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2>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승마단 감독

▲동아미디어그룹의 <채널A>와 <동아일보>는 각각 16일과 17일, 박재홍 감독 관련 의혹 기사를 보도했다. <채널A>는 본사 사진도 무단으로 전재할 만큼 보도의 공정성에 의문이 품는다(사진= <채널A> 홈페이지 갈무리).
“계약 거절하고 철수 결정했기에 마사회, 돈 안 쓰고 살아난 것
선수 운동 차원에서 마방 제공…특혜 없고 가장 안 좋은 201동 사용
기념비적 승마장을 주차장 만들고, 입장객 없는 위니월드도 문제
철학 빈곤·말(馬) 모르는 마사회…능력 있는 사람들 다수 은퇴해”

‘비선 실세’ 논란이 물을 타고 산으로 가고 있다. 지난주 의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 단독 인터뷰 기사가 나간 뒤 ‘양심선언’을 한 그를 두고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박재홍 감독 관련 지난주 기사들이 최순실과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의 일면식 유무, 한국마사회와 삼성이 회장사인 대한승마협회의 관계들로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주에는 마치 작정한 듯 박 감독의 과거사까지 들추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동아미디어그룹의 와 는 각각 16일과 17일, ‘박재홍, 국가대표 선수 위해 빌린 말 사유화?’, ‘6억 말 협조공문 위조 의혹…진실은?’이라는 방송 그리고 ‘정유라 지도 감독, 미성년 성폭행 피소…최순실 씨 측근 승마협회 간부가 징계 막아’라는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는 “마사회 감독에서 물러난 박재홍 씨가” 성남의 한 승마장에서 마사회 소유 말인 ‘아딜롯’을 본인 대회 출전용으로 사용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는 박 감독의 실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독일 현지에서 지원하기 위해 파견됐던 훈련 책임 감독”이 “2012년 10대 여자 선수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지만 형사처벌이나 협회 징계조차 없이 사건이 마무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또한 “당시 실권을 좌지우지했던 박모 전 전무가 A 씨 처벌을 막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의혹도 제기했다.

동아미디어그룹의 매체가 생산한 기사라는 점 외에도 이 기사 취재원들이 ‘복수의 대한승마협회 관계자’라는 점, 그리고 박 감독이 해당 기사를 해명하는 인터뷰를 했음에도 기사를 통해 반박하는 논조가 등장한다는 점에서 그 배경에 의문이 간다. 박 감독은 에 “아딜롯을 훈련시키기 위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며, 선수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해명했고, 에는 “절대 성폭행 사건이 아니다. (성폭행을 했다는) B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까지 검찰에 제공했다”며 “오죽하면 거짓말탐지기 조사까지 받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의혹으로 점철된 기사 논조와 결론 그리고 해결책은 해당 기사의 맥락에 있다. 앞서 언급한 동아미디어그룹의 세 기사 중 “승마협회와 마사회가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으며 둘 중 하나는 거짓을 얘기하고 있다”, “최 씨와 멀어진 후 귀국했고 (방송 자막에서 밝혔듯 마사회와 재계약 후 돌연 사표를 내고) 지난 3월 마사회를 떠나야 했다”, “(승마협회 관계자 인터뷰 중) 양심선언 같이 해서 다 불었다. 마사회 회장도 공격하고”라는 맥락이 이번 사안의 키. 일각에서는 양심선언을 하며 ‘뇌관’을 건드린 박 감독과 비선 실세 측근으로 지목된 P 전무까지 찍어내기 위한 언론플레이 가능성을 지적한다.

이런 논란이 있지만, 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일이 정론의 역할이기에 두 번째 인터뷰를 소개한다. 참고로 박재홍 감독은 17일 진행된 과의 추가 인터뷰에서 미성년이 아니며 피해자 쪽에서 먼저 합의하자고 제안했으나 최종 무혐의가 났다고 했다. 이 문제는 자신을 반대하는 협회 다른 세력이 제보한 것으로 추측하고도 있었다. 동아미디어그룹의 보도에 대해서는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 준비 중이며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 편집자 주.

- 귀국하지 않았다면, 이후 일은 어떻게 됐을 것이라 보는가.
“분명하게 회사에서 발령이 나서 독일로 갔다. 독일 가서는 정유연(정유라 선수 개명 전 이름) 쪽이랑 관계가 없었다. 내가 레슨한 적도 없다. 그쪽에서 받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낮에는 말 보러 다니고 밤에는 사온 가구들 드라이버로 조립하고… 그게 내 일이었다. 그러다가 한국에 들어오니 정유연이 나와 동행했다는 등 언론이 자꾸 연결시켜 아니라고 했는데도 보도되지 않았다. 게다가 마장마술과 장애물 종목까지 구분하며 연결시키는데 그 부분도 억울했다.
독일에 계속 있었다면 중장기로드맵에 따라 마사회는 돈을 보냈을 것이다. 현명관 회장이 안 보냈겠는가. 중장기로드맵 만들라고 직접 말했던 사람이….”

