랑은 각별하다. 삼성의 스포츠마케팅 효시가 승마였으며, 1986년 국내 첫 실업승마단을 창단했다. 1995년부터 2010년까지 회장사를 맡았고 삼성물산 부사장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사장 출신의 안덕기 그룹 고문이 25~28대 회장을 역임했다. 안덕기 전 회장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옹립하려는 수순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실제 삼성은 80년대부터 국제마케팅팀을 통해 국제승마연맹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 왔고, 이를 통해 이건희 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에 입성한 바 있다.
삼성의 협회 ‘컴백’은 승마 발전의 초석이 될 꿈나무 발굴 육성, 지도자 양성 시스템 구축, 국제적 기준에 적합한 심판진 양성 등 투자를 통해 ‘2020년 도쿄 올림픽 메달 프로젝트’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승마의 세계화도 얼마 남지 않았다.


4. 대한체육회·국민생활체육회 ‘통합’…승마계 내홍 조짐
정부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의 균형적 성장 및 외연 확장을 위해 오랜 기간 체육계 내에서 논의된 사항이다.
3월 27일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됐고 통합준비위원회(위원장 안양옥)를 구성했다. 통준위는 지속적으로 회의를 열고 명칭과 규정 가입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11월 30일 제10차 회의에서는 통합체육회 명칭을 ‘대한체육회’로 하기로 의결했다. 통준위는 또 시·도체육회 규정과 가입·탈퇴 규정도 논의했다. 첫 통합 시·도체육회장은 해당 지역 시·도지사가 맡고 이후는 시·도지사가 대의원총회에서 추대되거나 있거나 회장선출기구의 선출로 정해질 수 있다.
통합체육회는 내년 2월에 정관 등 전체 규정을 마련하고 3월 27일 이전에 출범한다. 종목별 체육단체와 시도체육회 통합은 3월 내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통합을 계기로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으로 우수 선수 발굴·육성 기반이 한층 강화되고, 생활체육의 활성화로 체육 분야 일자리 창출이 늘어나는 등 스포츠 선순환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대한승마협회와 국민생활체육 전국승마연합회의 통합, 각 시도승마협회와 연합회의 통합을 앞두고 알력 다툼이 심한 승마계는 각 시도 지부협회장(대의원) 선출 문제로 또 한 번 내홍을 겪을 조짐이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다.



5. 한국 마장마술,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 자력 입성
한국 승마는 유독 올림픽과 인연이 없다.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승마 종목에서 6개 금메달 가운데 4개를 획득, 효자 종목 노릇을 톡톡히 했지만 올림픽에는 1988년 서울, 2008년 베이징 단 2회의 출전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한국 승마 마장마술이 내년 8월 브라질에서 열릴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자력 입성했다. 한화갤러리아승마단의 김동선 선수는 9월 12일 열린 ‘독일 펄 올림픽 국제 선발전 그랑프리(공식대회명: CDI2*Perl Germany)’에 출전해 아시아·오세아니아 대륙 선수들이 포함된 G조 개인전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자력 출전권을 획득한 것. 또한 김동선 선수는 G조 외에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등 전통적인 승마 강국 선수들 총 35명 중 8위를 기록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승마선수로 인정받았다. 한국승마 마장마술 선수 중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파이널 등 국제승마대회에서 가장 수준이 높은 3개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역대 승마 마장마술 선수를 통틀어 김동선 선수가 유일하다. 김 선수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승마의 위상을 알리고,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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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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