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5일 전국승마선수협의회(회장 우정호)가 말산업저널 등 레이싱미디어가 발행하는 매체들을 통해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불거진 승마 현안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밝혔다.
11월11일 국회에서 열린 일부 승마인들의 성명서 발표 내용 중 일부는 모든 승마인의 의견을 대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서에는 ‘승마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요구와 대한승마협회의 쇄신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아울러 대한승마협회의 회장사를 지냈던 한화그룹과 현 회장사인 삼성그룹의 퇴진도 요구하고 있다.

전국승마선수협의회는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스포츠정신에 입각해 승마를 하는 선수일 뿐이고, 정치적으로 어느 편에 설 생각도 누구와 각을 세울 생각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1일 발표된 성명서 내용은 모든 승마인의 생각이 아니라는 사실과 선수들은 삼성·한화의 승마계 퇴진을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전달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과열된 각종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각 언론에서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인 것처럼 보도해 개인인 한 승마선수는 여러 가지로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 끝난 일이 다시 화두가 되고, 모 선수의 이름이 계속해 거론되는 등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유라 씨의 라이벌 관계인 모 선수의 아버지가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그 이후 모 선수의 아버지에게 기자들의 연락이 끊이지 않았다. 선스협은 기자회견 발표내용과 달리 세무조사 건은 사실무근이라고 명확히 전했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언론의 역할도 존중하지만, 각종 보도를 통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게 될 승마선수들의 입장도 고려해 보도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선수협은 정유라 씨의 입시 특혜 의혹과 관련해 체육특기생 전체가 피해를 보지 않을까 하는 큰 우려도 드러냈다. 실제 체육특기생으로 대학 입시나 대회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정유라와 같지 않다는 것이다. 대다수 학생들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해가며 치열하게 준비하는데 한 개인의 잘못으로 많은 어린 꿈나무들이 피해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순실게이트의 시발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 국회 교육사회문화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안민석 의원(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이 청와대 지시로 실력이 부족한 정윤회씨의 딸이 승마 국가대표가 됐다는 제보가 있다고 첫 의혹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2010년 수상 경력 한차례에 불과한 이 선수가 지난해에는 24번이나 입상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안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태릉선수촌장 출신의 이에리사 의원(새누리당)이 즉각 반격에 나섰다. 지난 8년간 정상을 유지해온 정유연의 경기실적증명서와 인천아시안게임 성적표, 심판진 명단을 객관적인 증거로 제시했다. 1996년생인 정유연은 2007년 이용문장군배전국승마대회, 2008년 KRA컵 전국승마대회 1위를 시작으로 초중고를 거치는 내내 마장마술 분야에서 탁월한 성적을 보인 엘리트 승마선수라고 주장했다. 정 선수는 13명의 승마 국가대표 선수중 유일한 고등학생 선수이며, 인천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남자선수들과 함께 겨뤄 여고생으로서 훌륭한 성적을 낸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윤회 사건 이후 2년이 지나면서 최순실게이트로 확대되면서 대통령하야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정윤회-최순실의 딸 정유라도 각종 특혜 의혹에 휘말려 승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던 전국의 승마선들이 급기야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기에 이르렀다.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씨 일가의 위법행위는 명명백백하게 밝혀져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이들의 위법 행위로 인해 죄없는 승마 관련자들까지 매도 당하는 일은 생기지 않아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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