- 현명관 회장이 그렇게 말했는가.
“갑자기, 느닷없이 몇 백 억짜리 프로젝트를 직원들이 하는가? 말 2억짜리 한 마리만 사와도 너무 비싸다고 벌벌벌 떠는 사람이 우리 직원들인데…. 잘못하면 감사받는다며 자리 유지하려고 말도 못 사주는 사람들이 백억 대 프로젝트를 회장 모르게 한다? 그건 아니다. 회장이 하라고 해서 한 거 아닌가. 검찰에 가서 거짓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건 거짓말이다.
만약 내가 독일에서 철수를 안 했다면, 한국마사회 돈도 들어갔다. 내가 독일에서 이건 아니다 싶어 엎고 나왔으니깐 마사회가 살아난 거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마사회에서 나를 파견했다. 물론 대한승마협회에서 요구해 보냈다는 식으로 말을 만들었지만, 필요에 의해 보낸 거 아닌가? 마사회에서도 장애물 부문에 내가 해야 한다고 하고. 복잡한 마장마술 부문은 삼성에 주고. 알고 있지 않은가. 유연이가 누구라는 것도 알고 있는데. 같이 껴 있으면 복잡하니 이걸 이용해서 장애물을 하자는. 현명관 회장도 골치 아프니 그런 생각 안 했겠는가. 행시 패스하고 이건희 회장 비서실장까지 한 사람이 그런 머리 없었겠는가. 그것조차도 문제가 있어서 내가 끊고 들어왔으니깐 돈이 안 나간 것 아닌가. 안 들어왔으면 돈 나가지 않았겠나? 몇 천만 원 나갔겠나? 내가 생각하기엔 최소 삼성만큼은 기본적으로 나갔다.”

- 중도 귀국하지 않았다면 마사회도 지원했을 것이라고 보는가.
“이미 그 전에 중장기 로드맵에 구두로 약속이 돼 있었지 않았겠나. 내가 그걸 알지는 못하지만… 아니, 나는 사실 안다. 그걸 모르겠는가. 내가 바보인가. 내가 만약 거기서 최순실 씨 쪽 코레스포츠하고 싸움하고 안 들어왔다면… 들어올 때는 싸움하다시피 하고 들어온 거 아닌가? 독일에서 철수할 때 코레스포츠에서 나랑 계약하자고 했다. 말 한 마리 없고 선수 한 명 안 보내 주는데 무슨 계약을 하겠는가. 그러고 내가 철수했다. 원래 파견 기간은 더 길었다. 하지만 내가 철수한 거 아닌가. 그러니깐 마사회는 돈이 안 들어갔다.
물론 마사회 돈은, 내가 거기 가 있으니깐 돈이 들어간다면 직원도 한 명 나와서 말 사고 수의사도 나오고 그랬을 것이다. 우리는 검증 받아서 하니깐 그런 부분은 함부로 빼지는 못했을 것이다. 마사회 돈은. 공기업이라 하더라도. 그것조차도 뺄 수 있었을까, 그건 또 모르겠다.
영악한 인간이 많다. 그렇다고 내가 그 돈을 빼주겠는가? 장애물 팀에 써야 될 돈을? 그런 건 못한다. 그런 건 차라리 내 돈 내서 돈 백만 원 빼 줄 수는 있지만. 마사회 돈 빼기가 쉬운가? 그걸 그대로 넘겼다. 코레스포츠하고 계약했다. 계약해서 그쪽으로 돈을 쐈다면 모르겠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건 벌어진 일은 아니다. 그렇지 않나. 정상적으로 그 돈을 집행했다면 빼먹기 어려웠을 것이다. 코레스포츠하고 계약했다면 삼성하고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다.”

- 정유라 선수의 마사회 마방 제공 문제는.
“정유연이니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지금에 와서) 문제가 된 거다. 이 친구도 국가대표지만, 선수가 광주승마장에서 한 달간 말을 한 마리 타겠다, 그런데 안된다 하면 그게 문제다. 박태환이 서울에서 운동하다가 광주시립수영장에서 자기 훈련하겠다는데 안된다고 하면 말이 되는가. 그게 더 언론이 떠들어야 하는 일이다. 그건 문제가 안된다. 대표선수가 와서 운동하겠다고 한 거는 문제가 안된다고 생각한다. 유연이가 와서 했을 때는 사료도 제공 안했고 일하는 사람도 데려왔고, 신00 코치도 데려왔다. 201동 마방만 빌려준 거다. 언론에서는 201동 마방이 되게 좋은 것 같이 썼던데 가장 안 좋은 마방이 201동이다.”

