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승마클럽 부문 수상, 이광섭 미리내 승마클럽 대표 인터뷰

▲이광섭 미리내승마클럽 대표는 우리 아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치다 보면 기마민족의 유전자가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유소년승마 활성화의 관건은 초등·중등 교과 채택이란 점을 강조했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미리내 승마클럽’이 지난 제18회 말산업대상 최우수 유소년승마단 부문 수상에 이어 올해는 올해의 승마클럽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과 우수한 말, 승마지도자까지 갖춘 미리내 승마클럽은 올바른 승마교육을 통해 청소년 교육의 최종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왜곡된 문화를 승마로 바꾸고, 남북한 청소년들이 하나 될 수 있는 공감의 장도 준비하고 있는 이광섭 미리내 승마클럽 대표를 만나 인터뷰 나눴다.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승마계 분위기가 어두운데.
나쁘게 보지 않는다. 승마의 싹을 틔우려고 정부에서는 물을 주고 가꾸는 과정 속에 이상한 친구가 찬물을 끼얹은 일이 벌어졌는데 입춘이 지나 봄이 오듯이 반드시 봄은 온다고 생각한다. 조금 기다리면 찬물 끼얹은 것은 해소가 될 것이다. 우리는 기마민족의 후손이고, 정부에서 승마산업 관련 정책을 잘 세워나간다면 크게 될 분야이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국가에서 싹을 틔운 이후에 어떻게 육모를 하며, 어떻게 가꿔 나갈 것인지 큰 그림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면이 아직 부족해 보인다. 국가에서는 싹을 틔우기 위해 많은 노력과 돈을 투입하는데 어떤 모종으로 키워서 어떤 큰 나무로 키울지가 제대로 안 선 거다. 지금까지 엄청나게 많은 연구 자료와 논문들이 나와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가이드라인이 잡히지 않아서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다. 고속도로를 놓는 것에 비유를 든다면, 거대한 고속도로를 놓으려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도로를 놓을 건지, 몇 차선으로 놓을 건지 등등 큰 그림을 그려서 하나하나 그 틀 속에서 구간별로 설계하고 가꿔야만 고속도로가 완성된다. ‘말산업’이라고 말은 하지만 어떤 경로로 어떻게 갈 건지 큰 틀은 없다.
사업하는 사람은 오늘 현실이 힘들고 어려워도 미래에 대한 비전과 소망이 있으면, 오늘 현실을 참고 투자를 하고 미래를 기다린다. 반면, 아무리 오늘 현실이 좋다 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으면 투자를 하지 않는다. 말산업 사업자로 드리는 말이다. 그래도 지금은 일시적으로 지나가는 찬바람이기 때문에 너무 놀라지 말고 조금 기다리면 봄바람은 분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느끼는 현재 말산업의 모습은 어떠한지.
큰 궁 문 앞에 ‘말산업’이란 멋진 명패를 붙여 놨다. 그래서 명패를 보고, 문 열고 들어갔더니 ‘메니피’ 같은 근사한 야생마 한 마리밖에 없고 휑한 느낌이다. 야생마를 길들이고, 사람이 타려고 하면 안장도, 굴레도, 재갈도 필요한데 아무것도 없는 거다.

-어떻게 채워야 하나.
직접적인 재정 지원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지원하는 걸 마중물을 붓는 거라고 한다면 이젠 적재적소에 마중물을 부을 필요가 있다. 4천만 원을 지원해 그 효과가 4억, 40억, 400억이 되려면 정부는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에 따라서 일선 현장이 움직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막연한 사탕발림으로는 안 된다. 일선 승마장에게 마중물을 떠먹어서 연명시키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정부는 비전을 제시해주고, 일선 승마장에서는 그에 맞춰 사업도 구상하고 노력해서 그 안을 채워야 한다.

-말산업의 가망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우리 아이들에게 승마를 시켜보면, 기마민족의 유전자가 살아있다. 일본 아이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일본 크레인 승마장가서 일본 아이들이 승마하는 모습을 보고했지만, 확실히 다르다. 그런 걸 보면 고구려 무용총 벽화가 거짓이 아니고 사실이라는 생각이 든다. 말산업을 잘 키운다면 어마어마한 산업이 될 거다. 30만 명 고용효과와 관련 산업까지 포함하면 50~60만 명의 고용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본인이 좋아하면 꼭 하는 요즘 젊은 사람들의 트렌트와도 맞다. 내가 말 타고 즐기면서 돈도 벌고, 아이들도 가르치고, 시합도 나갈 수 있는 괜찮은 직업군이 될 수도 있다. 물론 모르는 사람은 말똥 냄새난다고 하지만.

