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감위를 항의방문한 제주마필산업 규제철폐 비상대책위원회
- 농축산 단체 등 거센 반발에 사감위 전자카드 도입결정 회의 무기한 연기
- 13일 농민연합·제주비대위, 전자카드 도입 반대 기자회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위원장 김성이)의 전자카드 도입이 성난 농심에 밀려 무기한 연기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6월 29일(월) 사감위원 전체회의를 개최해 전자카드 도입을 확정지으려던 사감위는 전국적인 농축산단체, 체육계, 사행산업계 등의 거센 반발과 함께 당시 사감위를 항의방문한 제주마필산업 규제철폐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정완모, 이하 제주 비대위)로 인해 7월 13일로 연기했으나, 전자카드 도입 반대 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돌연 전자카드 도입결정 회의를 무기한 연기한 것.
이처럼 사감위가 ‘전자카드’ 도입 결정 자체를 무기한 연기하게 된 것은 제주도민들의 결집체인 ‘제주 마필산업 규제 철폐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의 끊임없는 저항과 ‘축산관련단체협의회’를 비롯한 전국 농민들의 반발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체육계와 강원도 정선 고한 주민들의 생존권을 담보로 한 투쟁도 사감위가 어쩔 수 없이 전자카드 도입 강행을 유보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사감위법 발의부터 국내 말생산농가 및 축산농가가 존폐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반발을 보여온 제주 비대위(제주광복회, 제주상공회의소,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제주농협인단체협의회, 상공농업경영인제주연합회, 제주농협운영협의회, 제주축협조합장협의회, 사단법인바르게살기운동제주협의회, 제주대학교교수회, 제주특별자치도유도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제주마생산자협회, 제주경주마생산자협회, 제주마주협회, 부산경남마주협회 제주지회, 제주특별자치도관광승마장협의회)는 2007년 12월 마필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한 제주 각종단체를 망라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후 제주 비대위는 마필산업규제철폐를 위한 기자회견, 청원서 제출, 사감위 항의 방문 등의 활동을 펼쳐 왔으며, 최근 전자카드 도입과 관련해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전자카드는 축산농민 살상용 무기’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고, ‘마필산업 다 죽이는 전자카드 도입 철회 범도민 대회’를 개최하고 정부의 전자카드 도입 철회를 요구했다.
또한 범도민 대회를 통해 농축산농가의 서명이 담긴 건의서를 청와대, 국회, 농림부, 사감위 등에 전달하는 한편, 지속적인 전자카드 반대 항의 방문으로 전자카드 도입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산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러한 제주비대위와 농축산단체의 노력으로 전자카드 도입 반대 여론은 농축산단체는 물론이고, 체육계와 다른 사행산업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투쟁을 불러왔고, 최근에는 정치권의 움직임을 이끌어냈다.
사감위가 각종 규제책 남발에 이어 합법적 사행산업의 극심한 위축과 국민의 개인신상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안고 있는 전자카드 도입 추진의 반작용으로, 체육계는 물론이고 지자체마저 전자카드 도입 저지를 천명하고 나섰고, 정치계에서도 사감위의 과도한 규제를 지적하면서 결국 사감위는 사면초가에 몰린 것으로 보인다.
전자카드 도입 결정을 위한 회의를 무기한 연기한 사감위는 전자카드 도입에 대한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유연한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전자카드 도입 반대 여론에 어떤 대응을 보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농민연합·제주비대위, 전자카드 도입 반대 기자회견
농축산단체대표자들이 사감위가 추진중인 전자카드 도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감위가 회의를 무기한 연기한 가운데 열린 농민연합(상임대표 윤요근), 전국농민단체협의회(회장 김동환), 축산관련단체협의회(회장 이승호), 제주비대위(회장 정완모) 등 50여명의 대표자들이 광화문 사감위 소재 빌딩 앞에서 「경마산업, 농축산업 죽이기! 사감위 규탄! 농민단체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승호 회장은 “사감위의 존재 이유에 의구심이 든다. 농촌과 축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마사회와 말산업에 대해 사감위가 제대로 파악하고 회의를 진행하길 바란다. 말산업의 기반을 흔드는 전자카드 도입을 전면 폐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고, “350만 농축산인의 요구를 외면하고 계속적인 경마산업과 농축산업의 축소를 시도한다면 이후 더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강력 경고했다.
규탄 발언에 나선 윤요근 농민연합 상임대표는 “농축산업이 해외시장 개방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농촌경제에 희망을 주고 있는 농축발전기금을 창출하는 경마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비대위 정완모 위원장은 “사감위가 말까지 죽이려 하고 있다”고 강력 비판하고, 사감위원들의 그릇된 행태를 꼬집으며 전자카드 도입은 꼭 막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농축산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사감위가 도입하려는 전자카드를 필두로 일련의 규제들이 경마산업을 이중, 삼중으로 고사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는 마사회 수익감소로 이어져 축산발전기금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감위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사행산업만 규제할 것이 아니라 불법도박에 대한 근절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며, 전자카드 같은 탁상행정과 편의적인 규제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정선공추위, 전자카드 도입 반대 집회
농축산단체의 기자회견을 펼쳐지던 시각, 오피시아(OFFICIA)빌딩 앞에선 강원도 정선군 고한, 사북, 남면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정선공추위)가 전자카드제 도입 반대 집회를 가졌다. 집회에 참석한 700여명은 ‘특별법 정신 망각하는 사감위는 각성하라’ ‘원정도박 부추기는 전자카드 철회하라’ ‘과도한 카지노 규제 특별법 정신 어긋난다’ 등 10여개의 구호를 소리 높여 외쳤다. 집회 참가자들은 전자카드제가 도입되면 해외 원정도박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카지노 출입일수 제한(현 15일) 때문에 나머지 기간에는 “마카오나 일본, 필리핀 등지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김진복 위원장, 김보성 강원랜드 노동조합 위원장, 남경문 강원도의회 의원 등 11명이 삭발식을 하기도 했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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