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관 전 회장의 퇴임식에서 부인 전영해 씨가 옆자리를 지켰다. 전 씨는 최근 최순실 의혹들과 관련해 연관이 없다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현명관 전 마사회장 부인 전영해 씨, 언론에 입장 표명
‘최순실 3인방’ 의혹 제기 김현권 의원 측과 법정 공방

“마지막으로 3년간 제가 열심히, 건강하게 뛸 수 있도록 옆에서 내조해 준 사랑하는 아내에게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퇴임사를 마치겠습니다.”

7일 퇴임한 현명관 제34대 한국마사회장의 마지막 말이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부인 전영해(43) 씨가 자리하고 있었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전영해 씨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장모인 김장자 씨, 홍기택 전 산업은행 총재의 부인인 전성빈 씨와 함께 최순실과 친분을 이용해 인사에 개입했다는 ‘3인방’으로 지목된 의혹의 중심인물이었다.

11월 11일 국회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을 위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최순실 3인방’ 의혹 제기가 있자, 당일 밤 전영해 씨는 언론사 기자들에게 문자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순실을 전혀 모르며, 언론보도를 통해 이름과 얼굴을 알게 됐다”는 것. 딸이 승마 교육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승마를 시킨 적 없다”며, “김현권 의원의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소송 준비 중”이라고 했다.

사건은 최근 전영해씨가 “나를 ‘최순실 3인방’이라고 부르지 말라”며 김현권 의원을 상대로 ‘발언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구체화됐다. 이외에도 △최순실과 서로 아는 사이며 △같은 스포츠센터에 다니며 △마사회 인사에 개입했다는 말 등 다섯 가지 발언을 금지해 달라고 신청했다. 위반할 경우 1회당 100만 원을 지급을 요청한 상태며 별개로 5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이제정) 심리로 12월 7일 열린 김 의원에 대한 ‘인격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전영해 씨 측은 “김 의원이 나를 최순실의 핵심 측근 3인방 중 한 명이라고 말한 건 허위사실”이라며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로 지목돼 명예가 훼손됐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주장했다.

전영해 씨는 7일 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면책 특권이 있는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지만…말도 안 되는 의혹 제기에 우리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답답해 소송을 알렸다”고 가처분 신청 배경을 말했다.

인터뷰에서 전 씨는 현명관 전 회장이 마사회를 오기부터 연임 포기, 서둘러 퇴임한 과정과 이후의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번의 거절 끝에 제안을 받아 마사회에 오게 됐고, 민간에서 익힌 혁신의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각오로 오게 됐다는 것. 연임에 대한 욕심도 없었지만, 남들이 박수칠 때 떠나는 게 옳은 일이라고 판단했다고도 했다. 서둘러 퇴임하게 된 이유로 “일부 직원이 회장을 음해하는 투서를 했다는 소식을 들어 후임자가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3년을 사심 없이 일하고 오로지 마사회가 잘 되기만을 바랐는데 그런 소식을 듣고 너무 상처를 받았다. 더 이상 마사회에 가고 싶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여기서 언급된 현 전 회장 음해 투서는 도 입수했으나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기자 말).

현 전 회장이 검찰 조사를 마친 뒤 무척 힘들어 했다며 “관련도 없는 정황을 들이대며 연관이 있냐는 질문을 계속 했다”는 후담도 밝혔다.

퇴임 후에는 정치인 소양 배양을 위한 일, 통일과 관련한 일, 소외계층에 대한 도움도 고민했지만, 이번 일로 계획이 흐트러졌다고도 했다. 실제 현 전 회장은 재임 기간 중 새터민을 위해 푸드트럭 창업 지원을 하고 렛츠런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전영해 씨는 현 전 회장과 같은 제주 출신이다. 제주여고와 제주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공채로 한나라당에 들어간 후 제주도당 홍보부장, 도당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제주도지사에 출마한 현 전 회장의 수행비서를 맡았었다. 현 전 회장과 전영해 씨는 서로 이혼 이후 재혼했으며, 32살의 나이 차가 있다.

한편, 현명관 전 회장은 2010년 제주도지사에 재출마할 때도 투병 중이던 전 부인 오모 씨와 함께했었다. 특히 한나라당 경선 당시 차명 계좌와 이혼 진행 등 사생활 의혹이 언론을 통해 불거지자 오모 씨 역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됐지만, 금품 살포 의혹이 불거지자 공천이 취소되면서 무소속으로 나섰다가 제주도지사에 낙선한 바 있다.


▲현명관 전 회장의 퇴임식에서 부인 전영해 씨가 옆자리를 지켰다. 전 씨는 최근 최순실 의혹들과 관련해 연관이 없다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현 전 회장의 부인 전영해 씨는 서둘러 퇴임하게 된 이유로 “일부 직원이 회장을 음해하는 투서를 했다는 소식을 들어 후임자가 올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퇴임식 후 바로 은색 체어맨 차량을 타고 마사회를 떠나는 현명관 전 회장.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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