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식 감독의 DEAR MY CLASSIC GIRL(23)

갈라 쇼 이후 대한승마협회에서 주관하는 선수권대회를 마지막으로 2013년을 마무리했다.

CG(Classic Girl, 이하 CG)는 갈라 쇼 이후 국내의 우수한 말들 모두가 참가한 S2 Class경기에 출전했다. CG는 갈라 쇼의 여운이 채가시지 않은 듯 평소보다 긴장을 많이 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CG는 이 대회에서 3위라는 CG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며 2013년을 마무리를 해서 더욱 의미 있는 한해였다.

각종 매체의 조명을 받다
갈라 쇼 이후에 각종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인터뷰 요청을 수락하고 CG와 또다시 바쁜 나날을 보냈다. 30년간 승마를 했지만 이렇게 방송매체에 조명을 받은 적이 없었다. 나와 CG 우리 둘은 스타라도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CG와 나는 그 순간을 굳이 피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는 스타가 되고 싶었다. 승마 역사상 이렇게 많은 조명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이제 서서히 꽃피기 시작하는 말산업 진흥에 일조를 할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즐겁게 촬영에 임했고 가장 아름다운 CG의 모습과 동작들이 TV를 통해서 전국에 방영되기를 바랐다. 국내 공중파 3사에서 모두 관심 있게 이 소식을 다뤘고, 각종 메거진과 신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새해 특집 프로그램 출연
한번은 MBC에서 방영하는 새해 특집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와 이를 촬영하게 됐다. 12월 마지막 날 즈음해서 촬영 날짜가 잡혔다. 이 방송에서 원하는 동작과 모양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반복해서 촬영을 해야 했다. 촬영은 저녁 6시부터 시작됐고, 2014년 말의 해를 맞이하여 우리의 모습을 CNBLUE 밴드 공연에 맞춰 방영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날 날씨는 저녁이 되면서 혹한의 극한을 보여주는 듯 했다. 먼저 10명의 갈라 쇼 단원들의 단체 공람마술 모습을 촬영했고, 다음은 장애물 시범이 이어졌다. 그 다음은 CNBLUE 한 멤버가 승마를 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이 끝나자 밤 10시 가량이 됐다. 한참을 기다린 끝에 CG와 내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촬영은 순조로웠지만 서울경마공원 경마주로에서 야간 조명을 켜놓고 촬영이 진행되자 또다시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긴장한 CG는 감춰 놓은 본능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낯선 환경에 불안감을 드러내는 CG
넓게 펼쳐진 경마 주로에 달랑 혼자 남겨진 CG의 눈은 동료를 찾는 듯 불안한 모습이 역력해 보였다. 또한 주위의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이 도무지 시선을 고정시키지 못했다. 조명은 CG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녔다. 그 조명 옆에는 많은 사람들이 앉거나 서서 신기해하면서 CG의 아름다운 율동을 감상하고 있었다.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밴드 바로 앞으로 지나가고 그 모습을 지미집 카메라로 CG의 움직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바로 앞에서 따라다니니 흥분을 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상황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도 CG를 제어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촬영은 여러 번 반복됐다. 보통은 촬영이 여러 번 반복되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하는데 그날은 여러 번 반복되는 촬영과 함께 살을 에는 추위까지 동반됐다.

말산업 발전을 위한 살신성인(?)의 자세
흥분해서 앞으로만 가려고 하는 CG를 통제 하느라 고삐를 잡은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갔다. 눈앞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은 장갑을 끼고도 손이 시려서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양손을 주머니에 푹 집어넣고 있었다. 그러고도 부족해서 가끔씩 손을 주머니에서 빼내어 입에 가까이 대고 입김으로 애써 녹여보려고 해도 충분하지 않은 듯 양손을 비비고 만지작거리는 모습이 여기저기에서 보일 정도의 추위였으니 CG와 나는 어떠했을까? 길지 않은 시간 이었지만 그 극심한 고통은 말로 형언을 할 수가 없었다. 승마화를 신고 있던 발끝에도 고통이 있었지만 손끝의 고통에 비하면 그 고통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한 컷의 촬영이 끝나고 잠시 쉬는 동안에는 손이시린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매서운 추운 날씨의 바람 때문인지 원인모를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이날의 촬영도 말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우리 둘이 살신성인(?)의 각오로 최선을 다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멋진 말 사진을 찍어 준 사진작가들
갈라 쇼가 끝나고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는 분들과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멋지게 찍은 사진들을 좋은 설명과 함께 각자의 블로그에 올려놓았다. 그분들의 관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아름다운 사진과 자세한 설명 또한 갈라 쇼를 빛나게 만든 요소였다. 두 분의 사진작가가 아름다운 갈라 쇼 사진을 절묘하게 찍어서 보내줬는데 사진을 정말 잘 찍어줘서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특히 그중 한분께서는 중앙대 사진학 평생교육원에서 느지막이 사진 공부를 하는 분으로 1년에 한 번씩 있는 사진 발표회에 CG와 나의 갈라 쇼 사진을 발표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나도 그 발표회에 가서 아름답고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CG의 사진을 봤는데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손명원 전 한국학생승마협회 회장님을 만나게 됐다. 손 회장님도 승마인 이라서 정말 멋진 말 사진이 있어서 한참을 보았노라고 하셨다. 그 사진속의 주인공이 나라고 말씀을 드리자 놀라시며 외국에서 찍은 것인 줄로 알았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멋진 말 사진이 있다는 것에 놀라움과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씀했다.

갈라 쇼 이후에 CG와 내게는 많은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고, CG와 함께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CG를 알아보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그녀의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갈라 쇼 이후에 각종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인터뷰 요청을 수락하고 CG와 또다시 바쁜 나날을 보냈다.
▲추운 날씨 속에 진행된 고된 촬영도 말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CG와 함께 살신성인(?)의 각오로 최선을 다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교정교열= 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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