-유소년승마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유소년승마 활성화는 초등·중등 교과 채택이 관건이다. 과목별 기득권이 있어 몇 시간 수업시수 빼기도 쉽지 않다. 그만큼 승마가 교과 채택되기도 쉽지 않을 텐데. 농림부와 한국마사회에서 주도가 돼 인성교육과 신체발달에 대한 연구 자료를 내야 한다. 아이들이 말을 타면 정말 좋아진다는 걸 증명하고 알려야 한다. 가장 좋은 대상은 중학교 1학년이나 초등학교 6학년이 될 것이다. 한 지역 교육청과 MOU를 맺고, 해당 지역 해당 학년 전 학생을 1년간 최소 1주일에 2시간 정도를 말을 태워야 한다. 교육청별 교육지표 통계가 있는데, 1년간 말을 태웠을 때 몸은 얼마나 커지고, 학교 폭력은 얼마나 감소하는지 등등 자료를 통해 홍보에 힘써야 한다. 이런 사업을 EBS 교육방송 등과 함께 추진해 승마에 대한 국민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승마에 대한 인식 전환을 위한 구체적으로 추진해볼 만한 사업이 있는지.
일단 각 학교에 교장과 교감이 승마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교장·교감 연수에 승마교육을 포함시키면 좋을 것 같다. 한국마사회에서 승마발전을 위해 지출하는 재원을 일부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해 교장·교감들이 직접 말을 타고 승마를 배우며, 아이들에게 효과가 있겠단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다.
작년 우리 승마장에서도 한국마사회 지원을 통해 풀뿌리 승마대회를 개최했는데 각 지역 승마대회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지역 승마대회를 통해 지역 축제로 발전시키는 거다. 승마대회 참가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아이들을 보기 위해 부모들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참석할 거고, 그럼 지역주민들과 어우러지는 축제 한마당이 될 수 있다.
또한, 승마장 등급제 시행도 하루빨리 서둘러야 한다. 호텔에도 등급이 있고, 그걸 보고 이용객들이 선택하듯이 승마장도 등급제를 시행해야 한다. 요즘에 와서는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승마장 등급제를 통해 안전과 교육품질을 담보한다면 학교에서 부담 없이 연계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승마 트레킹을 레저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개인적인 의견도 있다던데.
전국을 연결하는 말 올레길이 있는 방안이다. 우리 승마장 저수지 앞길이 서울과 강릉을 잇는 길에 역참이 있던 곳이다. 예전에 말이 교통수단일 때에는 전국에 역참이 있었다. 이걸 살려야 한다. 옛길을 그대로 살릴 수는 없는 일이지만 비슷하게 역참을 현대화해 승마레저센터로 활용하면 된다. 여기서 농어촌형 승마장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정부는 이곳을 지원해 마사도 지어주고 하면 된다. 물론 역참과 역참을 잇는 길은 농어촌형 승마장 본인들의 밥그릇이기 때문에 말똥도 본인들이 치우고, 관리해야 한다. 말을 생산하는 농어촌형 승마장은 단순 체험 중심이 되어야 하고, 레저는 승마레저트레킹 코스로 가야 한다. 역참에 쉴 수 있는 휴식공간 및 숙박시설도 있고 그 지역 농산물판매점도 있고 하면 승마산업과 농촌과 잘 어우러지는 공간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이것이 지역의 레저의 거점이자 말산업의 거점이 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상 소감과 전하고 싶은 말은.
말산업을 위해 크게 기여한 것도 없는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 말산업저널이 잘 발전해서 정론지로 거듭나길 바란다. 말산업 전문 언론으로서 제대로 된 말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을 잡아주길 바란다. 정부에서는 당장의 예산 배분보다는 말산업이 갈 큰길을 제시해주길 바란다. 그러면 일반 사업자들은 수익을 위해 그걸 따라갈 것이고, 따라가다 보니 말산업이 커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 거다.

▲이광섭 미리내승마클럽 대표는 우리 아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치다 보면 기마민족의 유전자가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그리고 유소년승마 활성화의 관건은 초등·중등 교과 채택이란 점을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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