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아니, 꿈은 이미 이루어졌다. 모두가 바라던 기적이 일어났다. 2년 연속 연도대표마 선정에 빛나는 국가대표 원톱, ‘트리플나인’의 두바이 월드컵 결승전(DWC) 출전이 확정됐다.
두바이메이단레이싱(DRC)과 한국마사회는 3월 8일 ‘트리플나인’이 세계 최고의 경마대회, 두바이월드컵 시리즈 중 두 번째인 G2 경주 ‘고돌핀 마일(Godolphin Mile)’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3월 25일 현지 시각으로 16:20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메이단 경마장에서 열리며 경주 거리는 1,600미터, 총 상금은 1백만 달러(한화 약 11억4천만 원)이다.

지난해 ‘석세스스토리’가 첫 출전한 뒤 올해는 총 5두가 출전하면서 단 2년 만에 결승 무대까지 밟을 수 있게 된 값진 성과다. 가장 유력한 결승 진출마로 기대를 모은 ‘트리플나인’은 예선 격인 카니발(DWCC)에서 두 번의 2,000미터 일반 경주를 뛰며 준우승과 4위를 각각 기록했다. 3월 4일 치러진 슈퍼 새터데이에서도 2,000미터 G1급 경주에 출전했으나 5위에 그쳤다. 파트Ⅰ국가가 개최한 G1 경주에 최초로 출전하고 입상과 준우승 등을 일궈낸 훌륭한 결과였지만, 그보다 앞서 ‘메인스테이’가 국제 대회 첫 우승의 낭보를 전하고, ‘파워블레이드’가 GⅡ급 3위 입상, GⅢ급 5위 입상, ‘디퍼런트디멘션’이 사상 첫 잔디주로 출전, 3위 입상을 할 때도 기대 이하로 조용했던 그다.

3월 4일 준결승 무대인 슈퍼 새터데이, ‘Al Maktoum Challenge’에서 1위 ‘롱리버’와 약 10마신 차를 보이며 5위에 그쳤을 때도 관계자들의 낙심은 컸다. 국제 원정에 따른 피로 누적, 경쟁자들의 막강한 실력 차를 확인하며 준결승 진출에 만족해야만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귀국을 준비하던 트리플나인 스탭들에게 본선 진출 확정 소식이 전해졌다.

대한민국 대표마 트리플나인을 눈여겨본 주최 측은 1,600미터 경주 출전 자격을 부여했다. 국내에서 ‘트리플나인’이 뛴 1,600미터 경주 중 가장 빠른 기록은 2015년 8월 경남도민일보배를 우승할 당시 1분38초4다. 가장 최근인 2016년 8월 오너스컵에서 우승할 당시도 1분38초7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마사회는 마주와 조교사를 대상으로 2천만 원의 출전장려금을 지급했고 결과 보너스도 경주 당 최대 1억5천만 원을 내걸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최강마를 보유한 마주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출전을 장려해 마주들은 흔쾌히 자신의 애마를 내놓았다.
박양태 경마본부장은 “18개국 217두가 벌인 치열한 전투에서 승리하고 결승전에 오른 만큼 출전만으로도 그 의미가 크다”며, “마사회는 남은 2주간 적극적인 지원을 해 ‘트리플나인’의 선전을 돕겠다”고 전했다.

출전마 확정은 3월 중순쯤이다. 개별 통보가 원칙이기에 아직은 경쟁자를 확인하기 힘들지만, 슈퍼 새터데이에서 맹활약한 ‘헤비메탈(HEAVY METAL)’ 등 최강마들의 출전이 예상된다. 국제레이팅만 놓고 본다면 ‘트리플나인’이 출전마들 중에 가장 낮을 수도 있다. 꿈의 무대인 두바일월드컵 결승진출이라는 기적을 이뤄냈다. 우승이 아니더라도, 20개국에서 10만 명 이상이 몰리는 두바이 월드컵에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값진 성과다.

이번 대회에서 ‘트리플나인’ 외에 ‘파워블레이드’, ‘메인스테이’, ‘서울불릿’을 책임지며 한국경마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한 김영관 조교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두바이 현지에서 관계자들이 많은 노력을 했고, 고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성원을 해주신 덕분에 두바이 월드컵 경마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소회했다. 그간 강행군을 펼쳐온 ‘트리플나인’이 다소 지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