- 승마인들은 마사회 사업 방향에 대해 여전히 불만이 많다.
“마사회에서 말산업, 승마 쪽을 하겠다고 하는데 88올림픽 때 지어진 기념비적인 시합장을 없애고 주차장을 하겠다고 한다. 경마만 하겠다는 것 아닌가. 승마를 38년간 해왔는데 우리 승마인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위니월드도 입장객이 적다. 지난번에 들으니 40명 왔다고 한다. 전통 있는 가옥을 허물고 빈대떡 장사를 한다는 얘기밖에 안 되지 않나.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간다. (마사회 승마단 감독으로) 있을 때 딱 한 번 주차장 쓰긴 했는데 한번 하고 치우게 했다. 따졌다. 나오자마자 주차장을 했는데 나 같은 사람이 무슨 힘이 있겠냐만, 낙하산으로 온 회장이 말에 대해 뭘 안다고 주차장 만들고 수백억 들여 말도 안 되는 것 짓고…. 그건 아니지 않나.
직원들도 알고 있으면서 회장이 휘둘러 버리면 어쩔 수 없는 거다. 한국마사회 직원들 불쌍하다. 철학이 없다. 나같이 평생 말만 탄 놈도 이런 말 하는데…. 좋은 대학 나오고 가정 꾸리고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지만은 철학이 있어야 하지 않나. 재활 하네 뭐 하네 왜 그런 거는 놔두는가. 눈 감고 아웅 하기 아닌가. 홍보하기 위해서 몸 불편한 양반들 불러 매스컴이나 타려고 하고. 그거는 아니다.

- 엘리트·생활체육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다.
엘리트, 생활체육이라는 구분이 어디 있나. 같이 운동하다 선수로 끝까지 가면 엘리트되는 거고. 취미생활하고 즐기면, 그게 생활체육이란 말을 만들어낸 사람들처럼 생활체육 되는 거다. 조기축구도 있고 프로축구도 있는 거 아닌가.
그렇다면 판단을 잘 해서 투자해야 하는데 느닷없이 엘리트는 제치고 생활체육 활성화를 한다고 했다. 조기 축구하는데 상금을 걸면 되겠는가. 박세리 선수가 와서 LPGA 시합 뛰는데 상금을 거는 거지 아마추어 골프 치는데 상금을 걸면 되겠는가. 무슨 마인드인가.
마사회가 (이제 와서) 생활체육, 생활체육 하는데 사실 우리 승마인들은 예전부터 생활체육을 양성시켰다. 초보자들 오면 가르치고 그랬다. 그런데 갑자기 상금을 걸면서 사고 나서 병신된 사람도 있다. 말이라는 게 한순간에 안 된다. 그런 부분도 참 답답하다.
마사회가 할 일은 경마 시행으로 축산발전기금 만들고 기획하고 연결하는 일이다. 승마 활성화를 위해서 좋은 씨수말을 사와서 브리딩해 한국 국산 승용마들도 만들고. 좋은 국산 말이 나오면 중국에 수출시킬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쪽으로 방향을 가는 게 아니라 느닷없이 어린이대공원을 만들었다. 승마 활성화 한다고 생활체육, 애들한테 상금 걸어야 한다고 해서 숫자 맞추기만 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는 이건 아닌 것 같다.

- 16년간 마사회에 있으면서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다.
문제는 말 전문가도 아니면서 전문가인 척하는 것이다. 아니, 회장 한 명 와서 말 전문가같이 이거 없애라 하면 없애고, 이거 해라 하면 회장님 지시사항이라고 하고…. 말 안 듣고 그러면 저 쪽으로 발령 내면 벌벌벌 떨고…. 회사에서 잘리면 복잡함에 당면할 수도 있지만 잘리지도 않는다. 소신이 없다. 그냥 회장이 하라면 하는 거다. 회장한테 잘 보여서 어떤 위치에 가고. 마사회 파벌이 한두파벌인가.
나는 계약직 감독이니까, 직원 아닌 신분이었지만 마사회에 16년 동안 있었는데 모르겠는가. 좋은 위치 잡으면 자기들과 반대 이미지 갖고 있으면 딴 데로 빼버리고…. 능력 있는 사람들은 좋은 자리 가서 일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능력 있는 사람들 중 은퇴한 사람 많다. 조직 문제 때문에 물러나는 거지 그 사람들이 할 말이 없어서 물러났겠는가.

▲동아미디어그룹의 와 는 각각 16일과 17일, 박재홍 감독 관련 의혹 기사를 보도했다. 는 본사 사진도 무단으로 전재할 만큼 보도의 공정성에 의문이 남는다(사진= 홈페이지 갈무리).


▲박재홍 전 한국마사회 감독은 독일로 파견 있으면서 중장기로드맵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는 걸 직감, 중도 귀국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개인 일탈 일축, 과거사 들추기, 특혜 의혹 관련 기사로 공격받고 있다. 11월 10일 상주국제승마장에서 만난 박재홍 감독. 말산업계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특정 언론이 본사 사진을 무단으로 전재하는 일이 반복돼 모자이크 처리했다.

취재= 황인성·정리= 이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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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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