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과도한 규제가 강도를 더해가자 이에 대응하는 단체와 시민들의 활동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박지성 선수의 전자카드 도입반대 성명으로 촉발된 체육계의 반발은 물론이고 제주마필산업규제철폐비상대책위원회의 투쟁이 강도가 높아지고 있고 강원도의 4개 시군과 지방자치단체들도 사감위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인터넷 포털 다음(http://cafe.daum.net/antisakam)에 개설된 ‘사감위 규제 반대 범시민연대’이다. 7월2일 개설된 이 카페에는 7월9일 현재 12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여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카페지기 ‘베팅주권’은 “나는 당신이 도박에 빠지는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누군가 당신의 베팅을 억압한다면 난 당신의 편에 서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여름 우리나라는 ‘바다이야기’라는 사행성 게임물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해 큰 혼란을 경험한 바 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일부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이 야합하여 소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을 제정하고 이 법에 의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다이야기’ 때문에 생긴 사감위가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행성게임물 등 불법 사행산업 규제는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성격이 전혀 다른 사행산업들을 모두 한데 묶어 규제하고 있다. 각 개별법으로 통제와 규제가 얼마든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옥상옥의 이중 규제 장치인 사감위를 두어 국가재정을 낭비하고 있으니 이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답답하다.

사감위는 2011년까지 중복발급방지용 전자카드의 도입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장외발매소의 경우 2010년까지 신규 증설을 불허하고, 2009년 상반기에 배당률의 실시간 스크린 게시 제한과 2011넌 매출구조를 본장과 장외가 50대50으로 개선하고, 2012년 1월이후 장외발매소의 단계적 이전 및 점진적 축소하는 것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교차투표의 비율 억제를 위해 2009년 전체 경주수의 50% 비율 이내로 허용하고, 2012년에 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비율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미 한국마사회의 경우 중랑장외발매소를 시발로 지정좌석제를 시행하고 있다.

온라인/모바일 베팅 제도는 법상 허용된 복권의 경우 현행대로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고 경마는 올해 1월1일부터 신규회원을 가입하지 못하게 했으며 1주일 후인 7월21일부터 기존의 회원들도 모두 온라인 베팅을 못하게 된다. 광고 규제에 대해선 2010년부터 광고심의전문기구를 활용한 광고심의를 하게 된다.

한마디로 사감위는 합법적인 사행산업을 규제하면 불법적인 사행산업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합법적인 사행산업을 규제하면 이를 즐기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가겠는가. 불법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세금한푼 내지 않는 불법사설사행산업 시장 규모는 재경부 64조원, 국정원 88조원, 아주대산학협력단 54조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합법적인 사행산업을 규제하면 이 규모는 더 늘어나지 않겠는가. 사감위는 불법사행산업을 통제하고 규제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사감위가 탄생한 이유아닌가. 합법사행산업은 이미 정해져 있는 법으로 통제와 규제가 가능하다. 특히 사감위가 경마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더 많은 경마팬은 사설경마로 유입된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다른 나라들은 세금을 폐지하거나 감면하면서까지 아니면 경마장 내에 카지노까지 설치하면서 마필산업 육성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데 우리는 거꾸로 가고 있으니 한심한 노릇이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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