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승마인 부문 수상, 전재식 한국마사회 렛츠런승마단 감독 인터뷰

커뮤니케이션상을 신설해 총 17개 부문으로 시상을 확대한 제19회 말산업대상 올해의 승마인 부문에 전재식 한국마사회 렛츠런승마단 감독이 수상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익히 알려진 대표 승마인이란 무거운 책임감 때문인지 전 감독은 한국 승마 발전과 승마 알리기에 항상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재를 시작한 ‘Dear My Classic Girl’을 비롯해 올해부터는 새로운 승마 교본을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려온다. 지난 21일 한국마사회 실내 마장에서 훈련 중인 전재식 감독을 만나 시상 및 인터뷰를 진행했다.

-수상 소감은
일단 별로 한 게 없는데 과분한 상을 준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다. 상의 무게만큼 중압감도 느껴진다. 한국 말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기여하라는 말씀. 채찍질로 알고 말산업이 발전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하겠다. 귀한 상 주셔서 감사하다.

-현재 승마계가 위기 상황이다. 개인적은 생각은 어떤지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정유라 승마 특혜 의혹 건도 포함돼 승마계가 위기 상황이다. 승마계가 연일 언론의 질타를 받으며 혼나고 있다. 승마계 전반전으로 침체된 상태이고, 승마인들이 의기소침해 있다.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고, 답이 정해져 있는 것 같지도 않지만 기존에 열심히 해왔듯이 열심히 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구체적으로 어떤 걸 말하는지
최근 승마계 일부에서 내부 분열이 일어난 것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런 위기 때일수록 승마인, 승마동호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위기는 혼자의 힘만으로는 헤쳐 나갈 수 없고, 나 혼자 살겠다고 하는 모습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승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승마계의 미래도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승마산업을 넘어 큰 틀에서 말산업 전체를 보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현재 상황에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무엇보다 빨리 대한승마협회가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이사회 구성도 서둘러야 하고. 올해는 사실상 대회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도 내년 대학 입시,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선수들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늦어지면 선량한 학생 선수들에게 불이익이 올 수가 있다. 또 아시안게임 선발전도 치러야 하기 때문에 대한승마협회 안정화에 모두 힘을 모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부분에서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해 대한체육회 등에서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오래 승마계에 몸담았던 당사자로 승마인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승마가 초보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 기존 승마팬을 비롯해 중급 이상의 기량을 갖춘 승마동호인들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 지금의 정책과 방향은 승마 초보자들에만 너무 집중돼 있다.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인 향상에 힘써야 한다. 이젠 우리 엘리트 선수들이 나서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곧 시합 시즌이 돌아오는데 선수들끼리 자주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고, 미래지향적인 방안을 얘기해야 하지 않나 싶다. 그렇다고 무슨 큰일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질적 향상을 위해 전문가인 엘리트 선수들도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때라는 소리다.

-지난해 말까지 학생승마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한 걸로 알고 있다. 학생 승마가 얼마나 중요한가
유소년도 결국 학생승마에 포함된 개념이기 때문에 통틀어서 말하겠다. 학생 선수들이 있어야지 한국 승마가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틀림없다. 학생 승마 선수들이 없다면 승마의 미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학생승마협회는 1년에 2번만 대회를 개최해왔었는데, 지난해는 5번이나 개최했다. 그만큼 학생 승마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탄력을 받는 상황이었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현재 학생 승마가 주춤하고 있긴 하지만, 길게 봤을 때는 잘될 것이란 생각이다. 대동물과 함께하는 스포츠는 승마밖에 없고 정말 신체적이나 정신적으로 좋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학생승마협회가 신임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전임 학생승마협회 이사로 한마디 한다면
학생승마협회는 사실상 봉사단체다. 이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으면 학생승마협회를 끌고 나가기 힘들다. 현재 새로운 회장 선출을 앞두고 있는데 새롭게 구성될 분들이 잘해주시길 바란다. 방향을 잘못 제시하면 지금까지 일구어 놓은 것들도 다 수포로 돌아갈 수 있고, 기존으로 회귀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런 것은 막아야 하고 학생 선수들과 한국 승마의 발전을 위해 잘해주시길 바란다. 학생승마협회는 한국 승마의 미래인 학생 선수들을 위한 단체다. 기득권을 갖기 위해서 학생승마협회를 이용하는 일은 절대 없었으면 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최근 일선 여러 승마장을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시설 면을 떠나 교육 시스템이 천차만별이었다. 구보부터 시작해서 외승을 나가는 것까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안전을 확보해야 하는데 몇 번 구보 과정을 거친 후 안전성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외승나가는 모습들도 일부 보였다. 여기서 전체적인 승마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통일된 교육 과정, 교습법 등을 갖출 필요가 있단 생각이 들었다.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제대로 된 승마 표준 교본을 만들어 보고 싶은 생각이다. 앞서 말했던 승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우리 선수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게 이런 것이다.


▲전재식 감독은 현재 승마계가 처한 위기 상황에서 승마인들이 분열되지 말고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헤쳐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말산업은 스포츠로 역할을 넘어 한국 축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농업과도 큰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상호 발전을 위해 국산마 생산·육성을 비롯해 국산마 대회 확대가 필요하고, 선수들도 국산마와 함께 대회에 많이 참가할 것을 독려했다.

황인성 기자(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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