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여론에 몰린 사감위
- 전자카드 도입 확정 실패 후 유연한 대안 마련에 고심
- 사감위 정책 변화 없어 반대여론 더욱 거세질 듯

말산업을 필두로 농어촌, 체육계를 고사의 위기로 내몰고 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전자카드 도입 추진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초 사감위는 지난해 사행산업 매출액 총량규제를 도입한데 이어 전자카드 시행방안을 6월말까지 확정하고 2011년부터 본격화할 계획을 밝힌 바 있지만,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자카드 도입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전자카드 도입 확정을 오는 13일(월) 전체회의로 연기했다.
지난 6월 29일(월) 개최된 사감위 전체회의에는 총 13명의 당연직 및 민간위원중 10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자카드 도입과 관련해 논의했으나 이렇다할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오는 유연한 대안을 만들어서 재차 논의키로 하고 마무리됐다.
사감위에서는 전체회의에서 전자카드 도입을 확정짓지 못한 이후 “전자카드 도입에 대한 위원회의 방향 변화 등은 결정된 바 없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어떠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계획이 없었고, 전자카드 도입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회의를 더 가지기로 한 것뿐이다”라고 전자카드 도입 확정을 연기한 전체회의에 큰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사감위는 지난해 사행산업 매출액 총량규제를 도입한데 이어 전자카드 시행방안을 확정하고 2011년부터 본격화할 계획이다. 전자카드제는 경마, 경륜, 경정,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카지노(강원랜드) 등에 한해 현금 이용을 금지하고 의무적으로 전자카드를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전자카드제도가 도입되면 신원을 확인하고 카드를 발급받은 뒤 일정 금액을 충전해 사용할 수 있다. 사감위는 전자카드제가 시행되면 구매자들이 베팅 상한선(10만원)을 지키게 돼 사행성이 낮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카드로 인한 이용객들의 불법도박으로의 이탈은 물론이고,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심각한 피해 우려가 제기됨에도 이에대한 확실한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자카드 도입으로 인한 매출액 급감도 결코 작지 않은 문제로 지적된다. 합법적 사행사업체는 각종 사회기금은 물론 특별적립금을 통해 축산발전, 사회복지, 체육발전 등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음에도 사감위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사감위의 전자카드 도입에 대한 사회적인 반대 여론이 확실하게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사감위가 어떤 유연한 대안을 제시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자카드 도입 반대 활동에 나선 많은 관계자들은 사감위가 기본적인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또다시 전자카드 도입을 획책할 것이라며, 보다 전방위적인 연대투쟁을 통해 사감위가 불법·사설도박을 뿌리뽑는데 주력할 수 있도록 사감위법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제주비대위·체육계, 전자카드 반대운동 지속!!
말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전자카드 도입을 반대하는 ‘제주마필산업 규제철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완모, 이하 제주 비대위)의 행보가 계속되고 있다.
사감위가 전자카드 도입 계획을 확정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오는 13일(월)로 연기한 이후 제주 비대위 관계자들이 지속적으로 사감위와 관계 기관을 방문해 전자카드 도입 반대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것. 최근 전국농민연합단체 등 사감위의 규제철폐를 위해 농어민단체들과의 연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국회 방문은 물론 9일(목) 제주비대위 관계자와 제주도의원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사감위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또한 제주 비대위 관계자들은 13일(월) 사감위 전체회의에 맞춰 사감위를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제주 비대위는 지난 6월말 전자카드 도입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제주에서 농축산인이 함께한 대규모 집회를 개최, 전자카드 반대 서명을 받아 사감위 전체회의를 앞두고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제주 비대위는 전자카드를 도입할 경우 국내 말산업의 고사를 가져온다며 전자카드 도입 반대는 물론 많은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사감위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한편 대한체육회와 55개 가맹경기단체도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의 전자카드 도입 추진에 대하여 강력하게 반대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열악한 체육계 현실 속에서도 현재 기금의 지원을 받아 엘리트 체육과 비인기 종목 육성, 학교·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각종 국제대회 참가 및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사감위가 경륜, 경정, 체육진흥투표권 사업 등에 대해 전자카드 도입을 강행할 경우 이는 결국 대한민국 체육 전반의 위축과 파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력하게 규탄하고, 반대 성명서를 사감위를 비롯한 관계 기관에 전달키로 했다.
대한체육회 및 55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전자카드 도입 강행은 대한민국 체육을 고사시키는 행위로, 전자카드 도입으로 인해 국민체육진흥기금이 대폭 감소하면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감위 반대, 시민들도 나섰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과도한 규제가 강도를 더해가자 이에 대응하는 단체와 시민들의 활동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사감위의 전자카드 도입 추진으로 벼랑 끝에 몰린 농축산단체와 체육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민들이 사감위의 정책에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선 것.
최근 사감위 규제를 반대하는 인터넷 카페가 오픈 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일(목) 인터넷 포털 다음(http://cafe.daum.net/antisakam)에 ‘사감위 규제 반대 범시민연대’란 카페가 활동을 시작했다. 9일 현재 120여명의 회원이 가입하여 활동의 폭을 넓혀가고 있는 ‘사감위 규제 반대 범시민연대’는 아직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존재여부를 모르는 상태지만, 홍보가 되면 회원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페 초기화면에는 아랍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신발을 집어던질 것처럼 들고 있고, ‘사감위원장에게 신발을 던지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폭소를 자아내고 있다. 마치 부시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졌던 이라크 기자처럼 사규반련의 저항 정신을 나타내고 있다. ‘사감위 규제 반대 범시민연대’(사규반련)는 자유로운 베팅을 원하는 네티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로, 사실상 사감위 안티 카페라고 할 수 있다.
이 카페에는 사감위 관련 소식, 사감위와 관련된 반대 성명서와 보도자료, 이슈 토론방 등이 있어 사감위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비판의 글들이 소개되고 있다.
또한 한 회원이 사행산업 전자카드의 기술적 취약점을 지적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올려 방문자가 직접 개인정보 유출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카페지기 ‘베팅주권’은 ‘나는 당신이 도박에 빠지는 것에 동의하지 않지만 누군가 당신의 베팅을 억압한다면 난 당신의 편에 서서 끝까지 싸우겠다’ 선언하고 있으며, 아직은 운영진 구성 단계지만, 운영진 구성이 마무리되면 온라인상 반(反)사감위 투쟁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도 모임을 갖는 등 적극적인 반(反)사감위 활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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