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현명관 회장, 제20대 국회 농해수위 업무 보고에서 입장 밝혀
부임 후 고객 가장해 수도권 ‘화상경마장’ 암행 순찰 경험도
렛츠런파크 용산 반대 측과 7월 중순 만남…대화로 풀어나갈 것
농해수위, 김영란법 특별소위 구성·농어촌상생기금 도입 논의

제20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6월 27일부터 30일까지 전체회의를 가진 가운데 김영란법(공직자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에 관한 법률) 개정과 세월호 문제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소위 구성안을 가결했다.

이번 전체회의 핵심 내용은 △농어촌상생기금 도입 △농식품 분야 예산 확대 △축산 정책 실패 △김영란법 개정 필요 등으로 집약된다.

27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업무 보고 자리에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을) 의원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의 자발적 조성액이 목표에 미달한다면 정부가 부족분을 충당 조치한다는 기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지난 3년간 농업 예산의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문제를 지적한 김한정 더불어민주당(경기 남양주을) 의원은 “최저 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농민의 소득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고, 황주홍 국민의당(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은 “예산 편성과 집행에 있어 근본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종회 국민의당(전북 김제·부안) 의원은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을 아무런 보상이나 대가없이 농민이 하고 있는데 다각적인 검토가 있어야만 선진 농업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축산 정책이 시장이 아닌 정책 실패의 결과로 한우 농가의 경쟁력이 약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황주홍·김현권 의원은 “완전한 정책 실패로 정책 입안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한국마사회는 30일 오전에 업무 보고를 했다.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은 “제20대 국회가 개원하고 한국마사회 업무 현황 보고를 하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마사회는 다 아시는 바와 같이 경마 시행을 통한 수익금으로 축산, 말산업 발전과 국가 재정에 기여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2013년 12월 마사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뿌리 깊은 부정 이미지를 쇄신하고 지역사회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공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임직원과 함께 혁신과 고객 만족 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아직은 “국민 눈높이에는 미흡하다는 점 잘 알고 있다. 마사회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쇄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규 부회장 겸 말산업육성본부장, 임성한 경영지원본부장, 허태윤 마케팅본부장, 박양태 경마본부장, 박기성 상생사업본부장을 소개한 뒤 주요 추진 사업에 대한 보고를 했다.

오후에 속개된 보고에서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충남 홍성·예산군)의 질의에 대해 “국민이 느끼기에는 경마는 사행산업, 도박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만 확산돼 있다”며, “국민께 마사회가 하는 일을 잘 알리고 홍콩자키클럽처럼 존경받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기피 대상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소년체전에 도입된 유소년 승마와 기승능력인증제, 농촌관광승마를 언급하며 우리나라 승마 저변 확대를 위한 주축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승마의 소년 체전 도입을 칭찬한 홍문표 의원은 더욱 활성화하기를 바란다며 존경받는 마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완주 더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시을)은 “사행산업은 ‘도박’이라고 본다”며, 매출이 높을수록 더 국민 정서에 반한다고 생각하고 렛츠런파크 용산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과급까지 포함한 7명 임원의 인건비 15억 원, 직원 인건비 1,600억 원 그리고 매출 대비 사회 환원 활동에 환원되는 160억 원의 금액이 ‘국민 정서’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영춘 위원장은 “마사회는 사회 환원 활동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하자 현 회장은 “여건이 된다면 더 확대하겠다”고 대답했다.

경북 칠곡·성주·고령에 지역구를 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일자리 및 승마 대중화와 관련해 마사회의 사업 계획에 대해 질의했다. 또 제1차 종합계획에 언급된 사육 두수와 승마 인구 등의 지표가 잘못된 점을 지적했고,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와 산림청과 협약을 맺은 산악승마 관련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는 점도 언급하며 농해수위와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함을 주지시켰다.

경북 영천시와 청도군에 지역구를 둔 이만희 새누리당 의원은 “그간 경마산업이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칠 수 있는 사행산업으로 국민에게 걱정을 줬던 건 사실”이라고 운을 뗀 뒤 “현명관 회장이 마사회장으로 취임한 뒤 경마산업의 사행 이미지를 벗어나 건전한 활동과 여가를 위한 사업으로 전환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현명관 회장은 “부족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추고 국민과 호흡하는 마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 의원은 렛츠런파크 영천이 2014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 사업이었지만, 지연된 점을 언급하며 경상북도와 영천시와 함께 반드시 추진할 것인지 의지를 물었고, 현명관 회장은 “사업 전제 조건인 법적 문제를 경상북도와 영천시와 협의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김한정 의원은 현명관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일했던 점을 언급하며 마사회 임원 중 삼성 출신을 채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현명관 회장은 “3년 임기 동안 주어진 소임을 다하려면 경영 가치관 등에 있어 호흡이 맞았으면 하는 개인적 생각이 있었고 공정한 외부 공모 절차를 했다”고 밝혔다.

또 매출액은 늘고 입장객 수는 주는 추세가 바람직한 것인지, 70%에 이르는 매출액이 발생하는 ‘화상경마장’을 국민 레포츠로 볼 수 있는가 묻자 현 회장은 “유감스럽지만 국민 레포츠로 볼 수 없고 이미지 혁신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대답했다. 부임 후 고객으로 가장해 수도권 11곳의 화상경마장을 암행 순찰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저도 그 지역주민이라면 화상경마장을 기피하겠다고 느꼈다”고 말한 뒤 부임 후 가장 먼저 화상경마장의 변신을 꾀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또 추가적으로 3개의 화상경마장 입찰 공고를 한 이유를 묻자 현 회장은 사감위의 규제와 규정을 언급한 뒤 “화상경마장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모이는 문제가 있기에 스포츠카페형 등 선진국 모델을 하고자 모집 중”이라고 했다.

렛츠런파크 용산 문제를 어떻게 할 건지 김한정 위원의 추가 질문에 대해 “고객 안전을 위하고 관람 환경 혁신을 위해 1,200억을 투입해 만들어 5개 층만 쓰고 나머지 층은 용산구민과 서울시민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간 대화를 시도했지만 이전하지 않고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반대 측이 다행스럽게 7월 12일과 13일 대화하기로 어제(6월 29일) 결정했다며 문제를 대화로 풀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국회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원회 구성의 건’이 통과됨에 따라 황주홍 의원은 농해수위 간사 및 법안 제2소위 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30일에는 세월호 문제를 진상 규명하고 김영란법(공직자의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에 관한 법률) 개정을 위한 특별 소위를 구성하는 안을 가결했다. 김영란법 소위는 국민의당 간사인 황주홍 의원이 위원장을, 세월호 소위 위원장은 새누리당 간사인 김태흠 의원이 맡기로 했다.

황주홍 의원은 “우리 사회 부정부패를 근절하고자 하는 김영란법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법 시행을 앞두고 농축산계의 우려가 큰 만큼 관련 소위를 구성해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사진= 국회영상회의록시스템 홈페이지 영상 갈무리).

이용준 기자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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