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야생마 ‘바람의 아들’ 양용은 선수가 세계골프대회에서 골프황제 타이거우즈를 격침시켜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양용은 선수의 쾌거를 보면서 한국경마는 언제쯤 세계 경마를 단 한번이라도 제패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한없는 부러움을 느꼈다.

한국경마는 올시즌 계획의 절반 이상이 시행되면서 과연 당초에 계획했던 대통령배와 그랑프리의 통합경주 개최가 성사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경마팬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한국 경마를 대표하는 국산 최고 준족들이 한판 대결을 펼치는 대통령배는 11월15일 3세이상의 전체 국산마에게 출전 자격을 주고 5억원의 총상금이 걸려 있는 최고 대회다. 한국에서 경주마 대통령을 뽑는 축제의 장으로써 생산자와 마주 조교사 기수 모두에게 부와 명예가 걸린 중요한 일전이다.

또 12월13일에 펼쳐지는 그랑프리는 경마팬 투표로 출전마를 선정하는 만큼 그 상징성에서는 국내 최고권위를 자랑한다. 총상금 4억원을 놓고 국산마와 외국산마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경주마에게 출전자격을 준다. 지난해에는 서울경마공원 최강마인 `동반의강자`가 `밸리브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등 그랑프리는 그해 최고마를 가리는 대회로 경마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왔다.

만약 대통령배와 그랑프리가 당초 계획대로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대표하는 최고 준족들이 출전해 양 경마장의 자존심을 건 통합경주로 치러진다면 이보다 더한 빅 이벤트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마사회 측과 서울경마장조교사협회(이하 조교사협회)의 입장 차가 너무 커서 극적인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는 한 성사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조교사협회 관계자는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는 서울경마공원 상금으로 책정된 대회인데, 마사회가 일방적으로 교류경주로 추진하는 것은 서울경마공원의 마주나 조교사, 기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면서 "별도 상금이 책정된다면 대회 참가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교사협회가 관리사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통합경주로 치르기 위해서는 관리사 노조의 동의가 필요한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경마팬들에게 흥미진진한 팬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한국경마를 발전시키는 중장기 방안의 하나로 올해부터 대통령배와 그랑프리를 교류경주로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별도 상금 책정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하지만 조교사협회 등 유관단체의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해 여러가지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마사회와 조교사협회는 29일 또다시 만남을 갖고 계속 논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마팬들은 "`동반의강자`, `밸리브리`(이상 서울) `아름다운질주`, `개선장군`(이상 부산)의 대결이 성사된다면 그야말로 경마팬들에게는 최고의 빅 이벤트가 될 것"이라면서 "양측이 서로 양보해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마시행 주체인 한국마사회는 서울과 부산경마장의 시행제도를 마치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는 것처럼 이질적인 제도부터 고쳐야 한다. 우선 ‘교류경주’라는 용어부터 ‘통합경주’라는 용어로 바꿔라. 같은 목장에서 태어난 경주마를 입사 형태만 서울이냐 부산이냐로 갈라지는 것인데 무슨 교류인가. 골프에서의 양용은처럼 경마에서의 양용은 경주마가 탄생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작 성 자 : 김문영 kmyoung@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