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12일, ‘마사회장 낙하산 투하, 결사반대!!!’라는 성명서를 통해 2파전으로 압축된 차기 회장 후보군 중 사실상 박양태 현 경마본부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사진은 2009년 9월, 사감위 반대 시위를 하는 장면.
12일, “마사회장 낙하산 투하, 결사반대!!!” 성명
박양태 현 경마본부장 지지하고 나서 귀추 주목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위원장 전병준)은 12일, ‘마사회장 낙하산 투하, 결사반대!!!’라는 성명서를 통해 2파전으로 압축된 차기 회장 후보군 중 사실상 박양태 현 경마본부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노조 측은 성명에서 조선마사회 설립 이후 한국마사회장 자리는 군인, 정치인, 관료 출신뿐만 아니라 민간 경영인 출신까지 언제나 정권에서 내려오는 낙하산들의 전리품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낙하산 회장이 왔음에도 국민과 마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성공한 CEO라는 평가를 받은 사례가 없음을 주지시켰다.

박근혜 정부로부터 임명된 현명관 전 회장의 임기 내 활동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성명서에서는 “마사회에 민간의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성과주의 DNA를 이식해 공공부문의 체질을 개선한다고 포장했으나, 사실상 조직을 사유화해 조직 내 줄세우기, 낙인찍기로 일관했고 경영농단을 일삼다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며, “특히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과 관련한 의혹에 연루돼 마사회에도 치유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진단했다.

염불보다는 잿밥에만 관심이 있었던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으로 △경마와 말산업에 몰이해에서 비롯된 경영 실패 △재임기간 중 보여주기식 단기적 성과 창출에 급급해 경마 매출, 경마 시행을 위한 사회공익 기여는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경마와 말산업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은 오롯이 조직의 업보로 남게 됐다고도 했다.

한국마사회와 경마 그리고 말산업이 현재 겪고 있는 위기는 “낙하산 회장에 의해 유발된 리스크” 때문인데 지금의 위기를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한국경마와 말산업은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마사회가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우리 농축산업의 희망으로 거듭날 수 있는 첫걸음은 한국마사회 회장에 전문성 없는 ‘낙하산’이 아닌 경마와 말산업의 ‘전문가’를 임명하는 것”이라며 성명을 마무리했다.

한국마사회장 최종 후보로 현직 내부 인사가 올라간 일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다른 공기업처럼 내부 인사의 승진으로 전문성이 담보돼야 산업계 발전과 진정한 경영 혁신을 이룰 것이라는 게 한국마사회 내부의 기대인 것도 사실.

딜레마도 있다. 사상 첫 내부 출신 회장이라는 기대의 배경은 노조 측이 지적했듯 조직 사유화 등 현명관 전 회장 ‘유산’의 반대급부다. 지난 10월 1일 임명된 김태융 말산업육성본부장 역시 농림축산식품부 인사 출신으로 마사회 내부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한국마사회 길들이기에 나섰다”는 지적과 불만이 잇달았다.

같은 맥락에서 8월부터 하마평에 줄곧 오른 이양호 전 청장에 대해 ‘관료 낙하산’이라며 마사회 내부의 눈길 역시 곱지만은 않은 것. 박양태 현 경마본부장도 현명관 전 회장이 추진한 경마혁신의 핵심 멤버로 생산자단체 등 유관단체가 반발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된 상태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정상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지 명확한 규정이 없는 점도 문제다. 황 권한대행이 인사권을 행사하더라도 ‘근본 없는 낙하산’ 인사 논란은 더 불거질 위험도 있어 임명 지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 탄핵 정국은 물론 전국을 덮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처리 등 어수선한 시국 덕에 제2차 말산업육성종합계획 발표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내부 혼란이 가중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산업계 일각이 질 수밖에 없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내부 인사를 ‘환영’하다가 결국 분열하는 양상까지 예상된다는 게 일각의 지적이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12일, ‘마사회장 낙하산 투하, 결사반대!!!’라는 성명서를 통해 2파전으로 압축된 차기 회장 후보군 중 사실상 박양태 현 경마본부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사진은 2009년 9월, 사감위 반대 시위를 하는 장면.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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