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대한민국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자살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다. 수백만명에 달하는 애도의 물결이 넘쳐흘렀다. ‘사람사는 세상’의 진정성을 잃은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의 물결이었다. 갈등과 반목의 결과라는 점에서 전 국민의 가슴을 쓰라리게 했던 사건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가장 존경받던 종교지도자 김수환 추기경을 잃었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의 인간 본성의 선함을 몸소 실천하며 모든 국민의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리고 지난 18일 ‘행동하는 양심’으로 ‘민주화와 민족통일’에 평생을 바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3개월 간격으로 우리 민족의 큰 별 3명을 잃고 말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일과 관련하여 경마를 취소했던 한국마사회는 고 김대중 전대통령의 장례일인 이번주 일요일(23일)도 서울과 부산, 제주경마공원의 전경주를 취소했다. 보전경주는 당초 휴장계획이었던 12월26일(토)에 부산경마공원에서 12개 경주가 펼쳐지고 12월27일(일)에 서울경마공원에서 11개 경주가 펼쳐진다. 제주경마공원의 보전경주는 추후 확정키로 했다.

서거 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병실은 사뭇 극적인 상황들로 이어졌다. 몇 차례 위험한 고비를 넘겼으며 그때마다 화해의 병문안이 이어졌다. 한 때는 민주화 동지였으나 최근 20년간 정적(政敵)으로 반목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병문안을 하고 화해를 선언했다.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내란음모’의 죄를 적용해 사형으로 몰고 갔던 신군부 세력의 총책 전두환 전 대통령도 병문안을 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병실을 찾았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큰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병실에 들러 쾌유를 빌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문병정국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고 남북통일의 소원을 이루는 불씨가 되는 것같았다.

돌이켜보면 김대중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이끌어온 양대 산맥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와 근대화를 주도했다면 김대중 대통령은 민주화와 사회복지를 주도했다. 그러나 공(功)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과(過)도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장기집권을 통한 독재자로 김대중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단일화 실패로 국민 갈등의 절반의 책임을 져야 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의 삶은 민주화와 민족통일에 관한한 한겨울을 견뎌내고 초여름에 꽃을 피우는 인동초(忍冬草)였다. 군부독재에 찌들어 있던 현대사의 오욕을 사회 곳곳의 민주화로 꽃피웠다. 분단 이후 최초로 남북 정상회담을 이끌어내 통일의 불씨를 지폈고 그로인해 한국인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경제적으로는 전국민 금모으기를 통해 IMF 구제금융의 국가위기를 극복했으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실시로 사회복지의 기틀을 다졌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 민족에게 다양한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계층갈등, 지역갈등, 이념갈등을 치유해야 하며 반세기 이상 고착화되고 있는 남북 분단의 벽을 허물고 민족통일의 대업을 달성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와 김대중 시대의 민주화를 역사에 묻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산업화와 질높은 민주화를 정착시켜야 하는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이 상황에서 한국의 마필산업을 생각해본다. 마필산업에 관한한 아직도 우리는 후진국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마는 이제 겨우 파트3국에 진입하였다. 글로벌산업으로 정착 되어 있는 세계 마필산업에서 한국의 마필산업이 살아남으려면 질 좋은 국산마 생산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경주마 중심의 마필산업 육성정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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