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대 한국마사회장 임명을 앞두고 내부 승진이냐 낙하산이냐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 원안은 최종 후보 2인으로 선출된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그리고 박양태 현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장.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오후 7시 3분,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다. 탄핵 정국으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은 우리 말산업계의 자화상이기도.
이런 가운데 현명관 전 회장 이후 차기 회장 후보로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과 박양태 현 경마본부장이 최종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와 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 부산경남경마공원마주협회, 제주경마공원마주협회 그리고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12일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을 위해 낙하산 인사는 중단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핵심은 경험하지 못한 작금의 위기를 대처하려면,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가 아닌 경마와 말산업의 전문가가 임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을 위해 낙하산 인사는 중단되어야”

부경·제주마주협, 경주마·내륙생산자협회, 공동 성명 발표
규제 장벽 막혀 제대로 된 발전 방향을 찾지 못하는 실정
낙하산 인사는 산적한 말산업 과제들을 풀어나갈 수 없어

12월 8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 김영만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 박양태 현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장, 배근식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 5명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제외된 2명의 후보로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과 박양태 경마본부장을 낙점했다.

엄밀히 따지면 두 사람 다 정치권 출신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료냐, 한국마사회 내부 출신이냐는 양강 구도가 형성된 것. 장단점도 있다. 이양호 전 농진청장은 농진청 재임 당시 대내외 홍보 위상 강화 등 뚜렷한 사업성과를 내며 장기 재직했다. 내부 직원 출신인 박양태 현 경마본부장은 경마관리처장 재임 당시인 지난해 초 경마혁신안을 두고 유관단체와의 협의를 이끌어내며 한국경마의 세계화에 앞장섰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산하 공기업인 한국마사회의 힘겨루기와 같은 대결 구도가 조성되자 말산업계는 첫 내부 직원 출신 회장 임명을 기대하고 있다.

12월 12일, 부산경남경마공원마주협회(회장 김경태)·제주경마공원마주협회(회장 강진일)·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회장 오영복)·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회장 권광세)는 “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을 위해 낙하산 인사는 중단되어야 합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따라 우리 농업농촌이 깊은 시름에 잠겨 있다”며, “농촌에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농촌경제를 활성화하여 도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높일 수 있는 말산업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산업”이라고 운을 뗐다.

말산업의 규모와 분야가 매우 광범위하면서 전문적이라는 말도 빠뜨리지 않았다. 성명서에서는 경마와 승마는 물론이고 마육과 패션, 부장품을 활용한 산업 등 다양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말의 생산을 담당하는 1차산업, 각종 시설과 장치 설치의 2차산업, 경마와 승마를 즐기는 3차산업 그리고 각종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어야 하는 소위 4차산업까지 아우르는 복합 산업임을 명시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 대한민국 말산업이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음을 주지시키며 “2006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 시행되면서 경마산업은 도박산업의 대표로 인식되어 집중 규제를 당하고 있고”, “2011년에는 말산업육성법이 제정 시행돼 승마산업에 대한 다양한 육성정책이 시행됐으나” 각종 규제와 통제의 장벽에 막혀 제대로 된 발전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경마 팬의 급격한 감소로 한국마사회의 매출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말산업 육성을 위한 재정을 확보하는 길이 막혀가고 있다며 “낙하산 인사로는 산적한 말산업 과제들을 풀어나갈 수 없다”고 했다. 성명서는 “글로벌산업이라는 특성에 맞게 세계와의 경쟁도 펼쳐나가야 하기에”, “늦기는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전문가를 한국마사회 회장에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에서 “우리 말산업 관련 단체 일동은 지금까지 행해져온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전문적 식견이 풍부한 전문가가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임명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제35대 한국마사회장 임명을 앞두고 내부 승진이냐 낙하산이냐의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 원안은 최종 후보 2인으로 선출된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그리고 박양태 현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장.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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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말산업 발전을 위해 낙하산 인사는 중단되어야 합니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농축산물 시장 개방에 따라 우리 농업농촌이 깊은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여기에다 인력 고령화로 농촌산업경제가 붕괴하면 도시 또한 그 피해의 당자사자로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도시에는 건강을 농촌에는 희망을 주는 새로운 대안 산업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입니다. 농촌에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농촌경제를 활성화하여 도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높일 수 있는 말산업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운영되고 있는 글로벌 산업입니다.

산업의 규모와 분야도 매우 광범위하고 또한 전문적이기도 합니다. 경마와 승마는 물론이고 마육과 패션, 부장품을 활용한 산업 등 다양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말의 생산을 담당하는 1차산업, 각종 시설과 장치 설치의 2차산업, 경마와 승마를 즐기는 3차산업 그리고 각종 정보와 지식이 공유되어야 하는 소위 4차산업까지 아우르는 복합 산업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말산업은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2006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이 시행되면서 경마산업은 도박산업의 대표로 인식되어 집중 규제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2011년에는 말산업육성법이 제정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으로 인해 승마산업에 대한 다양한 육성정책이 시행되었으나 시설 설치 및 운영에 대한 각종 규제와 통제의 장벽에 막혀 제대로 된 발전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도 급격한 경마팬 감소로 한국마사회의 매출액이 급격히 줄어들고 말산업 육성을 위한 재정을 확보하는 길이 막혀가고 있습니다. 낙하산 인사로는 산적한 말산업 과제들을 풀어나갈 수 없습니다. 글로벌산업이라는 특성에 맞게 세계와의 경쟁도 펼쳐나가야 합니다. 늦기는 했지만 지금부터라도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전문가를 한국마사회 회장에 임명해야 합니다.

우리 말산업 관련 단체 일동은 지금까지 행해져온 낙하산 인사를 배제하고 전문적 식견이 풍부한 전문가가 한국마사회 회장으로 임명되기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2016년 12월 12일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한국내륙말생산자협회·제주경마공원마주협회·부산경남경마공원마주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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