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3월 22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경매장에서 2016년 3월 국내산마 경매를 실시했다. 경매를 앞두고 흥행여부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다. 지속적인 국산마 경매시장의 위축과 경쟁력 저하라는 악재 속에서, 지난해 1세마 시장 미진과 교차위탁 실시로 인한 수요 증가 등 호재가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도 쉽게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었다.

경매 당일 현장 분위기는 마주 97명 일반인 2명이 구매신청을 해 경주마 생산 농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어느 해보다 많아진 구매신청자 때문에 경매가 흥행할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지난해 60%를 넘어선 경매시장 흥행의 주역인 외국인 마주도 7명이나 경매에 참여해 분위기가 뜨거웠다.

구매신청자 외에도 서울·부경·제주지역본부장을 비롯하여 다수의 마사회임직원이 경매현장을 찾았고, 경마유관단체관계자들을 포함 200여명에 이르는 인원이 운집했다.

오영복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장은 최근 지역경제가 지속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말 생산 분야 역시 한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2세마 첫 경매를 맞아 구매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경매 참여로 국산마 경매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 올해부터 변경된 규정은 구매자와 생산자 모두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해주길 부탁한다. 이번 경매에서 구매자와 생산자 모두가 봄기운 만큼이나 큰 행운을 듬뿍 안기를 기대한다고 분위기를 돋웠다. 이어서 지난해 국산마 경매에서 최고가를 구매한 이종훈 마주와 고양진 생산자, 그리고 지난해 국산마 최다 입사를 기록한 배대선 조교사·백광열 조교사에 대한 감사장 수여도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하지만 경매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경매 현장은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구매자들의 관심을 모은 상장마들이 다수 경매 후반부에 포진하고 있던 것이 초반 부진의 이유로 거론되었다. 그러나 최종 호가와 예시가가 큰 차이를 보이며 유찰되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구매자들의 의욕도 급격히 저하되는 양상을 보였다.

결국 5시간에 걸친 3월 국산마 경매 결과 123두의 상장마 중 50두(외국인마주 6두, 일반인 2두 포함)가 낙찰되면서 낙찰률 40.6%, 평균 낙찰가 4954만 원, 최고가 1억5300만 원을 기록했다. 3월 경매의 총 낙찰가는 24억 7730만 원이었다. 최고가를 기록한 말은 ‘퀸즈블레이드’, ‘절호찬스’, ‘미래천사’ 등을 배출한 바 있는 ‘하버링’자마(부마 ‘래칸터)’이다. 3월 경매 최고낙찰가의 부마가 된 ‘래칸터’(챌린저팜 소속)는 올해 첫 자마가 경주로에 데뷔하게 될 신예 씨수말이다. 명마로 널리 알려진 ‘에이피인디’의 자마로 미국에서 스테이크스(Private Terms) 우승기록을 가지고 있다. 경매를 앞두고 관심을 이끌었던 ‘플레티넘와일드캣’자마(부마 ‘비카’)는 본 경매에서 호가가 5000만 원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지만 재상장에서 1억2000만 원으로 체면치레를 했다. 하지만 또다른 관심마로 떠올랐던 ‘허리케인해벅’자마(부마 ‘메니피’)는 결국 유찰돼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열린 올해 첫 국내산마 경매가 최근 4년간 3월 경매 최저의 낙찰율을 기록했다. 상장두수는 123두로 최근 4년간 가장 많은 상장두수를 보였지만, 낙찰률과 최고가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예상외로 낙찰률이 저조하자 경주마생산농민들의 한숨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현역 세계 최고마로 일컬어지는 ‘캘리포니아크롬’과 알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국산마 ‘석세스스토리’ 때문에 한껏 고무되어 있던 농민들의 뜨거운 마음이 한순간에 싸늘하게 식어버리고 말았다. 소 등 다른 가축을 키우다가 FTA 등으로 어렴움이 밀어닥치자 경주마생산으로 전환한 농가들의 근심은 더욱 컸다. 말산업 육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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