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민족 대화합의 장이 되는 대회이자 오래된 역사를 가진 시에나 팔리오 경마대회가 현지 시각으로 7월 2일 개최됐다.(사진= 시에나 팔리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시에나 팔리오’, 상금 없고 위험 요소 많지만 긍지 위해 출전
300년 이상의 역사…각 지구 다양성 화합하는 축제로 자리 잡아

여름이 시작되며 각국의 경마대회가 곳곳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마대회 중 하나인 ‘시에나 팔리오’가 올해도 막을 열었다.

영국 지에 따르면, 현지 시각으로 7월 2일, 시에나 팔리오(Palio di Siena)가 열렸다. 1656년에 시작돼 지금까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경마대회다.

시에나 팔리오 경마대회의 특징은 3가지다. 각 콘트라다를 대표하는 말 출전, 큰 광장에서 달리기, 상금 없는 운영.

시에나 팔리오는 각 지역의 지구인 ‘콘트라다’(contrada)를 대표하는 말들이 달려, 관계자뿐만 아니라 각 콘트라다의 주민들도 명예를 두고 우승에 강한 욕심을 보인다. 행사 도중, 관중 간 감정이 격해져 싸움이 일어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대회는 광장을 세 바퀴 돌은 후 처음으로 결승선에 들어오게 되면 우승이다. 시에나 팔리오는 시에나 시 일대와 캄포 광장(Piazza del Campo)에서 열린다. 총 10두의 말은 본 행사가 개최되기 전 캄포 광장에 설치해둔 가드레일 내 주로에서 달리면 된다. 말이 결승선에 들어오면 되면 우승으로, 기수는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 말이 혼자 들어와 우승하는 경우도 가끔 있다.

어떠한 상금도 걸려있지 않다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다. 기수들은 소속한 콘트라다가 시에나 팔리오에서 우승하는 것을 굉장히 영예로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 콘트라다의 명예가 걸려있는 대회다보니 굉장히 격렬한 데다 안장 없이 기승해 말 등에서 미끄러져 낙마하기도 쉽다. 기수들은 본인과 말이 큰 부상을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자부심 하나를 위해 서슴없이 대회에 참가한다.

▲행사가 열린 캄포 광장에는 8만여 명의 관중이 운집했다. (사진= 시에나 팔리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행사에는 이탈리아의 최대 규모 행사답게 8만여 명의 관중이 몰렸다. 공식적인 행사일 3일 전부터 중세 의상 퍼레이드 등의 부대행사가 진행됐다. 시에나 시 일대와 캄포 광장에서는 깃발 기수를 내세운 관악대들이 각 콘트라다를 대표하는 의상을 입고 행진을 선보였다.

대회에는 총 10두의 말이 출전했다. 출발대는 따로 없다. 밧줄로 출발 지점을 표시한다. 경주가 시작되자 관계자들은 손을 놓았고 10두의 말은 빠르게 출발했다. 시작과 동시에 격렬한 자리다툼이 벌어졌고 몇몇 기수는 낙마했다. 한 바퀴 이상을 돌자 선두그룹은 5두 정도로 확연하게 나눠지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광장에 설치된 가드레일 밖에서 각자의 콘트라다를 대표하는 말을 목소리가 터져라 응원했다.

▲2016 시에나 팔리오에서 노나 콘트라다 대표마가 우승하자, 해당 콘트라다 주민들은 위험한 것도 잊고 주로로 달려나가 우승을 축하했다. 사진에서는 한 노나 콘트라다 주민이 우승한 기수를 무등 태우고 광장 부근을 돌고 있다. (사진= 시에나 팔리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이번 대회에서는 노나(nonna) 콘트라다를 대표하는 말이 우승했다. 노나 콘트라다 대표마가 결승 지점에 도착하자 주민들은 위험한 것도 잊고 주로로 달려나가 우승을 축하했다. 노나 콘트라다의 우승은 27년만이라 기쁨을 더했다. 노나 콘트라다 주민들은 우승한 기수를 무등태우고 광장 부근을 돌며 매우 기뻐했다.

시에나 팔리오는 이탈리아 민족 대화합의 장이 되는 대회다. 이탈리아에서 콘트라다는 행정구역을 넘어 개인의 가치관을 결정지을 정도로 끈끈한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시에나 팔리오는 그 장벽을 넘어 다양한 콘트라다 주민들을 한 자리에서 모은다.

시에나 팔리오는 매년 7월 2일과 8월 16일, 2차례 열린다. 그 외에 기념할 만한 일이 있으면 특별 경주가 열리기도 한다. 1961년에 이탈리아 통일 1백주년, 1969년 인류 달 착륙, 2000년에는 밀레니엄을 기념해 대회를 개최했다.

황수인 기자

▲이탈리아 민족 대화합의 장이 되는 대회이자 오래된 역사를 가진 시에나 팔리오 경마대회가 현지 시각으로 7월 2일 개최됐다. (사진= 시에나 팔리오 공식 홈페이지 갈무리)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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