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성장과 골격근~

트레이닝을 받으면 서러브레드의 지구력은 증가한다. 이는 지구력을 평가할 때 가장 좋은 지표인 최대 산소 섭취량(VO₂max)의 변화를 보면 분명하다. 육성마는 1세 가을에 하는 브레이킹(순치 전, 즉 트레이닝에 들어가기 전) VO₂max는 130㎖/㎏/min정도이며 그 후 2세 무렵까지 트레이닝하면 VO₂max는 160㎖/㎏/min이상으로 증가한다. 또한 이 기간, 방목으로만 보낸 말들도 VO₂max의 값은 150㎖/㎏/min정도까지 증가했다. VO₂max의 증가는 산소 운반계 기능의 종합적인 향상에 의해서 초래된다. VO₂max의 수치가 증가한다는 것은 산소 운반계를 구성하는 폐·심장 골격근 각각의 단계에서 무언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나타낸다.

서러브레드의 골격근을 구성하는 각각의 근섬유를 살펴보자. 수축 특성이나 대사의 특성상 근섬유는 크게 3종류로, 즉 유형 Ⅰ, 유형 ⅡA, 유형 ⅡX로 분류된다는 것은 이미 말했다. 이 근섬유 분류로 성장과 트레이닝의 영향을 쉽게 설명할 수 있다. 또한, 각각의 근세포 속에서는 에너지 생산이 이뤄지고 있어, 성장과 트레이닝으로 에너지 생성 반응에 관여하는 효소의 양 등도 변화하는 것을 볼 수 있다.

■ 성장에 따른 근섬유 수축의 특성 변화

야생 동물 중에서도 특히, 초식 동물의 대부분은 태어나자마자 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닐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아프리카의 초원에 사는 동물들의 생활을 추적한 TV 프로그램 등에서는 어미가 달리는 것에 맞추어 막 태어난 새끼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초식 동물의 새끼는 육식 동물이 파고드는 위험성이 높으므로 생후 직후부터 어느 정도의 운동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많다.

서러브레드는 물론, 야생마도 평균적으로 생후 1시간 이내에는 일어서서 이튿날 아침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다닐 수 있다. 50~60㎏으로 태어난 망아지의 몸집은 날씬하며 다리의 길이는 길고, 허리와 엉덩이 근육은 꽤 튼튼하다. 이 망아지들의 골격근 근섬유 조성은 어떻게 되며 발육에 따라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림 1] 생후 2개월부터 24개월까지의 성장에 따른 근섬유 분류의 변화. 성장에 따라 유형 ⅡA/X의 하이브리드 섬유의 비율은 감소하는 한편, 유형 ⅡA 섬유의 구성은 증가한다. 유형 ⅡX 섬유의 비율은 거의 변화하지 않는다. (Yamano, Am. J. Vet. Res. 의 데이터를 필자가 그림)

JRA 경주마종합연구소가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그림 1) 생후 2개월부터 2세 봄(24개월)까지는 유형 ⅡA의 근섬유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유형 ⅡX의 근섬유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변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전 연재에서도 잠깐 설명했지만, 최근 들어 근육의 수축 단백질인 미오신의 특성을 자세히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방법을 이용해 자마의 근육을 관찰하면, ⅡA형 성질과 ⅡX형의 두 성질을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섬유를 볼 수 있다(타입 2A·X). 하이브리드 근섬유의 비율은 2개월령이 높으며, 성장하면서 그 비율은 점차 감소한다. 또한,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ⅡA형의 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유형 ⅡA·X의 하이브리드 섬유가 ⅡA형 근섬유에 이행하는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지만, 말의 성장을 고려할 때 합리적인 변화다. 즉, 태어난 직후의 근섬유의 조성은 순발력 발휘에 더욱 적합하며, 성장과 함께 지구력 발휘에 적합한 방향으로 더더욱 변화해 나가는 셈이다. 자마는 미성숙하다고는 해도 근섬유 조성을 보면, 적어도 순간적인 스피드 발휘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성장에 따른 근섬유 대사 특성의 변화

서러브레드가 성장하면서 골격근의 근섬유 분류에 변화가 일어난다. 속근섬유 중에서도 더 휘발성이 높은 A형 근섬유가 증가한다. 한편, 골격근 세포 중에서 운동을 위해 에너지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이 일련의 반응에 관여하는 효소에서는 어떤 변화가 진행되는 것인가.

알다시피, 에너지 생산에 관여하는 반응은 당분해의 전반 과정(무산소 에너지 공급)과 후반 과정(유산소 에너지 공급)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까지 각각의 과정에서 효소의 양이 서러브레드가 성장하면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알아보았으며, 그 결과 유산소 에너지 생산 반응에서 중요한 효소인 숙신산 탈수소효소(SDH)가 성장과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봐도 성장에 따라 지구력 향상의 방향으로 골격근의 적응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서러브레드는 원래 스프린터로서의 가시적인 자질을 갖추고 태어났으며, 이후의 성장에서 골격근은 지구력 적응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경마북 2010.4.18 호 게재)

감수 = 최귀철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박사
번역 = 황수인 취재 기자

히라가 아츠시

現 일본중앙경마회(JRA)의 히다카 육성목장 목장장이자 수의사·수의학박사. 1988년 경주마종합연구소에 들어간 이후 말의 운동생리학을 연구해오고 있다.

작 성 자 : 황수인 nius103@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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