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와 경마산업 관련 단체장들이 최근 검찰에서 진행 중인 경마 비위 및 부정 관련 수사와 관련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합동 자정결의 대회를 열었다. 한국마사회와 경마산업 단체들은 5월 4일, 렛츠런파크 서울 본관 대회의실에서 ‘범 경마인 자정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자정결의대회는 공정하고 투명한 경마를 통해 고객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경마문화를 창출하고자 시행되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을 비롯하여 상생사업본부장, 마케팅본부장, 경마본부장, 공정본부장, 서울지역본부장, 부산지역본부 경마처장, 제주지역본부장, 공정본부처장 등 한국마사회 간부는 물론, 서울마주협회, 부경마주협회, 제주마주협회, 서울조교사협회, 부경조교사협회, 제주조교사협회, 한국경마기수협회(서울, 부경, 제주지부),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한국경마전문지협회 등 경마산업 관련 단체대표자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경마비위 척결을 위한 자정결의서를 낭독하고, 현명관 회장과 경마유관단체대표들이 결의문에 서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정결의서 낭독에 앞서 현명관 회장은 공정경마 부분에 있어서 선진경마국과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행사는 공정경마를 해서 파트Ⅰ이 되기 위한 자정결의를 다짐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관련 단체에 공정경마 실현 당부를 하기에 앞서 과거와 다른 각오로 공정경마에 대해 임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또한 한국마사회 회장 부임 후 공정경마를 위해 공정본부를 만들고 공정요원으로 전문가를 초빙하고, 공정성을 위해 유관기관인 검찰과 경찰 등과 적극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과거에 비해 많이 체계가 정비되고 공정경마를 위한 제도와 능력이 강화됐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오늘을 기점으로 한 단계 높은 공정경마를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각오와 결의를 하자. 그래야만 우리가 살고, 우리나라 경마가 산다고 주장했다.

한국마사회와 경마산업 관련단체들이 함께 한 자정결의대회는 과거 2010년 제주경마공원에서 시작된 경마비위로부터 파생돼, 불법사설경마와 조직폭력배 연관, 마주·조교사·기수 등 경마관계자들의 경마비위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경마부정 관련 수사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지난 주 갑작스럽게 마련된 것이다.

한국마사회와 경마유관단체가 자정결의대회를 가졌지만 현재 진행중인 서울중앙지검의 경마부정 수사관련 한파의 강도를 낮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에서는 벌써 수개월째 경마부정 관련 강도 높은 수사를 지속하고 있으며 대리·차명마주 관련 문제로까지 수사가 확대되고 있어 가뜩이나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경마산업에 심대한 타격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중에는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산경남, 제주에서 ‘범경마인 자정결의대회’도 개최될 계획이다.

자정결의 대회를 한다고 해서 공정경마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각종 규제와 통제로 짜여 있는 한국마사회법과 그에 따른 시행령과 시행규칙 등을 영국이나 프랑스 미국 호주 등 선진경마국 수준으로 바꾸지 않으면 공정경마 실현은 요원하다. 선진경마국에서는 하등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이 한국에서는 범법행위가 된다. 가령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조교사(감독)들도 자유롭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한국마사회법 위반이다. 선진경마국에서는 기수나 조교사가 경주 시작 전 서로 자기가 관리하거나 기승하는 경주마에 베팅하라고 자연스럽게 선전을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이런 행위는 범법행위가 되고 만다. 기수나 조교사가 얘기하는 대로 경주결과가 나온다면 그건 경마가 아니다. 경마는 100여가지가 넘는 요인을 분석하고 추리하여 우승마를 찾아내는 스포츠다. 선진국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것들을 범법행위로 묶어놓고 경마를 시행하는 한 한국경마는 부정의 늪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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