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 3월 26일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 있는 메이단 경마장에서는 세계 최대의 ‘두바이월드컵 경마대회’가 열렸다. 전체 상금이 2천7백50만 달러(우리 돈 약 300억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경마대회다. 두바이카일라클래식을 시작으로 총 9개의 경마대회가 약 6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올해로 20주기를 맞이해 다양한 이벤트로 방문객들을 맞이했다. 축하공연에는 팝의 디바 자넷 잭슨이 나서 열기를 불러일으키며 축제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이자 총상금 1천만 달러(우리 돈 약 115억원)가 걸린 두바이월드컵 클래식에서 ‘캘리포니아크롬’(California Chrome)이 여유로운 걸음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총 12두가 참가한 이번 대회에는 내로라하는 경마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낸 건각들이 총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특히 2014년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며 북미 삼관대회의 부흥을 이끈 ‘캘리포니아크롬’은 2015년에 이어 또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두바이월드컵 직전 메이단경마장에서 치렀던 2월 25일의 경주에서는 한국의 ‘석세스스토리’도 함께 출전해 위력을 실감한 바 있다. ‘석세스스토리’는 3위를 차지해 국위를 선양했다.

게이트가 열리고 예상대로 강한 앞선 경합이 이루어졌다. ‘캘리포니아크롬’은 선두권 최 외곽에 자리한 채 경주를 이어갔다. 좀처럼 내측 진로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 ‘캘리포니아크롬’은 코너를 크게 돌며 거리적 손해를 감수해야 했으나 결승선을 400m 앞둔 지점부터 한수 위의 기량으로 단독 선두로 나섰다. 몇 번의 채찍 추진에 탄력을 붙인 ‘캘리포니아크롬’은 막판에는 고삐추진만으로도 압도적인 걸음을 과시하며 3¾마신 차 낙승을 거뒀다. 경주기록은 2분 1초 83을 기록했다. 2위는 지난해 UAE 더비 우승마 ‘뭅타히즈’(Mubtaahij)가, 3위는 산 안토니오 핸디캡 우승마 ‘호퍼튜니티’(Hoppertunity)가 차지했다. 특히 ‘호퍼튜니티’는 한국에 도입된 씨수말 ‘에니기븐세터데이’(Any Given Saturday) 자마로 국내 민간목장에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호퍼튜니티’의 선전으로 ‘에니기븐세터데이’는 ‘자이언츠코즈웨이’를 누르고 북미리딩사이어 7위에 안착하게 됐다.

우승상금 6백만 달러를 획득한 ‘캘리포니아크롬’은 북미 역사의 한 획을 새로 쓰게 됐다. 역대 북미 최다 수득상금을 보유한 경주마는 10,501,800달러의 ‘컬린’이었다. 하지만 이번 두바이월드컵의 우승으로 ‘캘리포니아크롬’은 총 수득상금 12,532,650 달러를 기록해 ‘컬린’을 넘어선 북미 최고 부자馬에 등극하게 됐다.

이번 두바이월드컵 경마대회 시리즈에서 가장 빛을 본 국가는 일본이었다. 그동안 수많은 국제대회에 출사표를 던졌던 일본이었으나 이번처럼 고른 선전을 펼친 경우는 드물었다. 축포의 시작은 4경주였던 UAE더비부터였다. 우승마에게는 켄터키더비 출전권이 자동적으로 주어져 수많은 3세마들이 노리는 이 대회에서 일본 대표 ‘라니’(Lani)가 당당히 우승을 따냈다. 출전마 7두 중 3두가 일본마, 혹은 훈련마라는 점에서부터 일본의 선전은 어느 정도 기대되었다. 총상금 6백만 달러가 걸린 두바이터프에서도 일본마 ‘리얼스틸’(Real Steel)이 우승했다. 호주 멜번컵의 위상이 과거보다 떨어지며 두바이터프의 입지가 점차 올라오는 상황에서 ‘리얼스틸’의 우승은 향후 세계 경마의 판도를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총상금 6백만 달러가 걸린 두바이시마클래식에서는 2015 킹 조지VI & 퀸 엘리자베스 스테익스 우승마인 ‘포스트폰드’(Postponed)와 2015 일본 삼관대회의 2관마 ‘듀라멘테’(Duramente)간의 치열한 접전이 화제가 됐다. 결국 한 수 위 기량의 ‘포스트폰드’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비록 우승을 놓쳤으나 ‘듀라멘테’의 막판 질주 역시 인상적이었다.

대한민국 경주마들도 국제무대에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육성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과제다. 영세농가들의 경우 연합체를 이뤄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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