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 우정호 전국승마선수협의회 회장

▲우정호 전국승마선수협의회 회장은 본지에 인터뷰를 요청하며 선수들의 보호와 양성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 무분별한 언론 보도로 인해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승마 인식 자체 안 좋은데 추측성 보도로 오해 사
정유라 한 사람으로 인해 애먼 체육특기생들 피해 없었으면
삼성 덕분에 승마 발전했다는 사실은 모든 승마인이 알고 있어
정부 지원이 없는 승마, 스폰 없으면 올림픽 출전 어려워”

- 본지에 인터뷰를 먼저 요청했다.
“지난 11일 일부 승마인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한 걸로 알고 있다. 전체 영상을 다 보고난 후
일부 내용에 대해 우리 선수들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어서 인터뷰를 요청했다. 성명서 내용 중 삼성과 한화에게 승마계를 떠나라는 부분은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승마협회나 임원진에 대한 다른 확실한 대처 방안이 있다면 모르지만, 아무런 방안 없이 이번 사태를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에는 생각을 달리한다.”

-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동의할 수 없는가.
“현재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의 퇴진을 요구한 부분이다. 선수들은 삼성이라는 대기업에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 지원해준다는 사실에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 승마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투자를 해주고, 한국 승마발전에 기여했다. 당장 삼성이 회장사에서 물러난다면 당장 승마협회는 어떻게 운영할거며, 내년 대회는 무슨 수로 치를 것인가? 아무런 대책도 없으면서 무작정 삼성의 퇴진만을 요구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우리 승마선수들 그리고 승마인들을 생각하지 않은 처사다. 기자회견에서 그 사람들이 얘기한 거는 우리 승마인 전체가 아닌 피해자로서 얘기한 거다. 모든 승마인의 의견을 통합한 얘기가 아니란 소리다.”

- 다른 부분은 동의하는가.
“80%는 맞는 얘기를 했다. 최순실 한 사람으로 인해 승마계는 혼란에 빠졌다. 승마인에게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한 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좋은 얘기인가. 그리고 그분들이 최순실로 인해 피해를 본 사실에 대해 기자회견 한 내용도 충분히 이해한다. 심판을 보는데 박원오 전무가 내려와서 뭐라고 하고, 다음부터 심판을 못 봤다는 사실은 그분들 입장에서 참 억울한 일 아닌가.”

- 선수들의 의견을 취합했는지.
“그렇다. 얼마 전 상주에서 회장배 승마대회가 있었는데 그 대회에서 선수협 총회를 개최했다.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 내용을 선수들에게 브리핑하고, 선수협에서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가 얘기를 나눴다. 기자회견 영상을 보고 잘못된 부분만 바로 잡고, 우리 선수 측의 의견을 개진하기로 했다. 이건 싸우는 문제가 아니다. 저녁에는 임원들끼리 모여 총회에서 나온 얘기를 종합, 정리했다.”

- 성명서를 발표할 생각은 없었나.
“처음에는 성명서 형태로 발표를 할까 하다가 현 상황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성명서를 발표했을 때 또 다른 관점이 생기고, 논쟁이 될 것을 우려했다. 그래서 을 통해 우리의 의사만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었다.”

- 최근 언론들의 보도행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
“기자회견 내용과 관련해 언론 보도가 많이 나온다. 물론 맞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추측성 보도다. 승마선수들 입장에서는 그런 추측성 보도들이 좋지 않다. 최순실 사건으로 인해 승마에 대한 인식 자체가 안 좋은데, 추측성 보도들 때문에 승마가 원래 저런 건가하는 오해를 더욱 사게 된다. 기사를 승마인만 보는 게 아니지 않나.”

- 기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추측 기사를 쓸 때 조심해 달라. 선수들에게는 큰 불이익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정확한 보도를 부탁한다.”

- 더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정유라 한 사람으로 인해 애먼 체육특기생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했고, 지금도 학교를 다니면서 짬을 내서 운동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모든 체육특기생들이 정유라처럼 안한다.
지금 내가 가르치는 학생 중 대학을 다니는 친구가 있다. 한양대를 다니는데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하루 종일 수업을 듣는다. 그래서 오늘 못 왔다. 내일도 수업 듣고, 오후 3시 넘어서 운동하러 온다. 자기가 운동할거 다 따져서 직접 수강신청하고, 오후 늦게라도 와서 운동한다. 그런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학교를 전폐하고 그런 선수들은 거의 없다. 모든 종목 체육특기생들이 정유라와 같지 않다는 말을 하고 싶다.”

- 체육특기생들은 보통 어떤 계기로 운동을 시작하는가.
“대다수 선수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보겠다는 포부로 운동을 시작한다. 그냥 승마하다가 대학이나 가겠다는 생각이 아니다. 대학을 다니면서도 시합을 뛰는 학생들은 다음 아시안게임 선발전에 꼭 도전해보겠다고 꿈을 가지면서 학교 수업과 운동을 병행한다.”

- 삼성이 한국 승마에 어떤 기여를 했다고 보는지.
“올림픽을 준비하는데 전지훈련부터 다방면에서 지원을 했다. 삼성이 그만큼 승마 발전을 위해 돈을 쓰고 지원을 해줬기 때문에 우리가 올림픽, 아시안게임을 나갈 수 있었고. 메달도 딸 수 있었다. 올림픽 후에 우리가 외부로 나가서 또 다른 선수를 지도하면서 노하우도 전할 수 있고, 그거는 엄청 큰 거다. 삼성으로 인해 승마가 많이 발전했다는 사실은 모든 승마인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 삼성이 꼭 필요한가.
“스포츠라는 게 아무리 팬티만 입고 신발만 들고 하는 운동도 스폰서가 없고는 발전이 힘들다. 지금은 삼성이 협회 운영하는 차원에서 지원을 하는 거고, 큰 시합을 위해서 지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조차도 삼성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삼성이 하지 않으면 우리 승마계는 힘들어 진다.
삼성과 한화라는 그 그룹이 1년에 15억을 냈든 16억을 냈든 협회를 위해서 지원을 했든 뭘 했든 선수들한테 도움이 됐던 부분이 있다. 승마는 정부의 지원이 없는 종목이니 기업이 스폰을 해주지 않으면 시합도 치를 수 없고, 올림픽 출전도 힘들다.
그동안 회장사를 한국마사회, 한화, 삼성 등이 맡았다. 거기서 돈을 계속 지원했기 때문에 협회가 운영되고, 시합을 개최할 수 있었다. 15억이란 돈이 적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걸 매년 낸다면 회사 규모가 상당해야 된다. 한국마사회는 말(馬)과 관계된 회사라고 하지만. 삼성과 한화는 선대 회장이 승마를 좋아해 지원했다. 말이랑 연관도 없는 다른 기업에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는다는 건 쉽지 않을 거다.”

-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우리는 선수다. 정치적으로 나설 생각이 전혀 없다. 선수들의 생각은 이렇다 잘 전달해주길 바랄 뿐이다. 에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는 아무래도 다른 언론사보다 승마계 사정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언론사이기 때문이다. 선수협의회에서는 더 이상의 인터뷰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승마가 귀족 스포츠라는 인식이 많이 줄어들었는데, 최순실 사건으로 승마가 안 좋게 비춰지고, 매도되는 게 안타깝다. 승마뿐 아니라 모든 종목, 스포츠산업 자체가 뒷걸음질 할 수밖에 없다. 승마하는 어린 선수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승마를 접할 기회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정호 전국승마선수협의회 회장은 본지에 인터뷰를 요청하며 선수들의 보호와 양성을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 무분별한 언론 보도로 인해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작 성 자 : 황인성 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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